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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재생은
평범한 사람들의
협력을 통해 이뤄진다

 

 

▲ 이수진 주무관
평택시 도시재생과

제18회를 맞이한 평택시 거버넌스 포럼에서 ‘도시재생! 거버넌스... 그리고 평택’이라는 주제로 권영식 평택시도시재생지원센터장의 강연이 있었다. 도시재생이란 ‘노후하고 낡은 시설을 단순 고쳐 씀’을 의미하지 않고 ‘가치’라는 의미를 부여하고 사용해야 하며 우리 마을, 도시를 바꾸기 위해서는 “우리의 생각을 하나로 묶을 수 있어야 한다”는 권영식 센터장의 주장이 인상 깊은 강연이었다. 여기서 말하는 ‘가치’는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단순히 허름한 공간을 리모델링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마을 주민들이 같이 밥을 먹으며 자기네 사는 이야기를 하는 소통하는 가치가 생겨난 것이다. 이러한 가치는 옆집 사는 사람을 이웃으로 만들 수 있다. 내가 필요할 때 잠시 동안 아이를 맡기거나, 소소한 물건 등을 빌릴 수 있는 관계가 진정한 이웃이 아닐까? 함께 밥을 먹으며 이웃이 되고 이웃이 모여 주민 공동체가 되는 것이다.

도시재생 선도 지역으로 선정된 곳 중에 도시재생 사업으로 커뮤니티센터를 세웠지만 현재는 관리방안 부재 등의 문제로 방치되고 있는 곳이 많다. 공간을 만들었지만 그 공간을 채울 사람들이 없었던 것이다.

어떤 공간을 만들기 이전에 주민 공동체와 어떤 공간이 필요한지 의견을 나누고 행정이 이를 지원해야 커뮤니티 공간을 지속해서 운영할 수 있다. 도시재생에서 거버넌스는 이러한 마을 주민들과 의견을 나누는 일련의 과정들로부터 출발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권영식 센터장은 강연 말미에 “도시재생과정은 황무지에 묘목을 심고, 묘목을 키워 사람이 쉴 수 있는 삶의 터전인 나무그늘과 공간을 만들어 가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그만큼 도시재생 사업이 쉽지 않다는 데 공감한다.

거버넌스 역시 마찬가지이다. 도시재생사업의 경우, 주민참여 주도형이라고 표현하지만 현재로서는 지역·마을의 소수 리더, 센터 직원, 계획가들이 그림을 그리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도시재생에 대해 주민들이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는 경우도 많고, 여전히 무관심하기도 하다. 그럼에도 도시재생에서 거버넌스 체계를 구축한다는 것은 어떤 지향성을 나타내는 것이라 생각한다.

병아리가 알에서 나오기 위해서는 새끼와 어미닭이 안팎에서 서로 쪼아야 한다는 뜻의 ‘줄탁동기 啐啄同機’라는 사자성어가 있듯이 정부나 지자체 주도의 움직임만으로는 도시재생을 할 수 없다. 주민들의 필요와 욕구로 인해 스스로 원하는 것을 만들어가려고 했을 때, 정부나 지차체의 도움도 의미가 있으며 두 가지 모두가 동시에 맞아야만 알에서 깨어 나오는 병아리처럼 도시재생도 가능하다.

도시재생 사업은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부터 지역주민이 참여해서 만들어 가는 것이 필요한데 현재까지는 우리 동네를 어떻게 변화시키고 싶은지 주민 스스로 고민하는 시간이 여실히 적다. 쉽지는 않지만, 참여를 이끌어 내는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채널을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이기적인 행동을 자제하고 주민과 행정간 접점을 찾아야 한다.

소통으로 합의에 이르는 공동의 경험은 공동체의 역량을 증진하는 사회적 학습의 기회가 되어, 향후 다른 종류의 문제가 발생했을 때에도 유기적, 효율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한다. 이러한 과정을 거친 공동의 성취 결과물은 지역 공동체의 주인의식과 애착을 강화해 떠나고 싶은 마을이 아닌 찾아가고 싶은 마을로 변모할 수 있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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