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많은 시민들의 나눔 참여와
공공에서 내미는 손으로 이뤄질
복지평택을 기대해봅니다

 

▲ 박정인 대표
평택협동사회네트워크

평택은 행정 관할에 따라 시청이 직접 담당하는 남부, 송탄출장소가 담당하는 북부 그리고 안중출장소의 담당 지역인 서부 등 세 권역으로 나누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 가운데 안중출장소 담당 지역인 평택시 서부지역은 인구가 가장 적을 뿐 아니라 교육·문화·복지·교통 분야도 낙후된 지역이라는 인식이 강한 곳이다.

실제로 고등학교 진학을 위해서 평택 남부로 이사를 가거나, 일부 학생들이 남부에 있는 학교로 진학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뿐만 아니라 영화 관람을 위해서도 평택 남부로 가야 하는 형편이다. 게다가 북부와 남부와 비교하면 사회복지 시설도 열악하다.

면적이 넓다 보니 공적인 영역이 강화돼야 함에도 인구가 적다는 이유로 오히려 공적 부분에서 소외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물론 선거를 기반으로 하는 지방정부의 특성상 어쩔 수 없는 상황일 것이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평택 서부지역에는 특이한 현상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바로 공공의 빈자리를 시민들이 자발적인 힘으로 채우기 시작한 것이다. 물론 공공에 비교하면 너무도 미약한 힘이다. 하지만 이렇게 시작된 힘에 공공의 힘이 보태진다면 아마도 작은 투입으로 큰 효과를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서부지역의 중심이라 할 수 있는 안중오거리에는 특이하게도 Charity Shop 우리말로는 자선가게 또는 기부 받은 물건을 팔아 자선 사업비를 만드는 가게로 불리는 나눔가게가 50m 간격으로 두 곳이나 있다. 바로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나눔가게인 ‘아름다운가게’가 10년 넘게 자리를 지키고 있고, 이제 3년 된 한국방정환재단 ‘더함장터’가 자리하고 있다.

‘모두가 함께하는 나눔과 순환의 아름다운 세상 만들기’를 목표로 하는 아름다운가게야 너무도 잘 알 수 있을 것이다. 간단히 한국방정환재단 더함장터를 소개하자면 ‘10년 사용, 100년 나눔’을 위해 평택서부지역 시민들이 힘을 모아 만든 가게로 교육소외지역인 서부지역의 중·고등학생들을 지원하고자 ‘더불어 함께 배움터’라는 청소년교육지원센터를 지원하기 위해 만들어진 나눔가게다.

처음에는 아름다운가게 안중점과 너무 가까운 거리에 생기는 것 아닌가? 하는 염려가 많았지만 3년이라는 시간이 흐르며 느끼는 것은 오히려 평택서부지역에 2개의 나눔가게가 충분한가? 하는 생각이 든다.

나는 사용하지 않지만 다른 사람은 바로 사용할 수 있는 물품의 기증이 충분히 이뤄지고 있는가에 대한 물음이다. 아직도 집 안 구석구석에, 사무실 한쪽에, 창고 어딘가에 묵혀있는 물건들은 없는지? 한 계절을 지내면서 한 번도 입지 않은 채 옷장을 차지하고 있는 옷 가운데 과연 다음에 그 계절이 돌아왔을 때 꺼내 입을 확률이 얼마나 될까? 언젠가 쓰겠지 하고 모셔둔 싱크대 구석의 그릇은 과연 언제 사용할까? 다시 읽어야지 하며 책장에 꽂아둔 책은 먼지 쌓이기 전에 꺼내 읽게 될까?

이처럼 우리들의 생활 곳곳에는 사용하지 않으면서 자리만 차지하는 물건들이 얼마나 많은가. 그리고 그런 것들을 기증하면 순환으로 환경을 살릴 뿐 아니라 나눔을 통해 사람도 살릴 수 있을 텐데 참, 아쉬운 마음이다.

방정환 선생님은 “나라와 민족의 장래를 위해 10년을 투자하라!”고 말씀했다. 경제도 어려운데 당장 나에게 필요한 것을 투자하기는 참으로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지금 내가 사용하지 않는 것, 앞으로도 별로 사용하지 않을 것 같은 물품 기부를 통해 평택의 미래를 만들어 갈 수 있다. 지금은 비록 시민들의 자발적인 힘만으로 작고 여리게 시작됐지만 이후 더 많은 시민들의 나눔 참여와 공공에서 내미는 손으로 이뤄질 복지평택을 기대해본다.

저작권자 © 평택시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