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을 기울여
조성한 대체서식지가
정말로 개구리들에게
살기 좋은 곳이 될 수 있도록
지역의 여러 전문가들과
시민들의 관심이
필요할 것이다

 

▲ 최치형 사무국장
경기남부생태교육연구소

올해는 3월 5일이 경칩이다. 경칩은 24절기 중 입춘을 시작으로 3번째 절기이며 겨울잠을 자던 동물들이 깨어나 활동을 시작하는 시기다. 이날은 개구리가 잠에서 깨어난다는 날로 이렇게 절기에도 들어가 있을 만큼 예부터 개구리는 우리들 삶에 함께했고 큰 관심을 가졌다. 그러나 사람처럼 개구리도 성격이 급한 부류가 있는 것인지 경칩이 오기도 전에 산개구리는 벌써 알을 낳았다.

평택지역의 시민 환경단체인 경기남부생태교육연구소에서는 진작부터 양서류에 대한 모니터링을 시작했다. 덕분에 지난 2월 22일 진위면 동천리 무봉산 자락의 논에서는 북방산개구리 알덩이 3개체와 한국산개구리 알덩이 1개체를 확인했다.

환경오염, 지구온난화 등으로 다양한 문제가 발생함에 따라 산개구리의 산란시기도 점점 빨라진다. 인간은 이런 변화를 통해 문제점을 파악할 수 있으며 때문에 개구리는 ‘환경지표종’이라는 이름으로 우리의 삶에 새롭게 자리 잡고 있다. 특히 북방산개구리는 환경부에서 지정한 기후변화 생물지표 100종에 포함 될 정도로 온도나 환경변화에 민감하다.

평택은 넓은 평야의 논과 습지가 많고 개구리들이 서식하기 좋은 환경이라 멸종위기 1급으로 지정돼 있는 수원청개구리도 관찰되는 곳이다. 그렇다면 우리지역 개구리들의 현실은 어떨까?

평택으로 이전하는 미군기지 공사와 관련해 환경영향평가를 시행한 결과 멸종위기 2급으로 지정된 금개구리가 발견되었다. 이에 현덕면 덕목제에 대체서식지를 정하고 2006년부터 2007년까지 금개구리 200여 마리를 이주시켰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관리가 소홀해졌다.

그러나 다행히 안중출장소에서 환경부의 공모사업 예산을 확보해 금개구리 대체서식지 복원사업을 한다고 하니 정말 듣던 중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더욱이 관에서 적극적으로 추진한다고 하니 더욱 기대가 된다. 정성을 기울여 조성한 대체서식지가 정말로 개구리들에게 살기 좋은 곳이 될 수 있도록 지역의 여러 전문가들과 시민들의 관심이 필요할 것이다. 그리고 만들어진 후에도 지속적이고 다양한 참여가 이루어져 추가적인 환경보전사업이 이어지길 기대한다.

어린 아이들은 ‘개울가에 올챙이 한 마리 꼬물꼬물 헤엄치다~’라는 노래를 즐겨 부른다. 그런데 실제로 올챙이를 본 아이들은 몇이나 될까. 물론 올챙이를 보려면 개울가가 아닌 논이나 습지를 가야겠지만 올챙이를 실제로 본 아이들은 아마도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지역적인 특성 때문일까 평택은 휴양림이나 수목원도 없고 생태공원도 몇 개 없는 자연적으로 척박한 지역이다. 따라서 덕목제에 조성되는 금개구리 대체서식지는 생태공원으로서 우리지역의 아이들이 생태학습과 생태환경의 중요성을 체험하는 공간이 될 수 있다.

그래야 우리 아이들도 마을에서 다양한 동·식물의 모습과 소리와 색깔을 쉽게 접하며 책에서 배울 수 없는 신비함, 놀라움, 감동, 감수성 등 풍부한 감정들을 경험하며 자라게 될 것이다. 이제 곧 산개구리를 시작으로 두꺼비, 청개구리, 장마철에 맹꽁이까지 다양한 개구리들이 소리를 내며 자신들의 존재를 알릴 것이다. 우리 지역의 많은 분들이 개구리들이 처해있는 여러 가지 문제들에 대해 생각하고 가장 합리적인 해결방안을 고민하며 관심을 보여주었으면 좋겠다. 그래야 우리의 아이들, 아이들의 아이들이 부모세대와 같은 자연환경 속에서 다양하고 건강한 개구리들의 정겨운 소리를 들을 수 있고 먼 훗날 지금의 어린 시절을 추억하며 미소 지을 것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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