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의 경험 공유하며 함께 가야죠”

20대부터 익힌 봉사가 70대까지 이어져
청소년들에게 올바른 역사의식 심어줘야

 
자녀는 부모의 모습을 그대로 답습하며 자란다. 그러므로 부모가 사회봉사에 열심이라면 자녀들 또한 사회봉사를 어려서부터 자연스럽게 몸에 익힐 수밖에 없다는 것은 인지상정이다. 바쁜 일상 속에서 무심히 살아가다가도 때때로 우리의 모습을 흠칫거리며 돌아보게 되는 것은 아마도 그 때문이 아닐까.

부모님 보며 사회봉사 익혀
“제 아버님은 제가 고등학교 2학년 때 돌아가셨습니다. 6남매 중 장남이었던 저는 그때부터 아버지를 대신해 가정을 꾸려야 했지요. 그래서 고등학교 졸업하자마자 직장생활을 하며 동생들을 가르쳤고 당시 스무 살의 나이로 송탄읍 중앙리 이장을 맡아 마을을 위해 일하기도 했습니다. 또 직장생활과 병행하며 밤에는 교육을 받지 못한 지역주민을 위해 야간학교를 운영하기도 했구요. 그땐 정규교육을 받지 못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았거든요. 지금 스무 살이야 한참 어리다고 생각할 수 있는 나이지만 제가 그 일들을 했던 나이가 스무 살이라는 걸 생각하면 당시 상황이 어렵다는 걸 차치하고라도 아버님의 영향이 가장 크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평택시협의회 한인희(71) 회장은 평생 봉사를 하며 살아오신 아버님을 보며 자라 자신도 어려서부터 지역을 위해 봉사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겼었다고 회고한다. 때문에 스무 살이라는 어리다면 어린 나이에 지역을 위해 뛰어다니며 일 했고 그렇게 열심히 활동한 덕분에 자신이 군대에 입대할 때는 마을 주민들이 모두 나와 송별회를 열어주기도 했다고.
“1980년대 초에 직장새마을운동 사무국장을 맡으면서 본격적인 사회봉사활동에 뛰어들었습니다. 1985년부터 1995년까지는 별정직으로 중앙동장을 맡기도 했는데 당시만 해도 밥을 굶는 사람도 많았고 마을을 위해 해야 할 일들이 참 많았죠. 동장하는 동안 하혈을 몇 번이나 할 정도로 부지런히 뛰어다녔던 기억이 납니다. 어떤 일만 생기면 늘 제가 먼저 나서서 하곤 했으니 지금 생각하면 저 때문에 힘든 직원들도 많았을 거라는 생각이 들곤 하지요”
한인희 회장은 당시 아내와 산책을 가는 일은 지역을 돌아보며 순찰하는 일이었다고 털어놓는다. 마을의 보안등을 점검하는 일도 아내와 산책하던 시간에 이뤄져 다음날이면 당장 고칠 수 있게 지시를 내리곤 했다. 그렇게 모든 것을 이해해주던 아내는 시간적인 여유가 생겨 얼마든지 잘 해줄 수 있는 지금은 이미 세상을 떠나 한인희 회장은 그게 못내 마음이 아프다고. 

살아있는 체험이 가장 중요
“무엇인가를 느끼고 살 겨를도 없이 바쁘게 살았던 기억밖에 없습니다. 가족 부양하랴 맡은 일 하랴 그야말로 앞만 보고 달렸던 시간들이었지요. 가정을 신경 쓰면 아무것도 못할 만큼 가난하던 시절이었으니까요. 아이들이 자라는 모습도 미처 챙겨보지 못했지만 그래도 아이들이 그런 저를 보며 배우는 것이 조금은 있었겠지요. 제가 돌아가신 아버님의 모습을 보며 자라왔듯이 말이에요”
한인희 회장은 가정에서는 자녀를 올바르게 가르치고 학교에서는 올바른 교육을 받고 사회에 나가서는 올바른 사회활동을 할 수 있도록 가정과 학교와 사회가 하나가 되어 스스로 느끼고 깨달을 줄 아는 인재를 키워야 한다고 말한다. 또한 살아있는 체험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회가 되어야 하며 그런 체험을 통해 가르치고 배우는 것이 제대로 된 교육이라고 말한다.
“책 보며 배운 것 보다 직접 경험으로 체득한 것이 더 진실한 교육을 할 수 있는 법이지요. 저 역시도 평생을 봉사로 살아왔지만 그런 경험들을 토대로 앞으로도 봉사를 계속할 생각입니다. 경험은 돈 주고도 살 수 없는 것이니까요. 지역 현안도 그렇게 서로의 경험을 공유하며 함께 가야지요”
한인희 회장은 평택에 관한 애정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그는 현재 칠순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평택시북부지역기관단체협의회장, 평택시노인장기요양보험 등급판정위원장, 한나라당 평택갑지구 상임고문, 뉴평택창조시민연합 공동의장, 황해포럼 공동대표, 학교법인 동일학원 이사, 적십자 노송봉사회 부회장,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평택시협의회장을 맡아 지역을 위해 열심히 뛰고 있다.

지역현안 민·관 뜻 모아야
“민주평통은 통일정책에 대해 대통령에게 건의하고 자문에 응하는 본래의 기능 외에도 국내외 통일여론 수렴, 통일에 관한 국민적 합의 도출, 통일의식 확산 등의 포괄적 기능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평택에서도 이를 위해 다양한 일들을 하고 있는데 북한이탈주민과 함께 하는 한마당축제나 비무장지대 DMZ통일염원체험, 북한이탈주민 및 다문화가정 청소년 멘토링사업, 청소년 북한바로알기 통일순회교육 등이 그것입니다”
한인희 회장은 요즘 자라나는 청소년들의 사회 전반이나 역사의식의 부재가 가장 안타깝다고 말한다. 때문에 민주평통 평택시협의회에서는 청소년들에게 올바른 평화통일의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 찾아가는 강의도 마련하고 있다고.
“평택은 무한한 가능성을 지니고 있는 도시입니다. 세계 속의 평택으로 거듭나고 모두가 부러워하는 평택시민이 될 수 있는 것도 머지않았지요. 그러기위해서는 지금 현재의 지역 현안에도 민관이 뜻을 모아야 하는 일이 우선돼야 하고 경륜이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에도 귀를 기울여 어떤 문제든 합리적인 해결방안을 함께 모색하는 일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평화통일 역량 결집의 선구자적 역할과 더불어 쌍용자동차 문제를 비롯한 다양한 지역문제에도 합리적인 해결방안을 제시하는 한인희 회장, 지역 통합과 발전을 도모하는 일들에 앞장서며 칠순의 나이에도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는 한인희 회장은 건강이 허락하는 날까지 지역을 위해 일할 것이라며 활짝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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