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학년제와
진로탐색 활동은
청소년들의 삶을
더 풍부하게
채워줄 것이다

 

▲ 이원규 팀장
평택시진로체험지원센터

4차 산업혁명을 논하는 현 시대에 기업의 변화와 이에 따른 시장경제의 구조적 혁신과 직업세계의 변화는 필수 불가결한 것이다. 이에 따라 학교현장과 교육정책은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토론식 수업과 진로체험 활동 중심으로 진행되는 중학교 자유학년제가 전면 확대된다. 내년부터 전국 3210개 모든 중학교에 자유학기제를 운영하고, 그중 47%에 해당하는 1470곳에는 중학교 1학년생을 대상으로 1년간 자유학년제를 적용하겠다는 계획을 교육부가 내놓았다. 자유학기제 학교는 연간 170시간 이상, 자유학년제 학교는 221시간 이상 운영해야 한다. 대상 학교는 교육과정을 자율 편성해 수업하고, 중간·기말 지필고사도 치르지 않는다. 수행평가 중심의 중학교 1학년 내신 성적도 고입에 반영하지 않는다는 것이 계획의 골자이다.

자유학기제 확대를 두고 평가는 극명하게 엇갈리기도 한다. 시험을 없애 학생들이 여유롭게 꿈과 끼를 탐색할 기회를 제공한다는 찬성 의견과 현행 자유학기제가 여전히 수박 겉핥기식이어서 사교육을 시키느냐에 따라 학생 간 학업 격차가 크게 벌어진다는 반대 의견도 여전히 공존하고 있다

지난 11월 5일 있었던 교육부의 발표 이후 중앙일보, 국민일보 등은 사설 등을 통해 자유학년제의 실효성이나 학력저하 등의 문제와 관련한 대책을 주문하기도 했다.

자유학년제에 대비한 진로체험 활동의 예산지원, 인프라, 전문성, 프로그램의 질과 다양성 부족 등을 문제 삼는 부분은 일면 수긍이 가는 내용이다. 다만 지필고사가 없고 고입내신에 반영되지 않는 1년의 시간을 과연 단순히 ‘학습저하’ 또는 ‘공백기’로만 바라보는 시선에는 전혀 동의 할 수 없다.

‘진로’는 사람이 일생을 통해 살아나가는 길을 뜻한다. 좁은 의미의 진로는 일과 직업을 말하며, 넓은 의미로는 자신의 교육이나 직업, 결혼, 가정생활, 노후생활 등 우리가 살아가면서 거치게 되는 모든 일과 활동을 포함한다.

우리 청소년들이 청소년기가 시작되는 중학교에 들어서며 그러한 ‘진로’를 집중 탐색할 수 있는 교육과정이 생겼다는 것만으로도 삶을 더 풍부하게 그려낼 기회가 생겼다고 본다. 또한 다양한 기회와 활동을 통해 막연했던 편견이나 지식을 걷어내고 새로운 시선으로 볼 수 있는 매우 의미 있는 학습의 장이 펼쳐진 것이다. 그러한 활동은 청소년들에게 자발적으로 학업에 매진하거나 또 다른 목표를 찾아주는 촉매제의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가 된다.

이른바 공부를 잘해서 좋은 대학에 진학하고 이를 통해 사회에 발을 내딛게 하는 인재배출의 시스템은 이미 끝이 보이고 있다. 오죽하면 2008년 한국을 방분한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의 입에서 “한국 학생들은 하루에 15시간 이상 학교와 학원에서 미래에 필요하지 않은 지식과 존재하지도 않을 직업을 위해 아까운 시간을 소비한다”고 일침을 놓았을까 생각해봐야 한다.

자유학년제로 대표되는 진로교육은 그간의 구태의연한 교육과정에서 벗어나기 위한 최소한의 노력이며 이를 더욱 확대하는 동시에 진로교육을 위한 지역사회 네트워크 인자들을 최대한 끌어 모아 온 지역사회를 교육의 현장으로 조성해야 한다.

“아 이런 세계도 있구나!” 그렇다 진로탐색 활동은 청소년들이 다양한 세계로 눈을 넓히는 첫 관문 이어야 한다. 이를 통해 다양한 세계관과 창의적 진로개발 역량을 갖춘 행복한 인재를 육성하는 것이 진로교육의 핵심이어야 한다.

언제까지 하나의 정답을 정해놓고 그걸 맞추는 게임으로 우리 아이들을 평가하고 줄세우기 할 것인가? 하나의 문제에 다양한 정답을 만들어 내며 깔깔 웃는 우리 아이들의 행복한 미소를 상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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