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3년 4월 8일

 

 

경제대공황, 서춘 조사부장 초청
‘美 금본위 정지 따른 영향’ 주제

“본보 평택지국(平澤支局) 주최로 당지 평택공보교 강당에서 지난 八일 오후 八시에 지국장 안종수(安宗洙) 씨의 사회로 본사 서춘(徐椿) 씨의 미국금정지와 그 영향(米國金停止와 그 影響)이라는 경제강연회를 개최하였는 바 一백七十여 명의 청중으로 성황리에서 마치고 동 十一시 무사 폐회하였다고 한다”(동아일보, 1933년 4월 11일)

1930년대는 식민지 아래에서 전시체제기가 형성되면서 경제적으로는 매우 어려운 시기였다. 세계적으로도 1930년대를 ‘세계 경제 대공황’이라고 한다.

특히 미국은 1923년부터 1929년까지 전례 없는 호황을 누렸다. 이 시기 산업 생산은 두 배로 늘었고 GDP는 40%가 증가했다. 미국의 주식 시장은 전례 없이 팽창하면서 1924년부터 지속적으로 올라가고 1928년에는 최고조에 올랐다. 이러한 분위기는 1929년 10월 24일 ‘마의 목요일’ 결국 돌연 붕괴되며, 모든 주식의 거품이 일순간에 사라지게 된다. 세계대공황의 시작이었다. 식민지 조선도 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이러한 위기에 동아일보사에서는 전국적으로 ‘경제 강연’을 전개했다. 1929년 5월 평양에서 시작된 경제 강연은 4년 후 평택에서도 개최됐다. 평택 경제 강연은 <동아일보> 4월 7일자에 광고가 됐다.

일시는 4월 8일 오후 7시, 장소는 진청학원, 강사는 서춘(徐椿), 강연 제목은 ‘미국 금정지와 그 영향’이었다. 이 광고에는 충남 강경에서 4월 7일, 경기도 이천에서 4월 11일 개최한다고 했는데, 강사는 동아일보 조사부장으로 재직 중인 ‘서춘’이었다. 서춘은 강경~평택~이천으로 이어지는 강연 일정이 잡혔던 것이다.

당시 강연의 내용은 자세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미국으로부터 시작된 경제대공황이 식민지조선에 미치는 영향과 어떻게 대처해야 할 것인가를 주로 다뤘다. 서춘은 다른 지역 강연에서는 ‘세계 공황과 그 대책’, ‘미국 공황과 그 대책’ 등이었는데, 내용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4월 8일 진청학원에서 개최하려던 경제 강연은 평택공립보통학교 강당에서 진행됐고, 관심을 갖고 17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오후 8시부터 시작됐다. 강연은 오후 11시에 끝이 날 정도로 대성황리에 마쳤다.

서춘은 1919년 일본 도쿄에서 2.8독립선언에 참여했지만 1937년 중일전쟁 이후 일제 식민정책에 협력한 친일 인사로 당시 대표적인 경제전문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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