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영 글·그림/이야기꽃 출판

 

 
▲ 이영 사서
평택시립 장당도서관

‘노란 나비를 따라가 보세요. 상실의 아픔 뒤에 작은 위로가 찾아옵니다’

아빠가 오지 않는 어느 밤. 아이는 새하얀 도화지에 노란 나비 한 마리를 그립니다. 어느 순간 나비는 그림 속에서 나와 작은 날개를 파닥이며 이곳저곳을 날아다닙니다. 집안 곳곳을 살피듯 날아다니던 나비는 이윽고 창문 틈으로 날아갑니다. 아이는 무언가에 이끌리듯 노란 나비를 따라갑니다.

나비는 가난한 산동네 골목골목을 살피듯 날아갑니다. 나비가 들르는 곳마다 아이와 아빠의 추억이 묻어있습니다. 담벼락에 그림을 그리던 곳, 아이가 지칠 때 아빠가 손을 잡아 주었던 곳. 아이는 나비를 따라 산동네를 돌아다니며 아빠와의 소중한 추억을 하나하나 떠올립니다.

그럴 때마다 아빠의 목소리가 정말로 들려오는 듯합니다. 아이가 무서워할 때면 아빠는 아이를 꼭 안아주며 말했습니다.

“걱정 말아라. 곧 달이 뜰 거란다.”

여러 마리의 나비들이 밤하늘 가득히 날아오릅니다. 아빠의 말대로 곧 커다랗고 노란 달이 온 동네를 환하게 비춥니다. 소중한 사람들이 하늘의 별이 되었듯이 나비들이 하늘에 달이 된 걸까요. 어둡고 차가운 회색의 세상이 밝고 커다란 노란 달빛으로 환하게 밝아졌습니다.

아이는 엄마의 품에서 잠이 깹니다. 하지만 아이는 울거나 보채지 않습니다. 아빠가 언제 돌아오는지도 묻지 않습니다. 이미 방 안에 환한 달빛이 가득하기 때문입니다.

소중한 이에 관한 추억을 되짚을 때면 깊은 슬픔과 그리움을 느끼게 됩니다. 인간이 느끼는 가장 큰 마음의 고통이 상실의 고통이라고 하죠. 그 깊고 깊은 아픔에 잠식되어 있다 보면 일상의 소중함과 인생의 의미도 희미해지게 됩니다.

하지만 우리는 그 아픔을 극복할 수 있는 작은 위로를 찾고 그 위로의 힘으로 다시 앞으로 나아가야합니다. 그림책 속의 환한 달이 주는 따스한 위로처럼요.

이 그림책을 읽다보면 갑작스레 소중한 사람을 잃은 많은 사람들에게 작지만 큰 위로를 전하고자하는 작가의 마음이 고스란히 느껴집니다.

마음에 상처를 입은 많은 이들이 따뜻한 그림책 한 권으로나마 가슴에 고인 슬픔과 분노를 씻어내고 작은 위안을 얻길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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