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러 로봇을
만드는 것 자체가
인간의 존엄성을 약화시키고
생명 또한 앗아가는 것

 

   
▲ 임화영/경기물류고 2학년
tkfkdhwa123@naver.com

영화 ‘터미네이터’에서 나오는 로봇들은 보기만 해도 떨리고 무섭다. 그런데 지난 4월 4일, “한국의 카이스트가 영화 ‘터미네이터’에 나오는 로봇들처럼 살인을 목적으로 하는 킬러 로봇을 개발하려고 한다”며 세계 곳곳의 로봇공학자 50여 명이 카이스트를 의심했다. 그들은 카이스트를 국제 학계에서 퇴출하겠다며 카이스트와 어떠한 협력도 하지 않겠다고 보이콧을 선언했다. 킬러 로봇 보이콧 논란이 점점 커지자 카이스트는 “표현의 잘못으로 오해가 커진 것”이라며 인간의 존엄성에 어긋나는 연구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가운데 한국 사람들은 미국, 중국, 러시아는 이미 AI 무기 개발을 했는데 우리나라는 왜 개발하면 안 되냐며 한탄하고 있다. 물론, AI 무기 개발에 대한 논란은 이번에만 벌어진 것은 아니다. 2013년 유엔 인권위원회에서 일본, 미국 등 다른 나라들이 AI 무기 개발 중이라는 보고를 낸 바 있다. 심지어 지금도 개발 중이다. 우리나라가 세계 곳곳의 로봇공학자들에게 “한국에 있는 카이스트가 킬러 로봇을 만든다”라고 의심을 받더라도 다른 나라들 또한 개발을 중단한 상태에서 의심을 받아야 말이 되지 않을까 싶다.

AI 기술은 인간에게 유해하며 무기화되지 않고 인간의 삶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주장과 함께 국제앰네스티 등이 주도하는 AI 무기 반대 캠페인이 활성화되고 있다. 진정한 평화를 위해서라면, “한국에서만 개발을 못 하게 한다”라고 생각하기보다는 “한국처럼 다른 나라도 AI 무기 개발을 못 하게끔 막아야 한다”라고 생각을 전환해 보면 어떨까? AI 무기 개발, 국방의 정비를 강화하기 위해 어떠한 일도 정확하게 꿰뚫어내는 킬러 로봇을 만드는 것 자체가 인간의 존엄성을 약화시키고 생명 또한 앗아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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