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운 영화를 좋아하지만
못 보는 이들에게 추천한다

 

 

 

 

 
▲ 홍민정/평택여고 2
clava735@naver.com

2014년 개봉된 영화 ‘바바둑’은 오스트레일리아 출신의 감독 제니퍼 켄트가 9년 전 자신이 만든 단편 영상을 바탕으로 만든 호러무비다. 바바둑은 교통사고로 남편을 잃고 혼자 아이를 키우는 싱글맘 아멜리아와 그의 아들 새뮤얼에게 일어나는 이야기를 그렸다. 좀 더 얘기해보자면 그의 어린 아들 새뮤얼은 과잉행동장애를 가졌고 의지할 곳 없이 그를 홀로 키워오던 아멜리아는 어느 날 그에게 바바둑이라는 동화책을 읽어주게 된다. 하지만 예기치 못한 일이 벌어졌다. 그 책이 단순한 동화책이 아니라 악령의 저주가 담긴 금서였다는 것인데 이를 계기로 바바둑은 두 모자의 일상 속을 깊숙이 파고들기 시작한다.

다소 스토리라인이 진부하다 느껴질 수 있음에도 이 영화가 높게 평가받는 이유는 등장인물들의 세세한 감정라인을 잘 살렸기 때문이다. 아들인 사무엘이 가지고 있는 어디로 튈지 모르는 공격적 성향 때문에 바바둑의 등장 이전부터 아멜리아는 지칠대로 지쳐있었다. 회사에선 일을 하고 집에선 아이를 보며 어디서도 쉬지 못하고 삶은 점점 피폐해져만 가던 중 바바둑이 등장해버린 것이다.

바바둑의 정체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하다. 산후우울증이라는 사람도 있고, 악이라는 사람도 있지만 전체적으로 아멜리아에게 내재된 어둠이라는데 있어서는 일맥상통한다. 바바둑은 아멜리아가 어떻게 해서든 숨기려고 하는 심연에 자리했기 때문에 우습게도 아멜리아가 도망 갈수록 바바둑은 더욱 빠르게 다가온다. 결국 끝까지 도망가고 맞서 싸운 아멜리아는 바바둑에게 잠식당해 아들 사무엘을 살해하려는 지경에까지 이른다.

종국적으로 그녀는 다른 선택을 해냈지만 그래도 찝찝한 느낌은 지울 수 없다. 바바둑이 언제 다시 나와 삶에 침투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이 영화는 긴장감 있지만 무서운 장면은 없기 때문에 만약 무서운 영화를 좋아하지만 잘 못 보는 사람이라면 이 영화를 추천하고 싶다.

저작권자 © 평택시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