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지 불확실성을 피하고
안정을 추구하는 현상이
아니다. 
과도한 경쟁과 노력에 대한
보상을 받지 못했던
좌절감과 불안감에 따른
복합적인 사회문제다

 

 
▲ 조수미/평택여고2
chosumi0113@naver.com

공무원 시험 준비생, 일명 공시생이 25만 명을 넘어섰다. 한국 청년들 대부분의 꿈이 공무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왜 공무원 시험이 이토록 열풍일까. 왜 청년들은 공무원 시험을 택하는 것일까.

이유는 공무원 시험은 학벌이 중요하지 않다는 데 있다. 기업에 입사할 때처럼 학벌이 좋아야 하거나, 스펙을 쌓아야 한다는 스트레스도 덜하다. ‘저녁 있는 삶’과 여성들의 육아휴직 등도 기업들에 비해 잘 보장되는 편이다.

그러나 가장 핵심적인 이유는 ‘안정성’이다. 명예퇴직, 권고퇴직을 당할 일도, 밑에서 치고 올라오는 후배들을 견제할 일도, 짤리고 월급을 못 받을 걱정도 하지 않는다. 불확실성이 넘치는 대한민국의 현실을 그대로 반영하는 것이다.

고등학생들도 공무원 열풍에서 예외가 아니다. ‘대학 못가면 공무원 시험이나 보지 뭐’, ‘나 그냥 지금부터 공무원 시험 준비할까?’ 등은 시험이 끝나거나 학업 스트레스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 보면 친구들 사이에서 자연스레 나오는 말이다. 공부해도 오르지 않는 성적, 일정한 성적과 스펙을 쌓아도 합격을 보장하지 못하는 대학합격의 불확실성, 대학을 졸업하더라도 취업할 수 있을지에 대한 걱정들이 오늘도 꿈을 꿔야 할 십대들을 공무원 시험을 고민하게 만든다.

이것은 단지 불확실성을 피하고 안정을 추구하려는 현상이 아니다. 청년들이 어린 시절부터 부모의 힘겨운 경제생활을 보며, 과도한 경쟁과 그만큼의 노력에 대한 보상을 받지 못하고 느껴야만 했던 좌절감과 불안감에 따른 복합적인 사회문제다.

아이들이 꿈을 꾸기 위해선, 어른들의 사회가 바뀌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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