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이 겪는 좌절과
절망의 경험은 어느새
희망의 정치를 이야기하면서
차분하게 현 문제를 재검토하고
보다 큰 틀 속에서
우리나라가 나아가야 할
진정한 방향을 잡아나가야 한다

 

▲ 서정문 시인

이번 선거 후 개표에 대한 관심은 별로 크지 않았다. 선거 전에도 문재인 후보가 당선되리라는 것을 점치고 있었다고나 할까. 다만, 그가 당선이 된 이후에 어떻게 정국을 이끌어나갈 것인가에 대한 생각을 했을 뿐이다. 대세는 이미 오래전부터 기울어져가고 있었다. 보수는 이미 난립되어 자멸의 분위기를 지속적으로 이끌고 가고 있었고 문재인 후보 주변에는 진보적인 성향의 참모들이 포진해 조직적인 활동을 펼치고 있었다. 선거 결과는 정치적인 관심을 가지지 않는 대다수의 국민들도 짐작할 수 있는 분위기였다.

국내적인 경제상황도 그리 밝지 않고, 국제정세도 변화무쌍한 현 시기에 새 대통령에게 바라는 것 몇 가지가 있다. 첫째, 경제적인 문제에서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정책을 펼치길 바란다. 국제적인 경제여건 악화에도 우리 대기업은 세계시장에서 선전하면서 전체 국익의 파이를 키워주고 있다. 그런 대기업의 사기를 꺾기보다는 그들 스스로가 기업이익을 사회에 환원하고 함께 살아갈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주었으면 한다. 부의 분배를 기본으로 하되 전체 경제가 하향 침체되는 결과는 가져오지 않아야 할 것이다.

둘째, 남북관계 문제에서 북한에게 유화적인 정책은 취하되 과거처럼 퍼주기 식의 제공은 지양해야 할 것이다. 힘의 논리와 당근의 논리를 함께 운용하여 힘의 바탕, 튼튼한 안보의 기본 위에 남북관계를 개선해 나가야 할 것이다.

셋째, 한미동맹의 틀을 재점검하고, 우리 국익이 무엇인가를 냉철하게 판단한 후에 한미관계, 대 중국 관계를 정립해나가야 할 것이다. 한미동맹이라는 튼튼한 안보의 틀 위에 우리 경제가 서 있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자주안보를 외치면서 자칫 활용할 수 있는 것마저도 밀어낸다면 안보뿐 아니라 경제 역시 함께 주저앉을 것임을 염두에 둬야 할 것이다.

넷째, 우리나라는 가장 밑바탕에 자유민주주의라는 뿌리를 두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 촛불의 힘이 컸다고 한다면, 보수가 내세운 태극기의 힘도 이제는 무시할 수 없다. 촛불만이 광장으로 나오는 게 아니라 새 정부가 잘못하는 것이 있다면, 보수가 들고 있는 태극기도 행동하며 수시로 광장에 나올 것이다. 때문에 너무 진보의 방향으로 치우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어쩌면 이번 선거 결과 TK, 경남의 연고 정치가 아직 살아있다고도 볼 수 있으나 이미 보수의 힘은 너무 쇠퇴하고 있다. 우리 사회는 진보와 보수의 균형적인 발전이 필요하다. 따라서 보수가 주장하는 정책이나 대안들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보수의 어깨도 감싸 안을 아량이 필요하지 않을까.

다섯째, 지난 정권이 소통의 부재에서 문제가 커졌다고 본다면, 이번 정부는 무엇보다 ‘소통’의 정치가 필요하다. 이번 선거에서 느낀 것이라면 새 정부의 조직적인 힘이 어느 때보다 강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 힘이 조직의 내부 지향적인 방향으로 폐쇄된다면 그것은 과거 정부와 달라진 게 없을 것이다. 그 힘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우리 편만의 지향점이 아닌 전체를 아우르는 다양한 방향이기를 바란다.

이제 새 정부가 들어섰다. 희망의 정치를 이야기하면서 차분하게 현 문제를 재검토하고 보다 큰 틀 속에서 우리나라가 나아가야 할 진정한 방향을 잡아나가야 한다. 내 편의 생각도 중요하지만 상대편의 의견도 존중하면서 올바르게 이 나라를 이끌어가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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