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5년 11월 5일

어머니와 살던 15세의 소년
몰래 떠난 엄마 찾아 서울로

 

“진위군 병남면 비전리(振威郡 丙南面 碑前里) 김백순(金伯順, 十五)이란 소년은 구년 전에 그 아버지가 죽은 후 모친 김씨(金氏, 二一)과 함께 외로운 생애를 서로 의지하고 지내오던 중 지난 오월 이십팔일에 백순이가 산으로 나무를 하러간 사이에 그 모친은 서울로 간다하고 슬그머니 없어졌으므로 천애(天涯)의 고아(孤兒)가 된 백순은 삼일에 진위를 떠나서 얻어 먹어가며 칠일에 경성까지 왔으나 역시 그 어머니의 있는 곳을 알지 못하여 종로서에 수색을 청원하였는데, 눈물을 지으며 모친을 그리워하는 그 광경을 바라보고 경찰서 내의 모든 사람은 함께 한숨을 지우고 모친을 타매하였다더라”(『중외일보』 1927년 6월 10일)

‘엄마 찾아 삼만리’라는 만화가 있다. 이 만화는 만화가 김종래가 1958년 8월 세계문화사를 통해 시대극으로 발표했다. 어린 주인공 금준이가 어머니를 찾아 전국을 떠돌아다니며 모진 고생을 하다가 마침내 어머니를 만난다는 내용의 해피엔딩 만화였다. ‘엄마 찾아 삼만리’는 엄청난 인기를 누렸으며, 오늘날까지 유명세를 타고 있다. 이와는 별도로 일본에서 제작된 애니메이션 ‘엄마 찾아 삼만리’도 널리 알려졌다. 이와 같은 ‘엄마 찾아 삼만리’의 줄거리의 원형(?)이라고 할 수 있는 사건이 평택에서도 있었다.

평택 엄마 찾아 삼만리의 주인공은 비전리(현 비전동)에 사는 15세의 김백순이었다. 여섯 살 때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어머니와 함께 의지하며 살아갔다. 1927년 5월 28일 백순이가 나무를 하러 산으로 간 사이 어머니 김 씨는 서울로 간다고 말도 없이 집을 나가버렸다. 천애의 고아가 된 김백순은 6월 3일 어머니를 찾아 서울로 무작정 떠났다. 이곳저곳에서 밥을 얻어먹으며 6월 7일 서울에 이르렀지만, 어머니의 종적을 찾을 수가 없었다. 하는 수 없이 김백순은 종로경찰서를 찾아가 어머니를 찾아달라고 애원하였다. 그 모습이 어찌나 애처로웠는지 보는 사람마다 눈물 짓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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