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죄를
나무라기 전에
우리가 저지른 죄에 대해
인정하고
진실한 사과를 해야 한다

 

 
▲ 김가연/현화고2
rlrlarkdus@naver.com

우리나라 국민들 중 ‘위안부’ 사건에 대해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아마 그런 사람은 손에 꼽을 정도로 적을 것이다. 우리는 위안부 사건에서 일본의 극악무도함에 경멸을 느꼈으며 일본이 정식으로 사과해야 한다는 여론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는 그만큼 우리가 위안부 사건을 중대한 사안으로 여기며 우리 민족이 꼭 해결해 나가야 하는 문제라고 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이토록 중요하게 여기는 우리에게 월남전에서의 ‘한국군 성폭행’ 문제는 조금 생소하게 느껴진다. 월남전에서의 한국군 성폭행은 1960년대 중반 베트남 전쟁에 파견된 한국군이 베트남인들에게 성폭행을 가한 사건이다. 심지어 월남전에 파병된 한국군이 저지른 만행은 이뿐만이 아니었다. 학살과 고문 등 너무 끔찍해서 입에 담기 힘든 만행들도 저질렀던 것이다.

한국군이 월남전에서 저지른 문제는 단지 일시적인 사고가 아니었다. 한국군이 월남전에서 베트남 여성을 잔인하게 성폭행함에 따라 한국계 혼혈 2세인 ‘라이따이한’이 출산되기 시작한 것이다. 전쟁이 끝난 후 조국으로 떠난 한국군은 라이따이한을 책임지지 않았다. 강간으로 인해 베트남 여성들의 배는 불러왔고 결국 아이를 낳은 베트남 여성들은 아빠 없는 아이를 홀로 키워나가야 했다.

라이따이한은 베트남 통일 이후에도 적국의 피로 여겨져 차별의 대상이 되며 자라왔다. 한국군과 베트남 여성에게서 태어난 죄로 라이따이한은 멸시를 당연하다는 듯 받아들이며 살아야 하는 것이다. 태어난 것도 죄라면 죄일까. 이러한 냉대는 성장하는 아이들이 겪기에는 너무나도 벅차고 겪어선 안 될 일이다.

우리는 위안부 문제로 일본에 정식적 사과를 요구하지만 정작 우리나라는 월남전에서 한국군이 저지른 여러 가지 끔찍한 만행들에 대해 공식적인 일언반구의 사과도 없는 상태다. 상대방에 묻은 겨를 나무라면서 자신의 몸에 묻은 똥을 보지 못하는 어리석은 행위이다. 일본의 죄를 나무라기 전에 우리가 저지른 죄에 대해서도 인정하고 진실한 사과를 해야 한다. 일본이 위안부 문제에 대해 사과하는 날이 와도 사과를 받는 것이 부끄럽지 않은 나라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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