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절 주변 통증=관절염 ‘아니다’
정확한 진단명으로 치료 받아야
▲ 문호동 진료부장 박애병원 정형외과 전문의 |
날씨가 풀리고 야외 운동이나 등산을 시작하는 요즘, 팔·다리 관절이 자주 아파올 수 있다. 간혹 관절 주변이 아파서 관절염을 걱정하고 병원을 방문하는 분들이 있지만 실제로는 관절염이 아닌 다른 질환인 경우가 종종 있다.
- 특별한 이유 없이 온몸이 아플 때 ‘섬유근육통’
섬유근육통은 여기저기 몸이 아프고 피로감을 느끼는 병이다. 아직 병의 원인을 모르며 다른 질환에서도 같은 증상이 흔하게 나타나 매우 혼동되고 잘못 이해되기도 하는 질환이다. 간혹 섬유근육통 환자들은 자신이 관절염에 걸렸다고 생각하지만 실제 섬유근육통은 관절염이 아니며 연부 조직의 ‘류마티즘’으로 간주된다.
‘류마티즘’이란 관절염이나 관절·근육·뼈 질환과 연관돼 나타나는 통증과 뻣뻣함을 말한다. 섬유근육통은 말초신경이 예민해져서 가벼운 자극에도 통증을 느끼는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남성보다 여성에서 7~10배 정도 잘 발생하며 임신 가능한 연령의 여자에게서 더 잘 나타난다.
- 섬유근육통의 증상
처음에는 목이나 어깨에서 시작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전신으로 번져 온 몸이 아프게 된다. 일부 환자는 아주 극심한 통증을 호소하기도 한다. 의사가 신체검사를 하면 대부분 이상이 없는 것으로 보이지만 자세히 검사를 해 보면 특별한 자리에 통증이 아주 심한 압통점을 발견하게 된다. 이 압통점이 섬유근육통의 특징이다.
섬유근육통 환자 10명 중 9명은 기운이 없고 심하게 피곤하며 지구력 감소·수면 부족·감기 기운·탈진 느낌을 호소한다. 일반적으로 밤새 잠을 잤음에도 불구하고 아침부터 피곤함을 느끼고 또 잠을 깊게 들지 못해 도중에 깨어나기도 한다. 학자들에 의하면 섬유근육통 환자들은 비정상적인 수면 형태를 보이며 특히 숙면 단계에서 문제가 발생한다고 한다.
섬유근육통은 환자의 일상생활을 방해할 수도 있으므로 정확한 진단과 이해가 매우 중요하다.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대부분의 환자는 증상이 호전될 수 있다.
- 폐경 전후, 관절이 뻣뻣하고 아플 때 ‘갱년기 장애’
여성들은 폐경이 오면 관절이 뻣뻣해지고 관절통이 나타나서 마치 관절염에 걸린 듯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그러나 실제 관절염은 아니며 단지 통증이 있을 뿐이다. 이러한 증상은 인종이나 나라에 따라 발생하는 정도가 차이가 난다.
- 과도한 관절 사용에 의한 통증
지나치게 관절 사용을 많이 해도 통증이 나타난다. 반복적인 손상에 의해 팔·다리에 있는 근육·힘줄·신경 등이 손상을 받을 수 있다. 심하지 않은 경우에는 관절 사용을 자제하면 증상이 좋아지지만 심한 경우 힘줄염·근막염·윤활낭염·손목터널 증후군 등이 발생한다.
손목을 과도하게 사용하는 경우 손목에 통증이 오기보다 팔꿈치에 통증이 나타나는 경우가 있다. 많이 취하는 손목 자세에 따라 팔꿈치 안쪽이나 바깥쪽 뼈가 아프게 되며 바깥쪽 뼈가 아픈 경우를 ‘테니스 엘보우’라고 한다. 이 경우 손목 사용을 줄이고 때에 따라 물리 치료나 주사가 필요하다.
‘방아쇠 손가락’은 손가락을 많이 사용했을 때, 손가락을 구부리는 힘줄이 부어오르고 이 힘줄을 싸고 있는 얇은 막이 수축돼 손가락이 자유롭게 움직이지 않는 경우를 말한다. 만일 여러 손가락 힘줄에 동시에 이런 증상이 나타나면 손을 사용하기가 무척 어려워지고 통증도 심하게 나타나지만 치료는 국소 주사나 간단한 수술로 비교적 쉽게 해결된다.
많은 사람들이 관절이나 관절 주변 통증을 경험한다. 이 중에는 본격적인 치료를 요하는 관절염도 있지만 크게 걱정을 안 해도 되는 경우도 많이 있다. 때문에 관절 증상이 있을 때는 의사를 찾아 정확한 진단명을 알고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