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5년 10월 10일

성환과 평택까지 판로 확장
부정약품 사용, 세무 조사

 

 

 

“지난 十일 돌연 평택세무서원(平澤稅務署員)이 쑥고개 한남양조장(漢南釀造場)에 출동하여 제성주(製成酒), 사입실(仕込室), 장부 등을 일일이 검사하고 국자(麴子)를 전부 차압(差押)하며 영업정지(營業停止)를 시키었다는데, 이제 그 내용을 탐문한 바에 의하면 동 양조장은 인가가 극히 적은 쑥고개에 위치를 두었으나 판매 성적은 진위군 내에서 제일 우수하여 멀리 성환(成歡)과 평택(平澤)에 대량으로 진출하여 상당한 판로를 가지고 있던 중 수일 전에 약품(藥品)을 구입하여 오다가 열차 내 이동반 경찰에게 발각된 것이라 한다.”(『조선중앙일보』 1935년 10월 19일)

양조장은 술을 빚는 공장이다. 지금이야 술을 생산하는 공장이 흔하고 다양한 술을 출시하고 있지만, 1930년대만 해도 그리 흔하지 않았다. 이 시기 평택에 등록된 양조장은 평택주조(平澤酒造)주식회사가 유일했다. 그렇지만 이외에도 막걸리 등을 술을 생산하는 곳은 여러 군데 있었다. 1934년 2월 28일 평택에서 경기도주류품평회를 개최할 정도로 평택은 술과 인연이 깊은 곳이다.

요즘도 방송이나 신문을 보면 불량식품과 관련된 소식들을 많이 접할 수 있다. 그때마다 “어찌 저럴 수가 있을까”, “자기 가족들이 먹는다면 그렇게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러면서 먹거리에 대한 불신을 하게 된다.

1935년 10월 10일 평택에서도 불량식품으로 큰 화제꺼리가 일어났다. 바로 서민들이 좋아하고 즐겨 먹는 막걸리에서 부정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지금은 송탄(松炭)이라고 불리는 쑥고개에 있는 한남양조장(漢南釀造場)에서 막걸리를 제조하는 과정에서 부적절한 약품을 사용하였기 때문이다.

한남양조장의 규모나 시설에 대해 알려진 것은 없지만 맛에 대한 평판이 당시 진위뿐만 아니라 성환(成歡)과 평택까지도 알려져 이는 꽤나 유명한 막걸리였다. 그런데 이 양조장은 인가가 거의 없는 쑥고개에 위치하고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평소에도 부정한 약품을 사용할 개연성이 있다고 본 것이다. 하루는 부적절한 약품을 구해서 오던 것을 기차의 경찰 이동단속반에 발각이 돼 탄로가 났다. 이를 통보받는 세무서는 한남양조장으로 들이닥쳐 이미 만들어놓은 술뿐만 아니라 사입실과 관련 장부를 모두 압수하고, 술의 원료가 되는 국자(麴子) 즉 누룩도 수거했다. 그리고 영업정지라는 강력한 처분을 내렸다. 당시 평택에서 제일 유명했던 술은 다름 아닌 부정약품을 사용해 제조된 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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