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의사 무시한 밀어붙이기, 소중한 땅 끝까지 지킨다”
주민들 화형식 강행, 저지하는 경찰과 충돌 ‘한때 몸싸움’

 
10월 23일 오전 10시 경, LG전자가 입주가 예정인 진위 제2산업단지 수용지역 농민 100여명이 산업단지 철회를 요구하며 평택시 남부문예회관 앞 광장에서 시위를 벌였다.
이날 집회에서 진위 제2산업단지 주민대책위 소속 농민들은 결의문을 발표하고 “우리가 수백 년 살아온 땅은 모두의 생존이 걸린 소중한 땅으로 헐값에 우리의 옥토를 절대 팔아넘길 수 없다”며 “LG전자는 평택시를 내세워 뒤에 숨지 말고 당당히 나와 주민과의 대화에 응하라”고 촉구했다.
주민대책위 김성희 위원장은 “경기도와 평택시는 일방적인 몰아붙이기를 하며 정당한 절차와 주민의 의사를 무시하고 있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누가 우리의 땅을 맘대로 빼앗을 권리를 주었나? 아무도 동의하지 않았다. 생명이 살아 숨 쉬는 소중한 땅을 지키기 위해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고 지켜내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별다른 충돌 없이 진행되던 시위는 위원장 연설에 이어 구호와 초청연사의 연대사로 분위기를 돋운 후 벼이삭과 이 지역에서 생산하는 오이, 호박을 담는 박스 등을 이용해 ‘농산물 화형식’을 시작한 주민들과 이를 저지하려고 미리 준비된 소화기를 살포 하는 경찰의 충돌로 시위 현장은 순식간에 연무가 난무하고 몸싸움이 벌어지는 격한 상황으로 돌변했다.
한때는 경찰 측이 불법행위를 이유로 강제연행을 시도하는 등 사태가 더욱 악화되는 듯 했으나 다행히 더 이상의 불상사는 발생하지 않아 주민들은 시청 앞까지 행진을 한 후 자진 해산함으로써 집회가 마무리됐다.
한편, 평택시 진위면 가곡리, 하북리, 야막리, 갈곶리, 청호리 일원 431만 6687㎡에 들어설 예정인 진위 제2산업단지는 평택시와 LG전자가 지난해 9월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같은해 10월 7일 개발행위허가 제한지역으로 고시했으며 그 이후 이를 반대하는 주민들과 지속적인 마찰을 빚어왔다. 최근에는 농림수산식품부가 우량농지 전용을 이유로 허가를 보류하고 있어 사업이 암초에 걸려있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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