좋은 도시의 요체는
사회 정의, 돌봄의 윤리, 평등,
상호성의 원칙에 기반을 둔
시민공동체를 확장·심화하는 것이다.
시민의 삶이 편안하고
쾌적해지기 위한 ‘살림살이’
도시정책이 필요한 것이다

 

 
▲ 이은우 이사장
평택사회경제발전소

지난 1월 20일 평택시는 ‘2035 평택도시기본계획(안) 수립’ 공청회를 개최하고, 인구 120만에 1도심, 1부심, 3지역중심의 도시공간구조 개발안을 제시했다. 향후 평택의 미래 20년을 결정하는 중요한 계획이지만 평택의 미래는 희망과 불안이 공존하는 불투명한 공간으로 다가온다.

평택시의 120만 도시계획 전망처럼 급격한 인구 유입은 현실화되지 않겠지만 60만 이상의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사는 도시로의 변화는 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미군기지 확장, 삼성전자 평택공장의 가동 등 급격한 산업 환경 변화, 고덕신도시의 가시화, 각종 도시개발사업의 증가, 인구증가에 따른 인프라 부족으로 인해 토지의 효율적 이용 제한과 지역의 투기장화 현상은 도시계획에 있어 부담과 큰 고민거리로 등장할 것이며, 문화, 교육환경, 녹지나 휴식 공간 부족상황이 극복되지 않으면 시민의 삶의 질과 쾌적성은 계속적으로 악화될 것이다.

그러나 이번 도시기본계획도 “개발만이 성장이다”, “인구 증가만이 성장이다”는 개발주의시대의 패러다임 연장선에서 과도한 인구계획, 형식적 주민참여가 반복되고 있다. 지금까지 평택시가 세웠던 도시기본계획이나 지역사회의 지배적 가치는 외형적인 경제성장과 개발에만 맞추어져 있었고, 지금도 우리의 관심은 성장과 이익의 측면에만 맞추어져 있다.

이제는 평택시의 도시기본계획은 사회약자를 위한 도시개발, 성장이 아닌 관리하는 도시계획, 문화적 도시계획을 기본방향으로 설정하여 과도한 개발을 억제하고 친환경적인 도시환경 조성의 전망을 제시해야 한다. 도시가 개발업자, 토지소유주들의 공간이 아닌 도시에서 삶을 영위하는 시민 전체의 공간이 돼야 함은 자명한 이치이다.

우리사회에 경제와 개발이 강조될수록 더욱 공허함과 불만의 골이 깊어져 왔던 이유는 외형적인 풍요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은 오히려 행복하지 않다는 것이다. 인간본질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추구하기보다는 인간을 발전의 주변부에 위치하도록 했던 결과의 소산인 것이다.

미래의 평택이 생산과 소비활동이 효율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는, 즉 경제활동이라는 측면에서의 편리성만이 전부가 되지는 않길 바란다. 지역개발은 시민의 일상적인 삶과 생활이라는 측면에서 발생하고, 시민생활을 중시함으로써 시민생활의 전체가 무리 없이 영위될 수 있도록 방향이 이루어져야 한다. 지역의 공간이 문화적인 욕구와 인생의 보람을 느끼고 충족시키며 다양한 기회가 주어지는 진정한 ‘생활의 본거’가 되도록 해야 한다.

평택의 미래는 다양한 시민들의 참여와 상호작용을 수반하는 사회적 혁신에 기반을 둔 성장전략이 필요하다. 좋은 도시의 요체는 사회 정의, 돌봄의 윤리, 평등, 상호성의 원칙에 기반을 둔 시민공동체를 확장·심화하는 것이다. 시민의 삶이 편안하고 쾌적해지기 위한 ‘살림살이’ 도시정책이 필요한 것이다.

사람이 살아가는 데 있어서 목표는 중요하다. 하물며 도시의 삶과 미래는 목표를 세우고 그 계획을 실현해 나가는 의지와 실천에 따라 결정된다. 그 결과에 따라 평택인의 삶은 큰 변화를 겪게 마련이다.

평택호의 노을 속에 발견한 자연의 아름다움을 느끼는 행복이 많아지는 평택의 미래이길 기원한다. 우리가 잊지 않을 점은 현존하는 삶은 미래의 주인인 자녀들을 위한 삶을 연결해주는 것뿐이라는 점이다. 그럴 때 우리는 더욱 진지하게 평택의 미래를 만들어 갈 수 있다. 가끔씩 꿈꾸듯 미래를 바라보자. 세상의 희망을 이야기하는 큰 힘은 아니지만 ‘후’하고 나에게 작은 활력을 주는 그런 미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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