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저려 잠에서 깬다면, 내원 필수
수술 치료 시 2주면 일상생활 가능


 

▲ 강도준 과장
박애병원 2정형외과 전문의

“손이 저려서 새벽에 일어나서 손을 터느라 잠을 못 자요. 혹시 뇌졸증이나 혈액 순환에 문제가 있어서 생기는 병은 아닌지 걱정됩니다”
중년의 가정주부 A씨는 최근 심해지는 손 저림 증상으로 병원을 찾았다. 증상이 생긴 지는 반 년 정도 된 듯한데, 손 저림 증상과 동반된 통증 외에도 엄지손가락에 힘이 빠지면서 그릇이나 물건을 종종 떨어뜨린 적이 있고 젓가락질을 할 때도 부쩍 힘이 없어지는 증상이 있었다.
자세한 병력을 물어보니 손가락 전체가 저린 것이 아니라 손등과 새끼손가락은 괜찮고, 엄지부터 둘째, 셋째 손가락과 넷째 손가락의 엄지 쪽 반쪽이 주로 저리고 피부의 감각이 둔한 상태였다.
이런 경우, 환자의 걱정처럼 뇌졸증이나 말초 혈액 순환 장애 외에도 흔히 목 디스크라고 하는 경추부 추간판 탈출증 혹은 팔로 가는 신경 다발 전체가 어깨 부위에서 눌리는 흉곽출구 증후군 등이 원인일 수도 있지만 증상의 양상을 볼 때, 손 저림의 원인으론 ‘수근관 증후군’을 우선 생각해야 한다.

수근관 증후군?
수근관 증후군은 손목 관절을 이루는 뼈와 그 뼈에 가로로 연결된 강한 손목 인대가 만드는 손목굴에서 정중신경이 만성적으로 압박돼서 나타나는 신경병이다.
손목굴 내부에는 정중신경과 함께 손가락을 구부리는 힘줄들이 통과하면서 좁은 공간을 공유하는 해부학적 특징 때문에 과도하고 반복적인 손 운동으로 인해 신경이 쉽게 손상을 받을 수 있다.
질병 초기에는 손 저림 증상이 심하고, 병이 진행되면 엄지손가락 쪽의 손바닥 근육이 위축되면서 손바닥이 평평해지며 힘이 없어진다.
치료를 받지 않고 지내면 어느 시기가 지나면서 오히려 손 저림 증상이 줄어드는 경우도 있는데, 병이 좋아지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는 신경 손상이 더 진행되면서 감각 신경의 기능을 완전히 상실하게 되기 때문이다.

수근관 증후군의 진단과 치료?
임상 증상만으로 손 저림 증상에 대한 감별 진단을 내리기에는 부족하며,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근전도검사’와 같은 전기진단검사가 필수적이다.
수근관 증후군의 치료에는 보존적인 방법과 수술적인 방법이 있다. 신경 손상이 심하지 않을 때는 일반적으로 보존적 요법을 시행하고 손상이 심하거나 보존적 치료에 효과가 없는 경우에는 손목 인대를 잘라서 손목굴을 넓혀주는 수술을 한다.
비수술적 치료는 장기적으로 그 결과가 만족스럽지 않은 경우가 많은데 반해 수술적 치료는 비교적 간단하며 결과도 좋은 편이기 때문에 장기간 비수술적 치료를 시행하는 것보다 조기에 수술적 치료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수술 받은 손은 약 2~3일 후부터 최소한의 사용이 가능하고 2주 정도면 어느 정도 일상생활에서 손을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최대한의 기능을 얻는 데는 약 6개월 이상의 기간이 소요되는 경우도 있다.
수면 중 통증을 느껴 깨어나는 증세나 손목이 조이는 느낌은 수술 후 즉시 없어지며 통증을 동반하는 이상 감각도 약 일주일 안에 호전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많은 수의 환자들이 손 저림에 대해 가능성이 낮은 원인에 대해 걱정하거나 혹은 부적절한 치료를 시행하면서 증상이 악화된 상태에서 내원하는 경우가 있다.
최근 손 저림 증상이 있는 분들 특히 한밤중에 손이 저려서 깊은 수면을 취하지 못하시는 분들은 이 병을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또한 현재 질환의 정도나 구체적인 치료 방법을 결정하기 위해서는 수부외과 전문의와 충분히 상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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