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석수기념사업회 창립, 다양한 문학행사 눈길
퍼포먼스·시낭송·시화전·사진전 등 의미 더해


 

 

 

“철수하는 미군의 가슴이나/ 태평양이나, 아메리카로도 닦여지지 않는/ 누이의 눈물은 피가 되었다/ 십자가에 못박힌 한반도의/ 가장 참혹한 노을이 되었다”

평택 출신의 요절시인으로 알려진 박석수 시인을 조명하기 위한 기념사업회가 창립돼 9월 16일 북부문화예술회관에서 다양한 문학행사와 함께 문학의 도시 평택으로 가는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소설과 시 등을 넘나들며 자신만의 문학세계를 구축해 온 문학인 박석수, 그의 시 곳곳에서 드러나는 역사의식이 이번 ‘박석수기념사업회’ 창립에 따라 새롭게 조명될 것으로 기대된다.

미군기지와 함께 했던 송탄지역, 그중에서도 쑥고개에 대한 연작시에는 기지촌과 함께 성장해야 했던 그의 어린 시절과 민족의 애환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반미성향이 강해 미국 의회도서관에도 비치돼 있는 그의 두 번째 시집 <방화>에서는 주한미군 이전과 함께 평택에서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문학조명으로 인한 다양한 생각거리를 제공하게 될 것이라는 기대를 품게 한다.

이날 창립기념식과 함께 한 문학행사는 많은 문학인들과 예술인, 시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쑥고개는 살아있다’라는 주제로 진행됐으며, 김석환 행위예술가의 퍼포먼스 ‘십자가에 박힌 한반도’와 시낭송, 시화전, 쑥고개 사진전 등으로 풍성하게 진행됐다.

특히 첫 시집의 발문에 ‘천재’라며 극찬했던 안양의 김대규 시인, 그리고 자주 어울려 소주를 들이켰던 수원의 절친 임병호 시인도 이날 행사에 참여해 의미를 더했다.

이성재 박석수기념사업회장은 “박석수 시인의 문학세계를 조명하기 위해서는 책을 재 발간해야 하고 문학비 건립이나 생가 보존 사업 등 다양한 사업들이 필요하다”며, “박석수 시인이 평택을 넘어 더 많이 알려질 수 있도록 기념사업회가 충실하게 준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평택출신 시인이자 요절시인 박석수 시인·소설가는 1949년 지금의 송탄터미널 건너편 소방도로에 접해있는 평택군 송탄면 지산리 805번지에서 출생했다. 수원북중학교, 삼일상고를 졸업했으며 1971년 <대한일보> 신춘문예에 <술래의 잠>이 당선됐다. 1976년 제1시집 <술래의 노래>가 출간됐고 1979년 변두리 잡지사를 전전하다 70~80년대 인기잡이인 <여원>에 입사했다. 1981년 <월간문학> 신인상에 소설 당선됐고 1983년 제2시집 <방화>, 1987년 제3시집 <쑥고개>를 간행했다. 1996년 뇌졸중으로 투병하다 별세해 용인 천주교 공원묘지에 안장됐다. 생전에 <철조망 속 휘파람>, <차표 한 장> 등 소설집을 펴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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