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으로 시민을 위해
일하고 나서는
목민관의 자세가
필요하다

 

   
▲ 공일영 소장
청소년역사문화연구소

오늘은 명화 한 점으로 이야기를 시작하고자 한다. John Collier의 ‘lady Godiva’라는 작품으로 배경은 이렇다. 11세기경 영국의 왕이 된 크누드 1세는 호전적인 성격으로 덴마크를 정복하는데 몰두하였고, 이에 전쟁 자금을 마련하고자 세금을 늘렸다. 가혹한 세금 징수는 영국 농민의 몰락을 가져오게 되며, 자영농으로 영주의 땅을 빌려 소작만 하던 농민들이 가혹한 세금징수로 인해 노예 상태인 농노의 신분으로 전락하는 일들이 흔하게 일어났다.

레오프릭 영주가 다스리고 있던 마을 코벤트리에서는 영주가 왕의 신임을 얻고자 더욱 가혹하게 세금을 부과했다. 점차 수탈은 심해지고 코벤트리에 사는 사람들은 영주에 대한 불만과 원망이 하늘을 찌를 듯했다. 이에 영주의 부인 고다이바는 영주를 설득하려 했고 완강한 영주는 설마 하는 마음으로 부인에게 실오라기하나 걸치지 않고 마을을 한 바퀴 돌면 세금을 줄여주겠다 약속한다. 이에 고다이바 부인은 수치심을 무릅쓰고 마을로 나오고 이 소식을 접한 마을 주민들을 창문을 모두 닫고 쳐다보는 이가 없도록 한다. 그 결과 레오프릭 영주는 부인의 뜻을 받아들여 세금을 감면해주고 시민들의 마음을 사게 된다.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끝났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뜨거운 평택의 시정을 책임지고 감시할 시민의 일꾼이 선출된 것이다. 건국 이래 최대 규모라 할 수 있는 고덕신도시 개발, 주한미군기지의 평택 이전, 브레인시티 개발, 평택호 관광단지 개발 등 발전 호재가 산재한 평택을 이끌어갈 지도자들에게 바라는 것은 큰 것이 아니다. 굵직굵직한 개발 사업의 이면에 존재하는 원주민들의 아픔과 원망을 진정성 있는 마음으로 보듬어주고 그에 합당한 대우를 해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개발이라는 명목 아래 무참히 짓밟히는 원주민들의 삶의 터전과 그곳을 떠나 살아가야만 하는 사람들의 고충도 헤아려야 한다.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해 움직이는 일부 주민대표들의 악행을 엄하게 다스리고, 주민들의 표심을 얻기 위한 선심성 공약이 아닌 삶에 묻어나는 실천 가능하고 지속 가능한 공약 제시와 이행으로 더 나은 평택의 모습을 만들어가야 한다.

다산 선생은 긴 유배 생활 속에서 목민관의 모습을 지켜보고 그들이 진정으로 이해하고 집중해야 할 덕목들을 엮어 <목민심서>를 집필하였다. 과거 중국을 통일했던 대제국 수나라도 대운하 건설이라는 무리한 토목공사와 잦은 고구려 원정의 실패로 오래 가지 못하고 멸망하였다. 주변을 돌아보지 못하고, 낮은 곳을 살피지 못하며, 작은 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는 지도자는 시민들의 마음을 살 수 없다. 개발의 그림자에 희망의 빛을 비출 수 있는 지도자가 되어야 한다. 고다이바 부인처럼 자신의 부끄러움을 생각하지 않고 진정으로 시민들을 위해 일할 수 있고 앞에 나설 수 있는,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한 수단으로 지위를 이용하지 않는 목민관의 자세가 필요한 것이다.

드디어 지방선거가 끝났다. 투표로 끝낼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관심을 갖고 지켜봐야 한다. 이제, 우리의 잠자는 권리를 깨우자! 그리고 내가 사는 마을에 관심을 갖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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