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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자동차가
해고자들의 복직을 통해
시민과 국민의 사랑을 받고
지속가능한 앞날을
열어갈 것을 소망한다

 

▲ 김 훈 추진위원
시민사회재단

김득중 쌍용자동차 금속노조 지부장의 단식이 32일 만에 주위의 만류 속에 중단되었다. 극한 싸움을 접고, 대화 속에 해법을 찾을 계기가 마련되어 천만다행이고 반가운 일이다.

이런 해법을 가정해 봤다. 만약 기업(사내)노조의 쌍용차 현장노동자 3500명이 해고노동자들과 함께 살기 위해 매달 10만 원의 상생기금을 출연한다면, 해고자 120여명에게 매달 300여만 원을 지원할 수 있다. 쌍용자동차 종업원의 평균 연봉은 8000여만 원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회사가 2017년 상반기까지 해고자 복직을 약속했지만 계속 미뤄지고 있으니 현장 노동자들이 결의한다면 그 기금은 해고노동자들에게 복직 시까지 생계비가 될 것이다. 이것이 쉬운 일이 아니지만, 기업노조와 노동자들에게 무리한 것일까? 아니면, 회사와 잘 풀릴 것으로 보고 계속 관망만 할 것인가?

시민의 관점에서 해고자 복직을 둘러싼 갈등이 10여 년간 지속된 것을 보면 기업의 자정능력에 의구심이 든다. 회사가 경영상의 이유로 계속 미룬다면 기업노조가 책임 있는 임시 보완책을 마련하면서 회사와의 협의 방법을 찾는 모습을 보고 싶어 하는 것이 시민의 시각이다. 길은 있는데, 모른 척하고 세월만 보내는 것은 반지성적이고 반사회적인 행동일 것이다.

또 쌍용차의 정직성에 의구심이 든다. 표면적으로는 경영상의 이유를 말하지만, 속내는 해고된 강성 노조원의 복귀를 부담스러워 하며 차일피일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회사의 외벽에 붙어있는 ‘가장 혁신적이고 존경받는 자동차회사’라는 문구답게 통 크게 결단할 수 없는 것인가. 쌍용차의 이미지가 국민들에게 호의적이지만은 않다. 이제는 털 것은 털고, 시민·국민과 함께하는 쌍용자동차로 발전해 가야 한다.

지역에서 쌍용차의 존재감은 뭘까? 경영이 어렵다는 이유로 지역민과 호흡하고 함께 발전하며 공존하는 모습은 보여주지 못하고, 시민들의 걱정거리를 만드는 것은 아닌가. 시민들은 쌍용차의 존재감을 느끼고 싶어 한다. 평택항 마라톤에 차량을 경품으로 제공하는 것을 제외하고, 지역을 위해 어떻게 기여하고 있는지 시민들은 알고 싶어 한다. 수 년 전 쌍용차가 경영위기를 맞았을 때, 평택 시민이 나서 쌍용차 살리기를 대대적으로 전개한 바 있다. 그 후 다소 형편이 나아졌지만, 쌍용차와 종업원들은 오히려 지역사회에 꼭 필요한 회사라는 인상을 주지 못하고 존재감마저 미미한 상황이다. 이제는 평택시민들이 내 지역의 자동차 회사, 쌍용차를 도와야 한다는 생각이 크지 않다는 것은 나만의 생각일까? 쌍용차와 조합원들은 시민의 차가운 평가를 소홀히 여기지 않기를 바란다. 지역민의 사랑을 받지 못하는 회사가, 국민의 사랑을 받을 수 있을까?

한국GM의 인력감축과 공장폐쇄 발표를 보면서, 남의 일 같지 않음을 느낀다. 국민의 사랑을 받지 못한 회사의 끝에는 인력감축과 생산량 축소 그리고 대량실업이 있을 것이다. 쌍용차에 대한 시민의 사랑과 기대가 원망과 비난으로 바뀌지 않기를 바란다. 같이 살자는 ‘공존공생’의 마음으로 해고자 복직문제를 바라보고, 해법을 찾아 줄 것을 기업노조와 쌍용자동차에 다시 한 번 당부한다.

아스팔트 위에서 10여년을 고생하고 있는 해고자들의 복직 속에서 쌍용자동차가 시민과 국민의 사랑을 받고, 지속가능한 앞날을 열어갈 것을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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