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 받고
간절한 이들이
꼭 새해 복을
받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 이은우 이사장
평택사회경제발전소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인사를 나누며 새해가 시작되고 있다. 새해에는 평택사람들이 바라는 소망이 이뤄지기를 빈다. 그러면서 오붓한 행복인 ‘복’을 받아야만 하는 절박한 사람들이 우리 주변에 있다는 것을 기억하고 지역사회가 그들의 손을 잡아 주는 무술년 새해이길 희망하게 된다.

인간다움의 필수 조건은 ‘타인에 대한 공감’이다. 언제부터인가 ‘자기 이익’과 ‘자기 보존’이 우선인 사회가 되면서 우리는 타인에 대해 느끼고 이해하는 것에 둔감해지고 있다. 해고노동자, 비정규노동자, 장애인 부모, 토건개발로 집을 잃어야 하는 사람들, 비리에 맞서 싸우고 있는 사람들의 고통·간절함에 무감각한 이들이 많다. 새해에는 우리 이웃에 대한 관심, 그들과의 교감, 연대를 고민해 보는 공동체 ‘평택’을 소망한다.

많은 시민들은 쌍용차 해고자 문제가 해결됐다고 믿고 싶어 한다. 그러나 쌍용차의 해고노동자 130여명은 9년째 공장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2015년 노사 합의로 2017년 상반기까지 해고자 전원복직을 약속했던 회사가 차일피일 약속을 미루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는 사이 상당수 해고노동자들의 삶은 피폐해지고 있으며, 절망적인 시간을 보내고 있다. ‘함께 살자’는 희망이 사라지는 것처럼 두려운 일은 없다고 해고자들은 말하고 있다. 쌍용차 살리기에 시민들이 응원하고 함께 했던 이유는 함께 사는 지역사회가 행복한 공동체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지금도 추운겨울 거리에서 촛불을 들고 복직을 염원하는 해고노동자들이 우리 주변에 있다. 그들에게는 복직이 가장 행복한 ‘복’일 것이다.

또 많은 사람들이 ‘정의로움’과 ‘대의’를 쉽게 말하지만 실제로는 삶의 현장에서 그러한 인간으로 살기란 쉽지 않다. 성범죄, 교비횡령, 족벌경영 등 사학비리 종합세트인 평택대 문제를 보면서 많은 시민들은 분노했고 정상화가 돼야 한다고 여기고 있다. 그것이 정의이고 공정한 것이라 여겼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학비리에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할 재단이사회와 ‘뇌물전력’ 총장직무대리는 ‘하나님’ 이름을 팔며 정상화운동에 나서고 있는 교수, 학생들을 억압하고 있다. ‘시민의 대학’으로 평택대를 개혁하고 공공성과 민주성을 실현하는 대학으로 평택대가 거듭날 수 있도록 지역사회의 관심과 연대가 필요하다. 지금도 평택대 정상화 염원으로 교수, 학생들은 어려움을 이겨내며 정의로움을 실천하고 있다. 그들은 정상화의 ‘복’을 받을 자격이 충분하다.

그리고 신성장 경제신도시 평택에는 누구를 위한, 무엇을 위한 사업인지가 불분명한 각종 토건개발사업 등으로 물질적, 정신적 고통을 받고 있는 주민들이 많다. 황해경제자유구역 현덕지구 ‘중국인도시’, 성대 유치는 사라진 브레인시티개발사업, 평택동부고속화도로 민간투자사업, 모산골평화공원 민간개발추진, 평택미군기지 탄저균 생화학무기 실험추진 등으로 주민들의 혼란과 피해가 가중되고 있다. 개발주의 패러다임으로 인한 환경파괴, 공동체 갈등과 원주민 축출, 개발이익의 편중과 사회적 양극화, 지역불균형 등의 부작용은 사회적으로도 더 이상 수용되기 어렵다는 것이 지역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주민의 행복지수와는 무관한 막개발로 불투명한 미래를 걱정하며 정든 집을 떠나야 하는 사람들, 마을과 추억이 사라져야 하는 사람들이 우리 주변에 많다는 것을 잊지 않으면 좋겠다. 지금도 불안한 하루를 보내고 있을 그들에게 새해 ‘복’이란 무엇일까?

2018년 새해는 우리가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길을 찾아가기 위해 내 옆의 사람들과 끊임없이 눈을 맞추고, 내 옆의 타자를 발견하고 그 곁에 서는 것에서 시작해보자. 고통 받고 간절한 이들이 꼭 새해 복을 받을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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