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농악 전통과 공동체 의식 살릴 것”

4월 15일, 평택농악보존회장으로 선출
지원금 제도 개선·교육관 신설 등 목표

 

 

“단계적으로, 평택농악의 옛 선인들이 남긴 자리를 빛내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국가무형문화재 제11-2호 평택농악 예능보유자 이돌천 선생의 직계 제자이자 지난 4월 15일 평택농악보존회장으로 선출된 조한숙 전수교육조교가 제4대 회장으로서 각오를 밝혔다.

농악의 시작, 우연한 만남
14세 때 중학교 무용반에서 활동하며 예능에 두각을 나타낸 조한숙(57) 회장은 이후 우연한 기회에 평택농악 명인 이돌천 선생과 김용래 선생을 만나 농악을 시작하게 됐다.
“중학교 무용반에서 활동하며 자연스럽게 무용학원에 다녔습니다. 학원선생님 권유로 무용에 전념했는데 당시 학원을 찾아온 이돌천 선생님, 김용래 선생님과 우연히 만나게 됐죠. 아마도 제가 15세쯤이었던 것 같습니다”
두 선생과 만남을 통해 농악을 접한 조한숙 회장은 소고와 설장구를 배우며 40여년 농악인의 길에 들어섰다.
“처음 농악을 배울 당시 잊히지 않는 기억이 있어요. 제 장구가 찢긴 적이 있었는데 이돌천 선생님께서 손수 꿰어주셨습니다. 그렇게 수리한 장구는 수년 동안 매일같이 사용해도 튼튼했어요. 당시 선생님의 모습이 아직도 기억에 선명합니다”
제자를 생각하는 이돌천 선생의 애틋한 마음은 조한숙 회장에게 평생 잊지 못할 기억으로 남아있다. 그녀가 평택농악 발전을 위해 쏟는 힘의 원천이 그러한 선생님의 가르침에서 비롯한 것이 아닐까 싶다.

평택농악, 본격적인 활동
조한숙 회장은 이돌천 선생과 최은창 선생이 함께 전국 농악대회에 참가하면서 평택농악과 첫 인연이 닿았다고 한다.
“이돌천 선생이 활동하던 천안지역 농악단과 최은창 선생을 포함해 평택농악에서 활동하던 분들이 함께 새로운 농악단을 결성해 충청남도 연기군에서 열린 농악대회에 참가했어요. 당시 17세의 어린 나이였지만 무용과 장구가 모두 뛰어난 점을 인정받아 대회에 참가했었죠. 그때 평택농악을 처음 접했습니다”
어린 나이에도 돋보이는 실력을 자랑했던 조한숙 회장은 이돌천 선생이 작고한 1995년에 최은창 선생으로부터 연락을 받고 평택농악 전수자로 참여했다고 한다. 이후 부쇠를 맡은 조한숙 회장은 최은창 선생에게 꽹과리를 전수받으며 여성으로는 드물게 상쇠까지 맡게 됐다.
“최은창 선생님에게 가르침을 받다 보니 자연스럽게 상쇠가 돼 있었죠. 여성에게는 드문 일이었지만 안성남사당패를 이끌던 바우덕이만 보더라도 충분히 가능한 일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조한숙 회장은 평택농악에서 활동하며 학업을 병행해왔다. 평택농악을 여러 사람이 쉽게 알 수 있도록 기록하는 의미에서 논문을 작성했다는 그는 단국대학교에서 석사학위를 받고 난 뒤, 원광대학교에서 국악학 박사학위까지 받았다.
“석사와 박사 모두 평택농악 관련 논문으로 학위를 취득했습니다. 평택농악의 무용적 요소와 음악적, 기예적, 진법적 요소를 논문에 담기 위해 각각의 동작마다 이미지와 해설을 표기했어요. 오랜 시간과 노력을 필요로 하는 작업이었습니다. 너무 힘들어서 미칠 지경이었어요. 한번은 논문을 작성하다가 일주일 만에 집을 나왔는데 승용차를 주차한 장소가 기억이 나지 않아 경찰에 도움을 청했을 정도였으니까요”
학위를 취득하는 과정이 너무나도 힘들었다고 밝힌 조한숙 회장은 앞으로 평택농악을 알리는 데 있어서 자신의 논문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평택농악 회장으로서의 각오
오는 4월 28일 취임식을 앞둔 조한숙 회장은 후배 양성을 위해 자리를 내놓은 김용래 직전 회장의 자리를 이어받은 만큼 책임감이 막중하다.
“현재 평택농악은 전승지원금이 삭감되는 등 어려운 상황에 놓여있는데 대외활동을 통해 이를 극복할 계획입니다. 전승지원금 제도 개선을 위해 관련 조례를 개정하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할 수 있죠. 또한 전수교육관을 새로 건립하는 것도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조한숙 회장은 특히 협소한 전수교육관으로 인해 어려움이 많다고 강조했다.
“평택농악보존회는 현재 연간 130회 정도 공연을 하고 있습니다. 또한 매년 1000여명에게 일반 강좌, 전승학교, 시민 동아리 등 30여개의 전수교육을 진행하고 있죠. 향후 인접한 위치에 넓고 쾌적한 전수교육관을 건립해 연습공간과 교육공간을 확보하는 것이 제 목표입니다”
평택농악의 특징으로 연희적 특성과 두레적 특성, 두 가지를 꼽은 조한숙 회장은 두레적 특성에 대해 더욱 연구하고 홍보할 계획이다.
“지역 주민들과 협력해 마을 공동체가 함께 하는 평택농악을 만드는 것이 또 하나의 목표입니다”
이처럼 조한숙 회장은 평택농악의 밝은 미래를 위해 본질적으로 가장 중요한 공동체 의식을 살리는 것이 필수라고 생각했다. 젊고 미래지향적 사고로 평택농악을 바라보고 있는 조한숙 회장, 앞으로 평택농악보존회장으로서 그의 행보가 기대되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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