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평택으로 대규모 미군기지 확장 계획이 발표된 후, 미군기지 확장 예정지의 논을 구입하여 미군기지 확장반대운동에 힘을 보태보자는 제안에 605명의 ‘한 평 평화지주’들이 모였습니다.
‘한 평 평화지주’들은 주민들과 함께 촛불을 밝히며 마을 공동체를 지키고자 했지만, 결국 수천의 군대와 경찰을 앞세운 행정대집행에 모든 것을 빼앗기고 말았습니다.
‘한 평 평화지주’들은 비록 우리가 땅을 빼앗기기는 했지만 주한미군과 미군기지의 문제점에 대해 목소리를 내는 것이 필요하다며 시민단체를 만드는데 공탁금으로 사용하자는 제안에 2007년 10월 20일 평택평화센터는 창립되었습니다.
평택평화센터는 정부나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지원금을 받지 않고 시민들의 회비로만 운영되는 풀뿌리 시민운동 단체로 미군과 미군기지로 인한 피해자 지원사업과 시민평화포럼, 청소년역사기행, 평화인권영화제등 다양한 대중사업을 벌여왔습니다.
‘농사지으며 그냥 이대로 살아가는 것’이 유일한 소망이었던 대추리 주민들이 고향땅에서 쫓겨나와 노와리에 이주단지를 조성한 후 주민과 평택평화센터, 문화예술인들이 ‘대추리역사관건립추진위원회’를 만들었습니다.
비록 미군기지확장으로부터 고향땅을 지키진 못했지만, 마을 공동체를 지키고자 했던 주민들의 역사를 남기고 싶었습니다. 대추리 노인회에서는 지난 몇 해 동안 봉투를 접어 마련한 소중한 성금을 흔쾌히 내주셨고, 주민들이 직접 망치와 톱을 들고, 부녀회에서는 식사를 준비해주셨습니다. 수개월간의 공사 끝에 농기계창고를 개조한 ‘대추리역사관’이 문을 열었습니다.  
대추리역사관은 미군기지 확장계획이 발표되기 전 평화롭게 살아가던 마을과 주민들의 모습과 미군기지 확장으로부터 고향땅을 지키고자 했던 935일간의 투쟁, 그리고 오늘을 담았습니다.
대추리역사관 ‘달구름’은 시간은 흐르지만 언젠가 다시 돌아온다는 뜻으로 백기완 선생께서 손수 지어주셨습니다. 대추리 주민들이 투쟁은 흘러갔지만 언젠가 그 뜻이 후대에 전해진다는 의미로 가슴깊이 새겨봅니다.
이제 평택평화센터는 대추리 주민들과 함께 더 깊고 넓은 평화운동을 벌여나갈 것입니다.
세계에서 유일한 분단국가이자, 강대국들의 대립으로 그 어느 때보다 한반도 정세가 요동치고 있지만 그 속에 살아가는 우리들의 감수성은 무감각해지고 있으며, 통일도 경제논리에 뒷전으로 내몰린 지 이미 오래입니다. 동북아시아지역에서 미국의 필요에 의한 최대의 전쟁기지가 건설되고 있지만 한미동맹이라는 이유에 모든 것이 용인되고 있으며, 현재 기술력으로는 처리가 불가능한 핵 쓰레기가 마구 생산되는 원자력발전소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경제성장, 개발논리에 농업을 포기하고 있으며, 비록 게임이지만 아무 느낌 없이 상대방을 향해 총과 칼을 겨누는 일이 일상이 돼 버렸습니다. 이제 우리 사회에서 생명·평화·인권은 고리타분한 이론이 아닌 이 시대가 나아가야할 삶의 좌표가 되어야하며 평택평화센터가 그 책임을 다하고자 합니다.
대추리를 찾는 사람들로 부터 평화의 민들레 홀씨운동을 벌여나가겠습니다.

 

 

 

 


강상원 소장
평택평화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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