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는
준비된 자에게
추억을 선물하지만
준비되지 않은
자에게는
비극을 줄뿐이다

 

▲ 최로사 경장
평택해양경찰서
해양안전과

지난 10월 9일 전남 진도에서 낚시하던 40대 가장과 11살 아들이 7살 막내를 구하려 바다로 뛰어들었다가 숨지고 말았다. 10월 3일에는 제주도에서 가족 5명이 타고 있던 낚시 배가 전복되어 4살 어린이가 사망했다.

해마다 가을이면 낚시와 레저를 즐기기 위해 우리 바다로 사람들이 찾아오고 그에 따라 해양 안전사고도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 실제로 2016년 평택해경서 관내 해양 사고를 살펴보면, 79건의 사고 중 가을철(9월, 10월)에 발생한 사고는 27건으로 전체의 34%를 차지한다.

바다에서 일어나는 안전사고를 막기 위해 해양경찰도 열심히 노력하고 있지만, 삼면이 바다인 우리나라에서 모든 해양 사고를 해양경찰만의 힘으로 방지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이다. 해양안전 최 일선에서 근무하는 경찰관으로서 바다에서 일어날 수 있는 안전사고를 막기 위해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몇 가지 알려드리고자 한다.

첫 번째, 구명조끼는 반드시!! 바다에서 낚시를 하거나 보트를 탈 때 구명조끼를 입는 것은 차에 탔을 때 안전벨트를 매는 것만큼 중요하다. 위험한 상황에서 생명을 구할 수 있는 최후의 안전판이다. 특히 어린이에게 구명조끼는 ‘생명벨트’와도 같다. 바닷가에서 레저를 즐길 때는 구명조끼를 입어야 생명을 구할 수 있다는 것을 잊지 말자.

두 번째, 바닷물이 들고 나는 시간 반드시 확인!! 서해안은 조석간만의 차이가 크다. 갯벌에서 조개를 캐다가 바닷물이 차올라 갯바위에 고립된 후 해양경찰에 구조를 요청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어린이를 데리고 갯벌로 나갈 때는 더욱 더 주의를 해야 한다. 스마트폰에 앱을 설치하면, 바닷물이 들고 나는 시간을 간단히 알 수 있다.

세 번째, 해로드(海ROAD) 앱 스마트폰 설치!! 해양수산부에서 무료로 배포한다. 스마트폰에 내려 받아 사용하면 편리하다. 바다와 갯벌에서 자신의 위치도 쉽게 알 수 있고, 위험 상황에서 즉시 해양경찰로 구조 요청을 할 수도 있다.

네 번째, 바다에서 휴대전화는 방수 팩에!! 갖고 있는 핸드폰이 바닷물에 젖으면 사용을 할 수 없고, 해양경찰에 구조 신고를 할 수도 없다. 방수 팩이나 비닐봉지를 쓰면, 핸드폰 고장도 막을 수 있다. 바다에 갈 때는 미리 배터리를 하나 더 준비하는 것도 좋다. 구조 신고를 하고 난 후에 배터리가 떨어져 자신의 위치를 알리지 못하는 아찔한 상황도 많다는 것을 명심하자.

다섯 번째, 레저보트 연료와 배터리 점검 필수!! 바다에서는 조류와 바람 때문에 보트의 연료가 훨씬 더 많이 소모된다. 이 정도면 충분하겠지 방심했다가 연료가 떨어지거나 배터리가 방전되어 해양경찰에 구조를 요청하는 경우가 많다. 바다로 나가기 전에 여분의 연료를 충분히 준비하자. 사소한 습관이 생명을 지킬 수 있다.

옛날부터 뱃사람들은 ‘발밑이 바로 저승’이라는 말을 잊지 않는다. 바다는 준비된 자에게 추억을 선물하지만, 준비되지 않은 자에게는 비극을 줄 뿐이다. 가을 바다에서 즐거움과 추억을 만들기 위해서 실천하기 쉽고 간단한 해양 안전 수칙을 꼭 지켰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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