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군 의문사도
속히 해결되고
군대 내 사망사건의
처우가 개선되길 바란다

 

 

 
▲ 조수미/평택여고2
chosumi0113@naver.com

1998년 판문점 공동경비구역 JSA에서 김훈 중위가 사망한 채 발견된 사건. 군 의문사 사건 중 가장 잘 알려진 이 사건은 육군이 사건을 성급하게 자살로 판단하고 초동수사를 부실하게 했다는 논란이 많았다.

사건 발생 직후부터 김훈 중위의 아버지인 김척 육군 중장이 사건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지난 2012년 8월부터 5년간 군 의문사 진상규명위원회, 국회, 대법원 등이 관심과 노력을 기울인 결과 국방부 중앙전사망심사위원회는 지난달 31일 고 김 중위의 사망을 순직으로 결정했다. 이런 결정이 다른 군 의문사 사건 해결에도 영향을 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현재 대한민국의 군대 내 사망사건에 대한 처리와 대우는 매우 심각한 수준이다. 군 사망사고 피해자의 정확한 현황파악도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 김 중위 사건 해결을 위해 노력했던 인권운동가 고상만 씨가 국방부에 사망자 통계자료 제출을 요구하자 돌아온 답은 “지금까지 군에서 자살, 또는 변사로 처리된 군인에 대해 우리도 관리하지 않아 자료가 없다”는 말이었다.

사망자 수도 파악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사망사건이 발생하면 대부분 ‘자살’로 종결시키는 군의 방식도 대단히 잘못된 일이다. 민간인의 자살사건을 수사할 때도, 피해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는지 여부만 수사하지 않는다. 사망 전 어떤 일들이 있었고, 무엇이 피해자가 자살을 결심하도록 했는지까지 수사한다.

그러나 현재의 군 헌병대 수사는 다르다. 총상으로 인한 사망이라면 누가 방아쇠를 당겼는지, 목을 매 사망한 사건이라면 스스로 목을 맸는지에만 집중한다. 자살이든 타살이든, 피해자가 어떤 상황에 처해 있었는지, 부대 내에 문제점이 있었던 것은 아닌지는 그들에게 중요하지 않다. 인권운동가 고상만 씨는 지난 2014년 고참들에게 맞아죽은 윤 일병이 죽기 전날, 스스로 목을 매었다면 군 헌병대 수사 방식에서는 자살로 처리될 것이라고 말한다.

2012년까지 대한민국 군대 창설 이래 66년간 복무한 63만 명의 군인 중, 군 복무 중에 사망한 군인들이 무려 3만 9000명이다. 한 해 평균 130여 명의 군인이 사망하고 그중 2/3가 자살로 처리된다.

대표적 의문사 사건인 김 중위 사망 사건의 순직 처리를 통해 다른 군 의문사 사건들도 속히 해결되고, 군대 내 사망사건의 처우가 개선되길 바란다. 또한 사망사건의 수사가 ‘타살인가, 자살인가’에 초점이 맞춰지는 것이 아니라 자살이라면 왜 자살을 선택했는지 군대 내의 문제점을 되돌아 볼 수 있도록 수사의 방향이 개선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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