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바른 예절문화 전파하겠습니다”

박준서, 실천예절지도사 활동
철학·가치관 혼재된 교육 필요

 

 

“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 한국 고유의 올바른 예절문화를 전파하고 싶습니다”
지난 2007년부터 국가공인 실천예절지도사로서 평택을 비롯한 경기도 전역에서 활발하게 활동 중인 박준서 씨는 평택시 포승읍 석정리에서 태어난 평택 토박이로 경기도평생교육진흥원 이사와 평택문화원 향토사연구소 연구위원 등으로 활동하며 폭넓은 활동을 펼치고 있다.

예절의 매력에 빠지다
박준서(63) 이사는 젊은 시절 정치계에 입문해 평택지역에서 활동했지만 2000년대 초반 새로운 일을 찾아 나섰다.
“주한미군기지 이전이 확정되고 삼성전자 평택캠퍼스를 비롯한 대규모 산업단지가 지역에 들어서며 우리 고유의 문화를 지켜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많은 외국인들이 지역에 유입될 경우 그들의 문화가 뒤섞여 우리 정체성이 흐려질 수 있죠. 그래서 우리 문화를 제대로 배우고 지역에 알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는 고심 끝에 성균관 유도회에서 시행하는 국가공인 실천예절지도사 자격을 취득하기로 결심하고 학습에 매진했다.
“문화관광부에서 성균관 유도회에 위탁해 2006년부터 국가공인 실천예절지도사 과정을 운영했습니다. 지금은 성균관 유도회에서 분리된 범국민생활실천운동본부에서 운영하고 있죠. 마침 제 뜻과 맞는 부분이 있어 도전했고 열심히 공부한 끝에 반년 만에 수석으로 합격할 수 있었습니다”
박준서 이사가 짧은 기간에도 높은 성적으로 시험에 합격할 수 있었던 이유가 있다. 그는 엄청난 다독가로 한번 읽기 시작하면 그 분야의 전문 서적을 모조리 습득해 읽고 또 읽기를 반복한다.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연간 200권에서 250권 정도의 책을 읽습니다. 도서관에 가면 관심 분야의 책들을 모조리 읽고 학습하죠. 읽었던 책도 다시 읽어 결국엔 제 머릿속에 남길 수 있는 수준까지 만듭니다”

진정한 한국의 예절
박준서 이사는 말 그대로 ‘예’ 잘하고 ‘절’ 잘하는 것이 예절의 기본이라고 한다. 대답 잘하고 인사 잘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이야기다.
“대부분 아랫사람이 윗사람에게 인사 건네는 것이 정상이라고 생각하지만 올바른 인사는 권위 구분 없이 먼저 보는 사람이 건네는 것입니다. 수평적으로 이뤄지는 행위죠. 인사뿐만이 아니라 예절은 모두 상하관계 없이 동등한 자세로 행해야 합니다. 악수도 인사와 같은 맥락에서 수평적인 관계로 이뤄지는 행위입니다”
그는 우리가 흔히 마주치는 일상 속 행위나 언행, 사물에도 전통예절과 어긋나는 것들이 산재해 있다고 말한다.
“흔히 아버지와 어머니를 부를 때 뒤에 ‘님’자를 붙이면 의미가 격상한다고 착각하지만 사실이 아닙니다. 아버님이나 어머님은 자신이 아닌 남의 부모님을 말 할 때 부르는 호칭이죠. 화장실 표지 색 또한 흔히 발생하는 오류 중 하나입니다. 남자 화장실에 ‘양 陽’의 기운을 뜻하는 붉은색을 사용하고 여자 화장실에 ‘음 陰’의 기운을 뜻하는 푸른색을 사용하는 것이 우리의 전통에 알맞은 예입니다”

올바른 예절을 전하다
박준서 이사는 대부분의 예절교육사가 기능적인 부분에만 집중하는 것에 안타까워했다. 절하는 법, 전통혼례 등 기능적인 요소에 철학과 가치관이 혼재돼야 비로소 진정한 전통예절이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예절은 음식과 다르기 때문에 계량화, 도식화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물론 예절이 무조건 격식만을 갖추는 것도 아니죠. 서로가 편한 상태에서 최소한의 격식을 갖추는 것이 중요합니다”
박준서 이사가 말하는 최소한의 격식도 젊은이들에게는 생소하게 느껴질 수 있다. 그는 최소한의 전통예절을 후손에게 전하기 위해서는 교육이 필수라고 말한다.
“그동안 지역의 초등학교부터 노인대학까지 교육을 가지 않은 곳이 없습니다. 팽성읍에 위치한 송화초등학교에서 매년 교육을 진행하고 있죠. 경기문화재단에서 시행한 아이들 예절교육을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10년 동안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평택을 넘어 서울, 오산, 수원, 과천 등 다양한 지역에서 교육을 펼쳐온 그는 한국 예절문화의 위대함과 중요성을 모르는 사람들이 많아 상당히 아쉽다고 한다.
“우리나라는 역사적으로 문화 선진국이었습니다. 문화가 부강했기에 5000년이 넘는 역사를 유지할 수 있었죠. 자꾸 침략의 역사, 아픔이 서린 역사라며 외세의 침략이 잦았던 것을 부각시키는데 이는 올바르지 않은 현상입니다. 문화가 발전함에 따라 정신적 가치가 중요시 되고 전통예절이 발전할 수 있었죠”
박준서 경기도평생교육진흥원 이사는 평택에서도 예절교육이 주민자치프로그램이나 평생교육, 학교 교육 등 다양한 방법으로 남녀노소 불문하고 이뤄지는 날이 오기를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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