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끗한 도시 이미지는 새벽에 결정되죠”

새벽 4시에 시작하는 하루의 일과
시민의 기분 좋은 출근위해 일해

 

 

 

누구보다 먼저 새벽을 여는 사람들이 있다. 밤새 어지럽혀진 거리가 깨끗한 모습으로 재탄생하는 것도 이들이 있기 때문이다. 시민들의 기분 좋은 출근길을 만드는 사람들, 바로 환경미화원이다.

2년차 새내기 환경미화원
“새벽에 일어나는 것이 제일 힘들었어요. 항상 5시가 되면 근무를 시작 하는데 저는 4시 15분경이면 근무를 시작하곤 하죠. 남들보다 일찍 하루를 시작해야 일찍 출근하는 시민들이 깨끗한 평택의 거리를 보며 출근할 수 있을테니까요”
평택시 환경미화원으로 신평동 JC공원 쪽을 담당하고 있는 송경섭(44) 씨는 누구보다 일찍 아침을 시작하고 있다. 신평동에만 17명의 환경미화원이 활동하고 있는데 2015년 7월 1일 입사한 그는 그중에서도 신참에 속한다. 오전에는 5시부터 9시까지, 오후에는 1시부터 5시까지 하루 8시간 근무지만 눈이 오나 비가 오나 출근해서 밖에서 일해야 한다는 점, 대신해줄 사람이 없는 만큼 어떤 직업보다도 책임감이 강해야 한다는 것이 이 일의 특수성이자 어려움이다.
“고등학교 1학년과 중학교 3학년인 아들이 둘 있어요. 아내도 맞벌이를 하니까 남는 시간은 집안일을 거들어주죠. 기본적인 살림은 다 해요. 청소나 빨래도 하구요. 몸이 아플 때는 정말 일어나기도 힘들 때가 있지만 그래도 이 일을 할 수 있다는 게 얼마나 다행이에요. 할 수 있는 데까지 누구보다 열심히 해야죠”
환경미화원 경력 2년차 새내기인 그는 시민들이 함부로 길에 쓰레기를 버리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한다. 개인마다 조금만 신경써준다면 평택 시가지가 조금 더 깨끗해 질 거라고 말하는 그는 때때로 몸이 아플 때면 떨어진 담배꽁초 하나도 치우기 힘들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힘들었던 과거를 생각하면 이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이 그저 감사할 뿐이라며 웃는다.

인생의 바닥을 경험했던 그때
“입사 후 한 달 동안이 제일 힘들었던 것 같아요. 한 달 새 6킬로가 빠졌으니까요. 감기에 장염에 피부병까지 도져서 힘들었는데 책임감 하나로 버텼죠. 8명 뽑는데 134명이 지원했을 만큼 높은 경쟁률을 뚫고 입사했는데 몸이 조금 아프다고 소홀하면 안 되잖아요. 몸과 마음이 같이 아팠던 때도 끝까지 잘 버텼는데 말예요”
송경섭 씨는 환경미화원이라는 직업을 갖기 이전에 다양한 직업을 거쳐 왔다. 제약회사에서도 있었고 시장에서 장사도 하고 의료기기를 판매하는 대리점도 했다. 특히 의료기기 대리점을 할 때는 4개월 만에 몇 천만 원에 달하는 손해를 보면서 생활비도 없이 혹독한 생활을 이어가기도 했다.
“생필품을 사려고 마트에 갔는데 주머니에 2만원 밖에 없더라고요. 카드 값도 밀려있는 상황이었는데 이것저것 사달라는 아이들을 보니 정말 마음이 아팠죠. 힘들어하는 아내에게도 너무 미안한데 그땐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더라고요. 그래도 그 상황을 이겨낼 수 있었던 건 바로 아내와 아이들 때문이었어요. 막연하긴 했지만 어느 날부터 한 푼이라도 벌어서 가족과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했으니까요”
송경섭 씨는 지금도 힘들었던 당시를 잊을 수가 없다고 말한다. 이제는 아이들이 먹고 싶어 하는 치킨도 마음껏 사줄 수 있게 됐지만 당시 자신을 향해 손 내밀었던 세상을 향해 자신도 조금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말을 빼놓지 않는다.

사초봉사단, 재능으로 나누고파
“환경미화원이 된 해 11월경부터 사초봉사단이라는 모임을 시작했어요. 식사자리에서 우연히 봉사를 해보자는 말이 오가게 됐는데 초창기에는 3명이 시작했다가 현재는 14명으로 회원이 늘었죠. 모두 직장인들로 구성됐는데 각자 할 수 있는 재능들로 장애인시설을 찾아가 공연도 하고 봉사도 하고 있어요”
사초봉사단은 단원들이 할 수 있는 일은 그야말로 다양하다. 노래, 레크리에이션, 마술, 기타연주, 풍선아트, 네일아트, 댄스 등 회원들이 모이면 어떤 무대도 꽉 채울 수 있을 만큼 각자의 재능을 뽐낸다. 요즘은 청담중·고등학교 댄스팀과 합류해서 장애인시설에 가면 공연 호응도가 만점이라고.
“‘사초’는 봉사와 초심을 합친 말인데 언제나 봉사를 처음 시작한 초심을 잃지 말자는 뜻에서 만들었어요. 내가 세상에서 따뜻한 위로를 받은 만큼 나도 돌려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죠. 내 작은 노력이 다른 사람들이 웃게 만들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단장인 송경섭 씨는 장애인 시설에 봉사하러 갈 때는 때때로 자녀들과도 동행한다. 봉사를 하면서 아이들이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지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그는 남을 배려하는 세상이 되기를, 비록 삶이 어렵고 힘들다 해도 모든 사람들이 행복하게 살 수 있기를, 그리고 내가 가진 만큼 남을 위해 베푸는 사람들이 많아지기를 기도하는 마음으로 오늘도 힘차게 새벽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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