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 고교평준화 기로岐路,
찬·반 갈등 해법 찾는다

 

평준화 논쟁 떠나 교육적 의미 찾기부터 시작해야
평택시·교육청·시민연대 함께 실무협의체 구성 필요
평택지역신문협의회, 고교평준화 합리적 해법 모색


 

평택시와 평택지역신문협의회가 주최·주관하고 평택시의회가 후원하는 제6회 평택로컬포럼이 ‘고교평준화, 평택의 선택은?’ 이라는 주제로 11월 2일 평택시청소년문화센터 시청각실에서 열렸다.
평택지역신문협의회는 평택시사신문, 평택시민신문, 평택신문, 평택자치신문, 평택저널 등 5개 신문사가 함께 하고 있으며 이번 포럼에서는 서민호 평택자치신문 대표가 좌장을 맡았다. 이번 포럼은 2015년 4월 출범한 ‘평택고교평준화 시민연대’ 등이 추진하고 있는 고교평준화 문제를 둘러싸고 시민들의 찬·반 의견이 양분된 상황에서 이를 공론화함으로써 합리적인 해법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정상균 평택시 부시장은 인사말에서 “역량 있는 지역신문 대표님들의 참여로 이뤄지는 평택로컬포럼이 여론을 수렴해 지역현안의 의사결정에 중심적인 역할을 해주시는 것에 감사를 드린다”며 “오늘 포럼이 비평준화정책의 유지와 폐지, 각각의 경우에 발생할 수 있는 효과와 부작용을 함께 검토해서 대안을 마련하는 열띤 토론의 장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평택시사신문>은 이날 토론회를 지상 중계함으로써 시민들과 함께 평택의 고교평준화 시행에 대한 문제를 진단하고 찬반에 대한 다양한 의견들을 공유하며 대안을 생각해보고자 한다.
                                                                            - 편집자 주 -


 

 

 

▲ 서민호 좌장-평택자치신문 대표


 

 

▲ 김위정 연구2팀장
경기도교육연구원

■ 기조발제
김위정 연구2팀장/경기도교육연구원

고교평준화, 하향평준화 논란 근거 없어
평준화지역에서 교육격차 감소 드러나

고교평준화에 대한 찬·반 논리 이면에는 평준화가 고등교육 기회의 획득, 곧 대학입학과 밀접하게 관련이 있다. 따라서 고교평준화 제도는 사회경제적 계층에 따른 이해관계가 얽혀있다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평준화 제도에 대한 학부모들의 태도는 이 제도가 자신의 자녀들이 대학에 진학하는데 유리한 것인가에 대한 판단에 의해 좌우될 가능성이 높다.
평준화가 학생들의 학력을 전반적으로 저하시킬 것이라는 주장과는 다르게 실증연구 결과 평준화와 학업성취도는 유의한 관련성이 없는 것으로 나타나 하향평준화 주장은 기각되어야 한다는 것을 확인시켜주었다. 오히려 성취수준별로 차별적 효과가 나타나 평준화지역에서 교육격차가 감소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고교평준화 정책도입의 일부 목적, 중학교 교육의 정상화와 지나친 입시경쟁, 사교육의 지양, 고교서열화 지양, 교육격차 완화 등의 목적은 달성했다. 그러나 지금까지 성과는 평준화 지역 학생들의 학업성취도나 정의적 영역에서의 성장, 과도한 사교육비 지출 등에서 긍정적인 성과를 보여주었다기보다 비평준화 지역에서 상대적으로 더 부정적 결과를 보였기 때문에 그래도 평준화가 더 낫다는 식의 결과다. 평택은 고교평준화의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평준화를 시행하는 과정은 많은 갈등을 내포하고 있어 이를 지혜롭게 풀어나가야 한다. 무엇보다 평준화 논쟁을 떠나서 교육적으로 의미 있고 타당한 것이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부터 시작해야 한다.

▲ 심우근 정책국장
평택고교평준화시민연대

■ 기조발제
심우근 정책국장/평택고교평준화시민연대

지역인재 외부유출은 평준화와 상관없어
인재분배, 특정부문 독점·권력집중 없애야

고교 평준화의 경우 처음 도입하는 제도가 아니라 도입한지 43년이나 됐고 전국 학생수  70% 이상에게 적용하는, 중규모 이상 도시에서는 거의 다 시행하는 제도다. 학력 상하향의 여부를 어떻게 판별할 것인가도 문제이지만 이를 단순화하여 대학입시 결과로 본다면 새로 평준화한 지역 학생들의 대학진학률이 비평준화 때보다 더 높아졌다는 객관 통계가 여러 곳에서 나와 있다. 평준화는 소수 성적 상위권 학생에게만 주던 학교 선택권을 다수 학생들에게도 주는 매우 착한 제도인데 이것을 개인 학교 선택권을 가로 막는다고 주장함은 억지다. 평준화를 하면 지역 인재들을 외부로 빼앗긴다는 우려에 대해서도 평준화와 상관없이 최상위권 학생들은 특목고로 자사고로 지역을 빠져 나간다.
내 생각과 다르다고 고교평준화를 반대해서는 안 된다. 국가경쟁력은 평준화와 관련이 없다. 인재를 모든 부문에 적절히 나누기 위해서는 특정한 부문의 이익 독점과 권력 집중을 없애야 한다. 사교육비는 평준화 때문이 아니라 대학서열화 때문이다. 지금의 구조는 초중고교 때의 학교 성적 결과로 앞날이 거의 판가름 난다. 지역 안에 있는 이른바 ‘명문’이라는 한 두 학교 학생 이외의 다수 학생들이 패배감으로 평생을 살게 할 수는 없다. 평준화를 반대하는 소수가 갈 비평준화 경쟁 입시 체제 학교는 지금의 특목고로도 충분하다. 목소리 큰 소수를 위해 다수가 심한 고통을 겪는 뒤틀린 현상을 당장 바로잡아야 한다.


 

▲ 서현옥 의원
평택시의회

■ 지정토론
서현옥 의원/평택시의회

평택, 평준화 시행 물리적여건 충분
효율적 방법으로 입시제도 결정돼야

고교평준화가 시행되기 위해서는 지역인구가 50만 정도가 되어야 하고 일반계 고등학교 수가 20개교를 넘어야 한다. 현재 평택은 인구가 50만에 육박하고 일반계 고등학교 수도 16개로 평준화를 시행할 수 있는 물리적 여건은 충분하다. 각자의 소질과 능력을 개발하고, 개성에 맞는 진로를 선택하는 등 다양한 교육과정을 학생들 스스로 경험할 수 있고, 결정할 수 있도록 제공해주어야 하는 것이 우리 어른들이 해야 할 일이다. 학생들이 학생으로서의 권리를 잘 누리고, 공부를 하는데 있어서도 가장 효율적인 방법으로 고교 입제제도가 결정되어야 한다.

▲ 문영일 취재부장
평택시민신문

■ 지정토론
문영일 취재부장/평택시민신문

강원·천안·용인, 시행 이후 명암 있어
평준화, 시행 후 지원대책 마련 중요

2013년 강원지역에서 재도입한 고교평준화는 중학교 수업 정상화, 학생들의 자존감 향상, 일반고 교육역량 강화, 학교 서열화 폐지 등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명문고의 그늘이 존재하는데다 학교와 교사의 역량 평준화는 만족할 만한 수준이 아니라는 한계도 있다. 2016년에 고교평준화를 시행한 천안시의 경우 명문고나 성적에 따라 지원하지 않고 집에서 가까운 학교, 자신의 꿈과 끼, 미래의 목표를 이룰 수 있는 학교로 진학하는 성향을 보였다. 용인지역의 경우 평준화 이후 차별적인 말을 하는 분위기는 사라졌다고 한다. 고교평준화는 준비과정 못지않게 시행 후 지원대책 마련이 중요하다.

▲ 고인정 상임공동대표
평택고교평준화시민연대

■ 지정토론
고인정 상임공동대표/평택고교평준화시민연대

평택의 고교평준화 시기상조 아니야
교육환경 질적 수준 균등화 전제해야

평택시는 3개 권역으로 나뉘어져 있고 각각의 생활권역으로 형성되어 독자적인 구조를 갖고 있기 때문에 오히려 평준화의 조건이 더 좋다. 시간이 지나더라도 사립학교가 없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고교평준화는 시기상조라는 말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고교평준화는 학생, 교사, 교육환경의 질적 수준 균등화를 전제로 실시해야 하고, 학교의 자율성과 특성화를 지원해 나가야 한다. 고교평준화가 늦어진 만큼 상향평준화를 위한 노력과 투자가 적극적으로 이루어져 시설격차, 학교여건의 격차, 대중교통의 문제점 등을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하루속히 평택시와 경기교육청, 그리고 시민연대가 함께하는 실무협의체를 구성해야 한다.

▲ 윤희정 학부모
비전중·이화초등학교

■ 지정토론
윤희정 학부모/비전중·이화초교

내신 잘나오는 곳이 좋은 학교인가
평택도 3개 권역을 나눠 평준화해야

좋은 학교는 내신이 잘 나오는 곳이고, 공부 못하는 친구들이 등수를 깔아준다는 말을 초등학교 6학년 아이가 하는 것이 현실이다. 이것은 우리의 교육이 얼마나 왜곡되어 있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최근에 경기도교육청에서 2017년 경기자유학기제 설명회가 있다고 해서 들어보니 완전히 이상적으로 잘 되어 있어 기뻐했는데 알고 보니 그것은 평준화지역을 위한 것이었다. 교사도 학부모도 아이들도 학교의 비평준화가 얼마만큼 비효율적인지 안다면 다른 경기도의 9개의 도시 학군을 지정해 평준화한 것처럼 평택도 3개로 권역을 나눠 평준화를 해야 한다.

▲ 조종건 사무총장
평택샬롬나비

■ 지정토론
조종건 사무총장/평택샬롬나비

평택시의 자정능력 심각한 위기
교육정책 개선·고교평준화 있어야

우리 한국은 교육강국 1위로 칭찬을 받고 있다. 그러나 교육강국 1위에 사는 한국의 청소년 실태는 비참하다. 평택의 일부 학교가 본질을 간과한 채 눈에 보이는 것만 좇아 살아가는 사람들처럼 입시양성소로 전락하고 있다. 1974년 서울과 부산을 시작으로 전국 70% 이상의 평준화를 시도하고 있고 고교 평준화교육 40년이 넘었지만 전혀 변화의 조짐이 없는 폐쇄된 비평준화 교육현장이 평택시다. 고교평준화를 실행했을 때 우려하는 하향평준화의 실증적 결과는 없다. 한국사회와 평택시의 자정능력이 심각한 위기를 맞았다. 정부의 교육정책 개선과  고교평준화로 학생들의 자존감 회복과 학교 간 서열화 등을 없애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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