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정치개혁은
선택이 아니라
꼭 해야 하는
지역의 필수 과제다

 

 
▲ 이은우 이사장
평택사회경제발전소

2018년 6월 13일은 지방선거가 있는 날이다. 아직 6개월이 남았지만 시장, 도의원, 시의원 등에 출마하려는 수많은 사람들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각종 행사나 모임에 다니며 얼굴을 알리려고 고군분투하는 출마자들이 안쓰럽기도 하지만 철학이나 품격, 비전이 없는 일부 사람들은 이제 그만 봤으면 하는 생각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다.

물론, 선출직에 대해 권력욕을 갖는 것은 상인이 이윤을 추구하는 것과 같이 나무랄 것이 없다. 다만 선거와 표를 의식해서 편 가름의 대중정서에 편승하고 조장하는 것은 권력욕에 영혼을 파는 행위다. 자신과 대중을 함께 망치는 죄를 짓는 것이다.

지방권력에 이토록 많은 사람들이 열광하는 이유 중에 하나는 작은 권력이라도 잡으면 그것 이상으로 따라오는 의전과 위세가 대단하기 때문이다. 오죽했으면 작가 윤흥길은 <완장>이라는 소설로 이를 조소했겠는가. 우리 지역을 되돌아보게 되면 ‘나’는 시민들과 가진 힘의 정도가 다르다, 이런 표식을 원하는 지역정치인들을 자주 목격하게 된다.

선거 때는 시민의 머슴이지만 당선만 되고 나면 시민 위에 군림하는 정치문화는 바뀌어야 한다. 군림하는 자가 아니라 잘 섬기는 사람이 돼야 한다. 권위를 내려놓고 시민들과 허물없이 어울리는 사람이 선택받는 선거가 돼야 한다.

지방선거는 있어도 제대로 된 지방정치인은 없다는 냉소적 목소리가 지속되고 있는 현상은 매우 바람직하지 않다. 거대 정당의 공천만 받으면 당선은 ‘떼어 놓은 당상’이라 여기는 왜곡된 지방정치 현실도 개혁돼야 한다.

그런 점에서 정치적 다양성은 실종됐고 견제와 균형은 애당초 불가능한 지방정치 현실을 바꾸려면 선거제도 개혁이 선행돼야 한다. 시민의 의사가 제대로 선거를 통해 반영되도록 첫째, 광역의회 의원은 득표율과 의석수가 일치하도록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실시해야 한다. 둘째, 기초의원은 선거구별 3, 5인 선출하는 진정한 중선거구제를 실시해야 한다. 셋째, 비례대표 정수를 의석 대비 30%로 늘리는 등 지방선거제도 개혁이 중요하다. 제대로 된 지방분권과 풀뿌리 민주주의를 이루기 위해서라도 선거제도 개혁에 힘을 모아야 한다.

지방정치를 왜 하려고 하는지, 무엇을 이루고자 하는지, 무엇을 변화시키고자 하는지에 대한 열정과 철학, 비전이 없는 정치인으로는 지방정치를 혁신하고 생활정치로 전환시킬 수 없다. 내가 이루고자하는 지역의 미래가 있는 사람들이 지방선거에 나오고 주역이 되도록 해야 한다.

또한, 내년 지방선거는 외부자본·행사 유치에 의존하는 ‘외래형 개발전략’이 아니라, 지역의 사람과 자원을 활용하는 ‘내발적 발전’ 전략에 대한 공론의 장이 돼야 한다. “삼성이 들어왔다. 미군이 늘어난다. 인구 100만 도시가 된다” 들떠있는 도시에서 지역민들의 힘들다는 아우성과 소외감은 왜 높아지고 있는지에 대해 답을 찾는 선거과정이 돼야 한다.

이제 평택은 지역사회의 다양성이 발현되고 인간의 가치와 개성이 존중받는 사회로 변화해야 한다. 시민이 지역정치의 주인이 되고 풀뿌리 주민자치가 실현돼야 한다.

지역정치를 바꾸기 위해서는 유권자들 스스로 책임도 권리도 의무도 없는 방관자의식을 버려야 한다. 이제 한번 제대로 평택의 지역정치를 바꿔보자. 그 방식은 다양할 수 있을 것이지만, 한가지만은 분명하다. 지역정치개혁은 이제 선택이 아니라 꼭 해야만 하는 지역의 필수 과제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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