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평준화가 되면
성적우수 학생들의 교육에도
더 효과적일 수 있다.
다양한 학생들의 요구에 합당한
특별교육도 가능해 질 수
있기 때문이다

 

▲ 고인정 공동대표
평택고교평준화시민연대

평택에서 아이 키우기가 힘들다는 탄성을 종종 들을 때가 있다. 우리아이가 교복의 모양이나 색깔 때문에 차별받고 1~2점의 점수 차 때문에 근거리 학교를 두고 원거리 통학을 해야 한다. 아이를 중학교에 입학시키는 순간 공통으로 느끼는 것은 고등학교 보내기가 어렵다는 현실을 인식하는 것이다. 특히 고교평준화지역에서 고교진학의 경험을 가졌던 부모들은 더욱 더 그러할 것이다. 평택은 고교 비평준화지역이기 때문이다.

비평준화 지역은 고교 간 성적 서열화가 심해서 중학교 학생들이 고교입시 준비로 과중한 성적부담을 갖게 된다. 또한 학부모의 사교육 부담이 증가할 뿐만 아니라 고등학생과 학부모간에 위화감이 조성되는 등 비교육적인 상황이 심각하게 대두되고 있다.

고교평준화는 고등학교 무시험 추첨 전형으로 지역학교간의 교육격차를 줄이고, 과열된 고교입시 폐해를 없애기 위해 1974년 서울과 부산에서 처음 실시했다. 현재는 전국 고교생 70% 이상이 적용받는 보편적인 정책이다.

평준화를 반대하는 의견 중에는 이런 것이 있다. 비평준화 지역은 명문고가 있어 지역주민들의 인재양성에 대한 욕구를 해소하고 있는데, 만일 고교평준화로 명문고가 사라지게 되면 우수학생들이 다른 지역으로 유출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평준화지역에서 타 지역에 있는 고등학교로 진학하는 학생은 특목고, 특성화고, 자율형사립고, 기숙형고 등으로 진학하는 경우다. 이는 개인의 진로나 부모의 교육관에 의한 학교 선택으로 볼 수 있으며, 고교평준화가 되면 성적 우수학생의 교육에도 더 효과적일 수 있다. 다양한 학생들이 모이면 그에 맞는 교육과정을 개설하고 학생들의 요구에 합당한 특별교육도 가능해 질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지역 언론이나 고교별 명문대학 진학 관련 언론기사에서도 보듯이 우수학생들이 일부 명문고로 몰리는 비평준화 지역보다 학교별로 우수학생에 대해 각별한 관심과 특별한 교육을 하고 있는 평준화 지역에서 우수인재 교육효과가 더 높게 나타나고 있다. 기존의 명문고는 물론 성적부진 학생만이 입학했던 기피 고교 역시 높은 명문대학 진학실적으로 학생이나 학부모가 선호하는 신흥 명문고교 반열에 올라 서는 등 상생효과를 보이고 있다. 그 이유는 대학입시 경향이 정시 보다는 수시 모집 비율이 높아지면서 고교 내신에 의한 대학선택이 70%이상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교복의 모양과 색깔에 따라 학생을 서열화하는 것은 시대착오적인 모습이다. 각자의 소질과 능력을 개발하고, 개성에 맞는 진로를 탐색하는 등 다양한 교육과정을 경험하도록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1~2점의 점수 차이로 자신이 원하는 고교선택을 포기하고 먼 거리 통학을 해야 하는 현실은 청소년기에 이미 좌절을 경험하게 하고 자존감을 추락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평택고교평준화시민연대는 중등교육과정을 정상화시키고 우리 아이들이 보다 합리적이고 안정된 교육환경에서 학습하도록 만들기 위해 고교평준화를 위한 제도개선을 위해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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