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에는
문예회관이 세 곳이나 된다.
최근 활성화를 위해
움직이기 시작한
문예회관의 시도에
날개를 달아주자

 

 
▲ 이수연 전 부이사장
한국사진작가협회

문예회관은 5공화국 출범 직후 방송사 통폐합과 함께 이들의 광고권을 장악해서 거둔 수익으로 지원하기 시작한 것으로 기억한다. 연원이야 어찌되었건 전국 단위의 사진공모전도 다방에서 개최할 정도의 열악한 시절에 등장하여 지방 예술에 엄청난 변화를 가져왔다.

평택에는 문예회관이 세 곳이나 되지만 이상하게도 활용도가 상대적으로 낮다. 건립 당시에는 모두 도심에서 벗어난 외곽이었기에 그렇다고 해도 아파트 숲으로 둘러싸인 지금도 그렇다는 것은 무언가 이유가 있을 듯하다. 굳이 그 이유를 캐자는 게 아니다. 최근 활성화를 위해 움직이기 시작한 문예회관의 시도에 날개를 달아주자고 꺼낸 말이다. 

지난 2월부터 시도한 문예회관의 변화를 보면 북부(구 송탄)의 경우 시민예술대학과 연계해서 수강생 작품을 매달 하순에 열흘 씩 전시하고 사이사이에 외부 동아리나 단체의 작품을 유치한다는 계획이다. 이 기획으로 그동안 유화, 소묘, 사진 등이 전시를 가졌고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다. 나아가 남부는 음악을, 그리고 서부는 공연 위주로 기획한 것으로 알고 있다.

그동안 문예회관의 활성화를 주장한 사람으로서 두 손 들어 반기며 개인적 견해를 덧붙인다. 우선 30년 가까이 묵은 명칭을 새롭게 바꿔보자. 동사무소를 주민자치센터로 바꾸고 파출소를 지구대로 변경한 것은 물론 체육관이 ‘헬스’ ‘피트니스’ 등으로 계속 이미지 변화를 꾀하는 것과 맥을 같이 한다. 전국에 여러 선례가 있다.

둘째, 이곳엘 가면 항상 무언가 살아 움직이는 공간이라는 인식을 심어주자. 많은 이들이 찾을 수 있는 일요일마저 잠겨 있고 그저 칸 막아 나눈 단순 공간에서 행사만 보고 오는 곳이라면 폐쇄된 이미지로 기억하거나 다시 오고 싶지 않은 곳이 되기 쉽다. 

셋째, 기획의 다양성이나 전문성을 전제하자. 무료관람만 생각하지 말고 입장료를 받더라도 기획사 같은 전문단체를 유치하여 사람이 오도록 만들어야 한다. 소비자들은 가치 있는 볼거리에 언제든 지갑을 열 생각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유·아동을 대상으로 하는 ‘맘스’ 프로젝트나 어린이집 유치원 대상 체험프로그램 등을 우선 방향으로 설정해 보는 것도 한 방법이겠다. 이들도 콘텐츠에 목말라 하고 있기 때문이다. 홍보는 덤으로 따라 온다.

넷째, SNS시대를 맞아 적극적인 홍보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다. 시민 대상 회원모집과 함께 평택시가 유치하는 전문 공연행사 등에 혜택을 부여하는 것을 병행할 수 있다. 20여 년 전에 일일이 우편발송으로 하던 때도 있었다.

다섯째, 운영위원회를 구성해보자. ‘흥’이 오르면 자기 돈 들여서라도 돕자고 나서는 예술인을 참여시키자는 말이다. 행사유치를 위해 뛸 수도 있고 행정에서 부족한 것도 메울 수 있다. 

여섯째, 아무리 어려워도 새롭게 시도하는 이 기획에 참여하는 예술인들에게는 최소한 현수막 비용이나 개전식에 손님 초대하고 나눌 다과비 정도는 지원하자.

일곱째, 비영리 예술 단체나 동아리에게는 당분간 무료대관 해보자. 세금으로 길을 뚫어 시민들이 편하게 통행하도록 하는 것과 문화예술을 펼치거나 향유하려는 시민을 지원해주는 것이 실상 다르지 않다. 무엇이 되었든 행사가 많으면 사람도 북적이기 마련이다.  

여덟째, 행사가 있을 때 문예회관과 가장 가깝게 있는 관공서 공무원부터 점심식사 후 잠깐이라도 들러 마음을 여유롭게 하도록 권해보자. 내가 가야 남도 온다.

마지막으로 지역 예술인들이 우선 내 작품을 들고 참여하겠다고 나서자. 뫼비우스의 띠처럼 문예회관의 활성화가 예술의 존립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런 것들을 실현하자는 주장은 담당 공무원들에게 휴일도 반납하라는 것과 같다. 한 없이 미안할 뿐이다. 방법을 찾자면 자원봉사자 제도를 전시 지킴이에서 평소 운영활동까지 확장해서 민간인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이 있겠다. 어쨌거나 평택문예회관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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