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들은
주민의 의견을 많이 듣고
주민들 역시
함께 목소리를 낼 때
살고 싶은 평택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 최윤주 주무관
평택시 고덕면사무소

인구 22만 명이 살고 있는 울주군에 국제 규모의 축구장이 8개가 있다고 한다. 축구장 건설비용이 대부분 원자력발전소 건립지원금으로 지어져서 예산은 충분하지만 지역 인구수에 비해 축구장 수가 너무 많고 지역 주민들이 많이 이용하지 않을 뿐 아니라 외지인들도 이용 수가 많지 않아서 수익보다는 시설관리와 인건비로 더 많은 세금을 사용하고 있어 만성 적자라고 한다.

여기에서 얼마 전 평택에서 거버넌스포럼 강의를 했던 한민호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 사무처장의 말이 생각난다. “평택시가 울주군 상황처럼 되지 말라는 법은 없습니다. 과연 평택은 미군기지 이전으로 삼성전자가 들어오면서 앞으로 많은 세입이 늘면 이 예산으로 무엇을 할 것이며 어디에 어떻게 쓰일 것인지 많은 고민을 해 보았습니까?” 잘 만들어놓은 시설은 그 시를 대표하는 랜드마크가 되기도 하지만 애물단지가 되는 경우를 우리는 주변에서 종종 볼 수 있다.

막상 평택을 대표하는 랜드마크가 없으니 큰 전시관이나 관광할 만한 곳을 많이 만들어 놓으면 주변 지역의 사람들이 많이 찾아오지 않을까 했던 나의 생각이 얼마나 큰 잘못이었는지를 깨닫게 만든다.

잘 만들어놓은 문화는 큰 예산을 들여야만 가능한 게 아니다. 오히려 적은 예산으로도 만들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시청광장의 수영장은 많은 예산을 들이지 않았지만 여름철에 갈 곳이 마땅치 않은 평택에서 아이를 키우고 있는 부모들에게 얼마나 찾기 좋은 문화공간이란 말인가?

제1회 원탁토론회의에서 평택 시민들은 가장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려줬다. 첫 번째는 타 도시에 비해 부족한 문화 인프라, 두 번째가 불확실한 교육이다. 아직 문화적인 측면이 가장 부족한 평택시, 그리고 가장 원하는 것은 문화 인프라.

그 지역이 괜찮은 문화도시가 되면 자연적으로 젊고, 많은 인재들이 살고 싶어 할 것이며 그렇게 되면 괜찮은 도시, 살고 싶은 도시가 만들어지면서 인재는 자연히 유입된다고 한다. 그것이 지역의 발전을 이끌어가는 문화의 영향력이다. 

우리 평택시는 이제 시작이다. 미군기지 이전과 삼성전자가 들어오면서 인구 유입이 늘어나고, 급속도로 변화하고 발전해 가는 도시 중 하나가 될 것이다. 늘어난 인구 수 만큼 문화적 욕구도 커져가고 있어 많은 문화행사와 시설들을 신축하거나 계획하고 있다.

내가 살고 있는 평택의 바로 앞이 아닌, 내 자녀들이 살아갈 20~30년 후에도 이 평택에서 살고 싶게 만들기 위해서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모두가 고민 해봐야한다. 공무원들만 시정에 관심을 갖는 것이 아니라 평택에 살고 있는 시민들이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 더 살고 싶은 도시를 만들기 위해서 무엇을 원하는지 목소리를 내야만 시정에 반영이 되기 때문이다.

공무원들은 주민들의 의견을 많이 듣고 주민이 얼마나 이용할 것이며, 원하는 것인지, 또 우리 지역의 특색과 맞는지, 외부인들이 관심을 갖고 찾아올 것 인지에 대해 많이 고민해야 한다. 그리고 지역주민들은 본인들이 원하는 게 정확하게 무엇인지 함께 목소리를 낼 때 우리 모두 살고 싶은 평택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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