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섶길, 평택 브랜드가치 높일 것”

평택섶길추진委, 13개 걷기길 조성
지역의 숨은 자원 찾는 계기 될 것
 

 

 

지리산 둘레길, 제주 올레길의 성공으로 최근 몇 년 각 지자체마다 둘레길 조성 열풍이 일고 있다. 다만 관 주도의 성격이 강하다보니 길 조성 자체는 빠르게 이뤄졌지만 허술한 관리로 전국 곳곳에 ‘버려진 길’이 많아지고 있다.
평택에도 ‘섶길’이라는 걷기길이 조성돼 있다. ‘평택섶길’과 타 걷기 길의 차별점이라고 하면 민간차원에서 출발해 평택시와 평택문화원의 지원으로 걷기 길을 다듬어가기까지 6~7년의 세월 동안 갈고 닦은 토대가 있었다는 점이다. 사명감으로 평택 곳곳을 누비며 걷기 좋은 길을 탐색해 온 장순범 평택섶길추진위원장을 만나 ‘평택섶길’의 출발부터 앞으로의 여정에 이르기까지의 이야기를 들었다.

- 평택섶길?
‘평택섶길’은 평택에는 가볼만한 곳이 없어 타 지역으로 나간다는 사람들을 보며 “직접 돌아다니면서 평택의 가볼만한 곳을 알리는 작업을 하자”는데 뜻을 합친 몇몇 사람들로부터 출발했다. 그렇게 반나절코스, 하루코스 등으로 여행 일정을 짜다보니 자연스럽게 길을 이어보게 됐고 해당 코스들이 대부분 평택시 외곽에 위치해 있다는 점에서 착안해 ‘평택 둘레길’을 만들어보자는데 의견이 합치됐다.
2012년 무명으로 시작된 작업은 2014년 ‘평택섶길추진위원회’가 조직되면서 본격화됐다. 처음 2~3년은 차를 이용해 대략적인 둘레길을 구성했고 이후에는 자전거, 도보로 이동수단을 바꾸면서 지금의 13개 코스를 탄생시켰다. 

- 섶길 뜻과 코스 구성       
한복의 웃옷 깃에 달린 작은 조각이란 뜻을 갖고 있는 ‘섶’에서 따 온 ‘평택섶길’은 큰 대로가 아닌 ‘평택을 둘러보는 작은 길’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현재 ▲대추리길 ▲노을길 ▲비단길 ▲원효길 ▲소금뱃길 ▲신포길 ▲황구지길 ▲뿌리길 ▲숲길 ▲과수원길이 있다. 또 테마길로써 ▲명상길 ▲원균길 ▲장서방네 노을길이 조성돼 있다. 향후 송탄 신장동 일대 ‘가칭 다문화길’ 조성도 계획하고 있다. ‘평택섶길’은 길이로 하면 현재까지 200km, 500리길이 조성돼 있다.
길을 만드는 일은 그 길의 의미와 가치를 만들어 낸다는 점에서 ‘창작활동’과 마찬가지다. 걷기 좋은 길을 만드는 것은 물론 지역에 대한 역사·문화·경제·사회적인 부분을 녹여내야 하기 때문이다. ‘평택섶길’의 코스와 걷기 길 이름을 가만히 보면 평택의 다양한 모습을 담아내기 위해 고심한 흔적을 엿볼 수 있다.

- ‘섶길’의 가치?
크게 성공한 ‘제주 올레길’도 그 곳에 사는 사람들에게는 ‘생활공간’일 뿐이었다. 그런데 삭막하게 느껴지던 생활터전을 ‘올레길’로 엮어내자 외지 사람들에게는 탄성을 부르는 도보여행길이 됐고, 지역주민들에게는 지역의 숨은 자원을 이끌어내 지역경제 활성화까지 이끈 계기가 됐다. ‘평택섶길’ 또한 장기적으로 봤을 때 평택의 숨은 자원을 찾고 브랜드가치를 제고하는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 확신한다. 주한미군기지, 삼성전자가 들어서는 개발지역이 아닌 ‘걷기 길’이 존재하는, 삶의 터전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 볼 여유를 가진 도시가 될 것이다.

- 시민들에게 한마디
섶길은 구석구석 평택의 아름다움을 전하고 숨어있는 자원을 발견할 수 있는 걷기길이다. 향후 표지석을 세우고 탐방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주변지역 마을을 조사하는 등 평택 변두리 지역의 새로운 가치를 찾을 수 있는 다양한 활동을 기획하고 있다. 많은 시민들이 ‘평택섶길’에 애정과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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