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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시사 人 - 상록수시민학교 이한칠 교장일생을 일하고 봉사하는 것이 ‘나의 삶’
임 봄 기자  |  foxant@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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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2.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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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좋아서 하는 일, 좋은 인연도 많이 생겨
타인에겐 부드럽고 나에겐 누구보다 엄격해

   
 
사람들은 각자 가진 삶의 철학에 따라 자신이 해야 할 일들을 결정하고 따른다. 그것은 자신의 입신양명을 위한 것일 수도 있고 또는 권력이나 가족의 안위를 위한 것일 수도 있다. 그러나 20여년의 세월 동안 아무런 대가를 바라지 않고 소리 없이 남을 위해 봉사한다는 것은 자신이 추구하는 삶의 특별한 철학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상록수시민학교 20여년 지켜
“상록수시민학교는 평택시민아카데미의 부설로 1993년에 만들었는데 최소한 지역에서 한글로 소외된 사람은 없게 하자는 생각으로 문맹교육을 시작했습니다. 당시만 해도 한글을 모르는 사람들이 많았거든요. 현재는 대부분 문맹률이 낮아졌으리라 생각하지만 실은 현재도 문맹률은 아주 높은 편에 속합니다. 요즘은 초등학교에서 한글교육도 시키지 않기 때문에 저소득층이나 입학 전 교육을 제대로 받을 수 없는 아이들은 한글을 제대로 익히기가 어렵거든요”
상록수시민학교 이한칠(54) 교장은 특유의 구수한 부산사투리를 섞어가며 큰 목소리로 상록수시민학교를 처음 운영하던 당시를 이야기한다. 한글도 몰랐던 아주머니나 할머니들이 학교에 들어와 공부하며 한글을 깨우치고 상급학교에 진학할 자격을 얻어 또 다른 검정고시를 통해 졸업장을 받게 될 때 누구보다 기뻐하는 것도 바로 이한칠 교장이다.
“시민아카데미나 상록수시민학교가 처음 시작할 때부터 지금까지 어려운 형편 속에 운영되는 건 사실입니다. 그에 따른 어려움에 대해 저와 운영진은 물론이고 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이 서로 희생하며 고통분담을 했던 것도 사실이구요. 예전엔 자원봉사자들과 교사들에 대한 고마움을 보답할 길도 막막해서 한 7년 정도는 집으로 초대해 식사대접을 하며 그나마 마음을 전하곤 했습니다. 아내가 참 힘들었을 텐데 내색하지 않고 따라주는 마음이 늘 고맙지요”
이한칠 교장은 시민아카데미를 처음 운영하며 여기저기 도움을 요청하기 위해 사람들을 찾아다니기도 했다. 물품을 지원받기도 하고 돈을 지원받기도 했지만 이한칠 교장은 당시 받은 것은 물품이나 돈이 아닌 그들의 마음을 받은 것이라 생각한다고.

봉사하는 삶으로 인연 이어가
“제가 어릴 때 어머님이 행상을 하면서 6남 1녀를 키우는 동안 동네에서 배를 곯는 아이들에게 어머니의 젖을 나눠주시는 모습을 보며 자랐습니다. 어려운 형편에도 친척들에게 숙식을 제공하기도 하고 동네 사람들에게 선의도 많이 베푸셨지요. 제가 성장하는 동안에도 어려울 때마다 도와주던 많은 분들이 계셨기에 현재의 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때문에 제가 살아가는 동안 봉사를 통해서나 어떤 식으로든 맺어진 인연에 대해서는 최선을 다해 소중히 지켜가려고 노력합니다”
1988년에 평택에 있는 퓨리나사료에 입사하면서 같은 해에 현 시민아카데미의 전신인 ‘모임터’를 만들어 지역의 젊은이들과 함께 사물놀이를 배웠다는 이한칠 교장은 주말마다 미군부대 근처에서 우리가락과 우리소리를 들려주며 전통의 소중함과 의미를 찾기도 했다고 말한다. 그런 열정이 가까운 지역민들에게 모아지면서 그에게는 시민아카데미와 상록수시민학교가 봉사의 새로운 길을 찾는 계기가 되었던 것.
“현재 평택시민아카데미를 맡고 있는 황우갑 회장과는 초창기부터 함께 했지요. 황우갑 회장이 전반적으로 시스템적인 사항을 맡고 나는 대외적인 비용이나 운영적인 면을 책임지기로 하고 시작했는데 20여년이 흐른 지금까지 한 번도 의견대립이 없었던 건 시민아카데미가 사업이 아닌 봉사라는 개념을 바탕으로 한다는 것을 서로가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한칠 교장은 자녀가 한명 뿐이다. 자녀를 더 낳아 기르는 비용으로 타인을 위해 조금 더 봉사하자는 마음이 아내와 일치했기 때문이다. 출산을 장려하는 지금으로 보자면 국가정책에 어긋나는 일이기도 하지만 자신의 의지를 삶으로 실천한다는 점과 자신의 삶의 일부분을 봉사를 위해 할애하기로 마음먹었다는 점에서 그의 결심은 특별함을 갖는다.

즐겁게 하다보면 좋은 일 있어
“어려서는 제복을 입은 사람에 대한 동경이 있었지요. 그래서 수산대학을 거쳐 해군에 입대했고 선장이 되어 5대양 6대주를 항해하며 많은 나라들을 둘러보기도 했습니다. 그것도 제가 좋아서 한 일이었고 현재 하고 있는 일들도 제가 좋아서 하는 일이니 특별히 다를 게 없습니다. 스스로 재미있게 일하다 보면 그 가운데서 좋은 일들이 파생된다는 생각을 합니다. 좋은 일이 찾아오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지요. 좋은 습관을 꾸준히 유지하고 기본에 충실 할 때 좋은 일들은 저절로 찾아오는 법이니까요”
이한칠 교장은 현재 퓨리나 사료를 퇴직하고 삼정실업이라는 회사를 운영하고 있지만 기존에 했었던 봉사활동은 꾸준히 진행하고 있고 가족들과 함께 지역에 있는 인수원이나 참사랑의 집, 나눔의 집 등을 찾아 틈틈이 봉사활동을 하기도 한다.
“한때 제가 몸담았던 직장이자 지난해 한국에서 가장 윤리적인 기업에도 선정된 카길애그리퓨리나의 경영 가치관은 바로 제 삶의 가치관이기도 합니다. 정직과 성실한 자세, 대상을 존중하는 마음, 헌신적인 섬김의 약속, 성공을 향한 열정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 바로 그것이지요. 그 정신을 삶에 실천하자는 생각으로 늘 열심히 뛰고 있습니다”
남들보다 2배 정도 큰 목소리로 인사하며 항상 웃는 얼굴을 잃지 않아 언뜻 호탕하고 자유분방한 성격을 가진 듯 보이는 이한칠 교장, 그러나 이야기를 들은 후에 비로소 느껴지는 것은 이한칠 교장은 타인에게는 부드럽고 자신에게는 누구보다도 엄격한 외유내강(外柔內剛)의 표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었다. ‘일생을 일하고 일생을 읽으라’는 민세 안재홍 선생의 말씀이 마음에 와 닿아 자주 되새기곤 한다는 그는 일생을 봉사하라는 말을 하나 더 덧붙이고 싶다고 말하며 활짝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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