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회 DMZ국제다큐영화제(조직위원장 남경필, 집행위원장 조재현)는 다큐멘터리 사진작가 성남훈의 ‘아프가니스탄 전쟁 2002’를 공식 포스터로 선정하고 배우 이광기가 출연·연출한 공식 트레일러를 2일 공개했다.

한국을 대표하는 다큐멘터리 사진작가인 성남훈은 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보도사진 콘테스트인 월드프레스포토(WPP)에서 두 번이나 수상한 국내 유일의 작가다.

성남훈의 카메라가 향하는 시선은 늘 주류를 벗어나 있다. 집시의 삶, 전쟁의 현장, 난민들의 고통을 담담하게 담아내지만 그의 시선을 묵묵히 따라가다 보면 인간의 존엄성, 그 실존에 대한 물음의 답을 얻게 된다. 이는 DMZ국제다큐영화제가 추구하는 다큐멘터리 정신과 연결되며 세상을 바라보는 창을 확장시킨다.

9회 영화제 포스터로 사용된 그의 작품은 아프가니스탄 카불에 한 초등학교의 쉬는 시간, 빛이 들어오는 작은 구멍으로 운동장에서 뛰어노는 친구들을 바라보고 있는 소녀의 모습을 포착한 사진이다. 어둠과 빛이 교차하는 소녀의 모습을 통해 그늘진 삶 가장자리의 소외된 이들을 향한 다큐멘터리의 진정성과 그 정신의 기치를 이번 영화제에서도 이어가고자하는 모습이 돋보인다.

함께 공개된 트레일러는 배우 이광기가 연출 및 출연하여 회화작가 강형구의 초상화 연작과 사진작가 권순관의 ‘흉터-초상’, ‘흉터-좌대’ 작품을 소개한다. 한 시대를 이끈 지도자들과 전쟁의 상흔을 몸으로 기억하는 민중의 시선을 어둠에서 빛으로 연결하며 새로운 소통의 장을 여는 시도를 영상으로 담았다.

촬영은 DMZ 내 캠프그리브스의 버려진 탄약고에서 진행됐다. 연출을 맡은 이광기는 “DMZ라는 공간은 역사에 진정한 피아는 없었으며, 우리 모두가 어둠 속에서 빛을 따라 길을 찾는 동료일 뿐이라는 사실을 상기시킨다”면서, “서로가 서로에게 빛이 되어주는 소통을 통해 이데올로기가 빚어낸 참담한 역사 또한 보듬고자 한다”고 말했다.

조재현 집행위원장은 “9회 영화제 포스터와 트레일러에는 주류의 경계에서 잊혀진 존재들을 환기시키는 다큐멘터리의 가치를 담았다”며 “세상의 명암을 담아낸 다큐멘터리를 통해 우리가 지금껏 보지 못했던 다양한 세상과 마주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제9회 DMZ국제다큐영화제는 오는 9월 21일부터 28일까지 8일간 경기도 고양시(메가박스 백석), 파주시(메가박스 출판도시), 김포시(김포아트홀), 연천군(연천수레울아트홀) 일대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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