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고령화 문제에 대해
납득할만한 구체적인 대책과
지원을 내세우지 않으면서
해당 문제에 대한 간병은
가족들에게만
부담시키고 있다

 

   
▲ 홍민정/평택여고 2
clava735@naver.com

2017년 4월 4일, 오후 2시 서울시 종로구 한 단독 주택에서 노년의 남성 전 씨가 치매를 앓고 있는 70대 후반의 아내를 살해하는 안타까운 사건이 벌어졌다. 종로경찰서는 부부의 아들이 귀가 후 돌아가신 어머니와 쓰러져있는 아버지를 보고 신고했으며 당시 전 씨의 몸엔 온갖 자해 흔적이 있었다고 밝혔다. 현장에선 “치매 걸린 아내와 함께 가겠다. 자식에게 부담 주기 싫다”라는 내용의 유서가 발견 됐다고 전해진다.

해를 거듭할수록 고령화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 더군다나 45년 뒤엔 우리나라가 일본을 뛰어넘는 노인대국으로 부상할 것이란 전망까지 나타나고 있다. 이런 사회현상에 따라 새로운 간병 형태인 노노간병이 대두됐으나 이 역시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다. 노노간병의 가장 큰 문제는 누군가를 지키겠다는 책임감이 너무 커서 자신이 노인이란 사실을 잊는다는 것이다.

의학 발달로 수명은 연장된데 반해 노인 1명당 2.6개의 만성질환을 갖고 있어 70대 노인자녀가 90대 노인부모를 돌보거나 노년의 배우자가 노인 환자를 돌보는 노노간병이 나타났다. 노년 부부의 경우 대부분 한 달 생활비가 200만원이 채 안되는데 비해 간병비는 200만원이 넘어 직접 간병을 할 수 밖에 없고 대부분 기한 없는 오랜 간병에 지쳐 간병 자살이나 간병 살인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올해 들어서만 3주에 한 번 꼴로 간병고통을 견디지 못한 범죄가 일어났다. 고령사회가 노인 급증을 부르고, 노인 환자의 증가는 간병을 필요로 하고 대부분의 가정에서 금전이 부족해 가족 해체를 부르는 악순환이 지속되는 것이다.

안타까운 범죄가 계속되자 사람들은 정부의 대책에 큰 관심을 보였다. 병원의 간병시스템은 갖춰지지 않은 채 고령화가 진행 되는 현 상황에 비판적인 시각을 보낸 것이다. 정부는 대책으로 간병인 없는 병동을 도입해 의사와 간호사가 번갈아 24시간 노년환자를 관리하는 방안을 내세웠지만 이마저도 인력난으로 지방은 간호사가 부족한 실정이다.

정부는 고령화 문제에 대해 납득할만한 구체적인 대책과 지원을 내세우지 않으면서 해당 문제에 대한 간병은 가족들에게만 부담시키고 있다. 이래선 악순환이 계속 될 수밖에 없다. 노노간병이 사회적 문제가 된 지금, 이 사안을 사회가 외면해선 안 된다. 노노간병은 개인적 노력 뿐 아니라 사회적인 노력이 함께 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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