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5년 6월 20일
 

 

 

북면 동원리, 1000여 명 동원 사냥
경북에서 어린이 20~30명 물어 죽여

“경기도 평택경찰서 관내 진위군 북면 동원리(京畿道 平澤警察署 管內 振威郡 北面 東原里) 근처에 본월 칠일과 십오일 두 차례에 늑대가 출몰하는데, 이는 작년에 경상북도에서 어린 아이 이삼십명을 물어 죽인 것과 같은 늑대가. 근처의 인민은 이를 두려워하여 농사 상에도 영향을 미치게 되었으므로 평택경찰서에서는 인접한 용인헌병대와 협력하여 부근의 인민 약 천 명 가량을 풀어 늑대사냥을 시작할 터이라더라” (매일일보, 1915년 6월 23일자)

지구상에는 ‘늑대’와 관련된 신화가 적지 않게 있다. 그중에서 ‘늑대인간’이 대표적이다. 이 신화는 유럽에서 전승되고 있는데, ‘해리포터’라는 영화에도 등장한다. 밤이면 늑대로 변해 동물이나 사람, 시체를 먹어치우지만 낮이 되면 인간의 모습으로 돌아오는 사람을 ‘늑대인간’이라고 한다. ‘낭광증’이라는 정신질환이 있는데, 이는 자신이 늑대 같은 짐승이라는 망상에 사로잡힌 정신병의 일종이다. 늑대인간 신화는 영화로도 제작된 바 있다.

늑대는 ‘개과’에 속하는 동물로 이리, 승냥이, 시랑으로 불린다. 겨울이 돼 먹이가 부족해지면 인가로 내려와 소·개·돼지 등 가축을 잡아먹기도 하며 때로는 사람을 해치기도 한다.

1914년 6월 7일과 15일 두 차례 평택에도 늑대가 나타났다. 그것도 어린아이들을 물어 죽인 뒤 먹어치우는 늑대였다. 이 늑대는 원래 평택에서 활동하던 늑대는 아니었다. 경상북도에서 유명세(?)를 탔던 늑대였다. 1914년 경북지방에서 어린이 20~30명을 물어 죽인 늑대로 인근 주변을 공포로 몰아넣었다.

어떤 경로를 통해 평택으로 이동했는지 확인할 수 없지만 당시 진위군 북면 동원리에 나타난 것이다. 농사일도 제대로 할 수 없을 정도로 공포에 떨던 주민들은 평택경찰서에 도움을 요청했다.

평택경찰서는 가까운 용인헌병대에 협력을 요청했다. 평택경찰서, 용인헌병대 그리고 지역 주민 1000여 명이 동원돼 늑대사냥을 벌였다. 늑대사냥의 결과는 이후 전해지는 소식이 없어 확인할 수가 없지만 별다른 소식이 없는 것으로 보아 다른 지역으로 활동 무대를 옮겼을 것으로 추정된다.

1915년이면 진위군과 평택군이 통합돼 ‘진위군’이 됐는데, 경찰서 명칭은 진위경찰서가 아니라 평택경찰서를 사용하고 있다. 이는 행정명은 진위군이지만 관공서나 지점에서는 ‘평택’이라는 명칭을 더 많이 사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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