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소사벌지구’ 명칭 사용, 충분한 검토 없이 불려
딴 곳에 소사동 존재하는데 생뚱맞은 지명 8년간 사용
LH, “사업지구 준공 시점 새로운 동명으로 명칭 바꿔”

 
택지지구 지정 이후 8년간 사용해온 ‘평택 소사벌택지지구’의 명칭이 잘못됐다는 <평택시사신문>과 지역 향토사학자들의 지적이 계속되자 LH 한국토지주택공사가 문제를 인식하고 택지 준공단계부터는 ‘소사벌지구’라는 명칭을 사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특히 같은 지구 내에 최근 입주가 시작된 효성아파트의 경우 ‘효성백년가약아파트’라는 명칭을 내걸었지만 LH 한국토지주택공사는 ‘LH 평택소사벌1단지’와 ‘LH 평택소사벌2단지’라는 명칭으로 아파트 입구 조형물을 설치해 지명 논쟁을 불러일으켜왔다.
LH 한국토지주택공사 평택직할사업단 이병택 차장은 “2004년 사업지구 명칭 선정 시 한국토지공사 산하 토지박물관에 명칭 연구 검토를 의뢰해 최종 소사벌지구로 결정하게 됐다”며 “하지만 이 지구와 소사벌이라는 지명의 역사성이 맞지 않다는 것에 대해 당시 충분한 검토가 이뤄지지 않은 것 같다”고 사업 지구명 선정 당시의 상황을 설명했다.
이병택 차장은 “지구 명칭에 문제가 있다는 평택문화원과 향토사학자들의 의견, <평택시사신문>의 지적을 존중해 준공 이후에는 ‘소사벌지구’가 아닌 행정명인 ‘○○동 ○○아파트’로 명칭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한 후 “올 8월 24일 입주가 시작된 ‘LH 평택소사벌1단지’와 ‘LH 평택소사벌2단지’ 입구 조형물에 새겨진 ‘소사벌’이라는 명칭의 철거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LH 한국토지주택공사의 이 같은 입장 표명에 대해 지역 향토사학계도 당연한 일이라며 반기는 입장이다.
평택문화원 김은호 원장은 “엄연히 소사동이 별도의 행정구역으로 존재하는데 ‘소사벌지구’라는 명칭을 다른 곳에 사용한 것은 역사를 왜곡하는 것이며 지역 정체성의 혼란을 가져올 수 있는 대단한 과오를 범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향토사학자인 성주현 청암대 교수와 김해규 지역문화연구소장도 “LH가 ‘소사벌지구’라는 명칭을 사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은 뒤늦게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택지나 도로명, 학교명 선정 시 지역 문화원이나 향토사학자의 의견을 충분히 검토한다면 다시는 오류를 범하지 않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2004년 당시 한국토지공사는 새로운 택지지구의 명칭을 기존의 비전 1~3지구와의 연속성을 생각해 ‘평택비전4지구’로 명명했지만 그해 3월 2일 토지박물관 지명조사위원에게 사업지구 명칭 검토를 의뢰한 결과 ‘소사벌지구’로 할 것을 제안함에 따라 이때부터 ‘소사벌지구’라는 명칭을 사용해왔다.
토지공사가 향토사학계의 의견 수렴 없이 이름을 결정짓고 본격적으로 사업을 추진하자 2008년 6월 10일 평택문화원에서는 ‘소사벌택지지구 명칭에 대한 토론회’를 갖고 ‘소사벌지구’ 명칭 지정의 문제점을 집중적으로 논의해 토지공사에 이 같은 의견을 전달해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의견을 받아냈으나 담당 직원들의 인사이동으로 인해 명칭 개정 문제가 관심 밖으로 밀려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 LH 한국토지주택공사가 ‘소사벌지구’ 명칭을 사업지구 전체 준공 시점부터 사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피력함에 따라 8년 여간 사용해온 ‘소사벌지구’ 명칭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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