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의 모금으로
하나씩 세워진 특색 있는
소녀상들을 매일 보며
역사를 잊지 않기 위해
행동하는 시민들의 의지를
몸소 느낄 수 있었습니다

 

 

▲ 황민기 단원
흥사단 평택대학교아카데미

저는 ‘평화지기 소녀상 순례길 국토대장정’을 끝마친 단원 황민기입니다. 16박 17일 동안 일본군 위안부 소녀상을 따라 전국 도시들을 걸었습니다. 흥사단 평택대학교아카데미 학생들이 4월부터 기획했고 흥사단 평택안성지부 주관으로 8월 7일에 부산에서 출발해 8월 23일 서울 수요 집회를 마지막으로 끝나는 여정이었습니다.

16박 17일이라는 긴 여정을 지치지 않고 즐겁게 수행할 수 있었던 힘은 참여 주체들이 모든 프로그램을 스스로 기획하고 자발적으로 각자의 역할을 수행했기 때문입니다.

제가 평화지기 소녀상 순례길 국토대장정을 나선 뒤 보이는 것들에 대해 이야기 해보려 합니다.

처음으로 보였던 것은 각 지역의 소녀상의 특색이었습니다. 소녀상이 서있기도 하고 배경에 대표적인 위안부 사진이 비석으로 세워지기도 하고 다양한 형태의 소녀상들이 시민들이 발길이 많이 닿는 곳을 찾아 세워져 있었습니다.

수많은 시민들의 모금으로 하나씩 세워진 특색 있는 소녀상들을 매일 보며 역사를 잊지 않기 위해 행동하는 시민들의 의지를 몸소 느낄 수 있었습니다.

두 번째는 세종시에서 보았던 후원자의 이름입니다. ‘아노오 도요후미’라는 이름이었습니다. 보는 순간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이름이었습니다. 이분이 어떤 분인지는 자세히 알 수 없었지만 비석에 새겨진 이름 뒤에는 많은 뜻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는 국가적 대립을 뛰어넘어, 국적을 막론하고 이 문제를 보고 있는 개인이 인간으로서, 시민으로서 각자가 판단하고 기억하고 행동해야 할 문제라고 생각됩니다.

하지만 일본군 ‘위안부’ 문제는 객관적 사실과 증거들이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전범국인 일본에서 인정하고 있지 않은 역사임은 분명할 것입니다.

또한 2015년 12월에 이루어진 피해자의 동의 없는 합의는 시민들의 분노를 일으키고 하나로 모으는 계기가 되어 많은 소녀상이 건립되고 있는 현재에 이르렀습니다. 소녀상들을 보며 그저 지방자치단체 예산으로 동상을 세우는 사업이 아닌 시민들의 후원과 뜻을 모으고 수많은 논의가 이루어 진 뒤 세워짐을 분명히 알아야 할 것 입니다.

길을 걸으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제가 살고 있는 나라에 어떤 질곡에 역사가 있었는지 생생히 듣고 기억하는 시간들입니다. 16박 17일이라는 긴 여정을 통해 많은 시민들을 만났으며 저마다 소녀상을 세운 의미와 과정을 들어보면서 시민들의 소박한 소망과 함께 진정한 애국이 무엇인지를 알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평화지기 소녀상 순례길 국토대장정’을 진행하면서 몸은 지쳤지만 함께했던 참가자들의 마음은 오직 위안부 할머니들에게 한걸음 다가서 있음을 확신할 수 있었습니다.

저작권자 © 평택시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