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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 평택의 쟁점 17 - 송전탑·송전선로 이대로는 안 된다사유재산 침해하는 송전탑, 민민 갈등으로까지 번져
강성용 기자  |  seakang454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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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2.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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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 무소불위 ‘전원개발촉진법’ 이용 수시로 말 바꿔
지자체, 대응방안 못 찾고 발만 동동, 주민피해만 가중
전자파 유해 논란 속 주민들 고압선 줄타기 아슬아슬

   
▲ ▲ 팽성읍 도두리 들판을 가로지르며 평택호의 미관을 해치는 송전탑과 송전선로
   
▲ ▲ 청북-고덕간 송전탑과 송전선로
정부의 늑장대응, 한전의 안이한 수급계획, 발전소 건설 부진, 원자력 발전소 고장 등의 복합적인 요인으로 인해 올 겨울 블랙아웃에 대한 위기감이 어느 때보다 고조되고 있어 전력수급 문제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올 2월, 고압 송전선로 건설에 반대하던 한 주민이 분신자살하는 사건이 일어나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밀양 송전탑 사건’을 비롯해 잔국 각지에서 고압 송전탑과 관련한 민원이 끊이지 않는 것이 전력수급이 가진 또 하나의 얼굴이며 현실이다.
16개 고압송전라인, 399개 송전탑이 설치돼 있는 평택도 이 같은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할 뿐만 아니라 개발여파로 전력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돼 향후 주민 생활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는 주요 사안이 되고 있다.
민민 갈등을 유발하면서 까지 건설을 밀어붙이고 있는 한전의 송전탑 건설 추진 상황과 이에 따른 시민들에 대한 영향을 알아봤다.

■ ‘전력수요’를 휘두르는 한전
송탄-진위, 송전탑 41기 건설 추진
열병합발전소, 경제난 탓 변전소 둔갑
수시로 말 바꿔, 민민갈등까지 유발

평택시에 송전탑 건설문제가 본격적으로 떠오른 것은 지난 2006년 12월, 한전에서 진위산업단지 개발계획에 따른 전력수요를 대비한다는 명목으로 송탄-진위를 잇는 12.6km 구간에 154kV의 초고압 송전탑 41기로 구성된 송전선로 건설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 알려지면서 부터다. 이에 반대하는 도일·칠괴·가제·장안동 주민들은 ‘송전탑건설반대 추진위원회’를 구성해 조직적인 반대 운동에 나섰으며 한전이 장안동 192번지 일원에 변전소를 짓는 계획도 함께 추진하고 있음이 알려지자 주민들은 관계기관에 변전소 및 송전선로 건설 사업계획 철회를 요구하는 탄원서 등을 제출하기도 했다.
2009년 2월에는 고덕국제신도시를 비롯한 평택 북부 지역의 전력수급 급증에 대비해 변전시설을 미리 보강하는 차원을 이유로 내세운 한전이 오성면 양교리 일대 3만 7800㎡에 변전소 건설을 추진하자 이에 반발한 주민들이 반대 목소리를 내고 나섰다.
한전은 2008년 12월 말 이미 지장물 조사를 마치고 2015년 10월 변전소를 완공하겠다는 자세한 추진 일정 까지 내놨으나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지자 “화성변전소에 변압기를 증설하고 평택서부화력발전소도 2012년 변압기 증설 계획에 들어가 3년 정도 늦춰도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경제가 어려워 전력수요 증가폭도 적을 것으로 예상해 준공 시기를 2018년으로 늦추기로 했다”고 말해 공기업으로서 한전이 가지는 공신력에 의구심을 갖게 하기도 했다.
2012년 들어 송전탑 건설 문제는 소사벌택지지구에 전력을 공급해야 한다는 이유로 또 한 차례 주민과의 갈등을 빚고 있다.
소사벌택지지구는 지구지정 당시 국내 최초로 신재생에너지시스템 주거단지로 자족이 가능한 기능형 생활도시 조성과 쾌적한 생태청정도시를 만든다며 열병합발전소를 지어 난방과 전력문제를 동시에 해결한다는 계획을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그러나 경제난을 이유로 발전소가 아닌 변전소로 계획을 바꿔 이미 시설을 완료했으며 LH와 평택시가 예산 문제로 진입로 공사 책임을 서로 전가하는 사이에 당초 지중화 하려던 송전선로를 또다시 “전력수급이 시급하다”는 이유를 들어 “우선 송전탑을 건설해 선로를 연결하겠다”고 밝혀 이를 반대하는 주민과의 마찰을 빚었다.
또한 최초 선로가 계획되었던 죽백3동 주민들의 반대가 심해지자 “주민들이 제시한 선로 우회도 검토했으나 그 또한 해당 주민들이 반대하고 있는 실정이어서 실행하기 어렵다”며 난색을 표했던 말(본지 제28호, 2012년 7월 4일자 보도)을 바꿔 죽백2동으로 선로를 변경함으로써 민민 갈등까지 유발시키고 있다는 비난에 휩싸이고 있다.

■ 지자체 옥죄는 ‘전원개발촉진법’
송전탑, 한번 설치되면 변경 어려워
주변 30m 개발 제한, 사유재산 침해
일선 지자체의견 반영은 거의 전무

대부분 송전탑 선로는 주거지역을 피해 농지나 임야에 설치되고 있기는 하지만 한번 설치되면 철거나 변경이 어렵다. 특히 평택과 같이 개발지역이 늘어나고 도시가 확대되는 지자체의 경우 송전탑 지중화문제를 놓고 한전과 팽팽한 줄다리기를 하지만 상위법이자 특별법인 ‘전원개발촉진법’에 묶여 주민들의 민원이 쇄도함에도 불구하고 해당 지방자치단체는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한전은 지식경제부의 허가만 얻으면 개인 토지를 강제로 수용할 수 있다 보니 사업시행 계획에 오류가 있다고 하더라도 수정하거나 철회하는 일은 거의 없다. 또 ‘전원개발촉진법’은 송전선로 좌우 30m 까지는 개발 행위시 한전과 협의를 거치도록 규정해 사유재산권 행사를 크게 제한하고 있는 등 개선의 여지가 많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환경 전문가들은 ‘전원개발촉진법’은 “노선결정의 기준에 관한 규정이 없어 전원개발사업자에게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행사할 수 있는 토지 수용 및 사용권을 부여하고 있다”는 점과 “전원개발촉진법 제5조의 2항에서 전원개발사업자가 전원개발실시계획의 승인 또는 변경승인을 얻고자 할 때에는 승인 또는 변경승인 신청 전에 주민 및 관계전문가 등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고 규정돼 있지만 그 의견을 반영하고 안하고에 대해서는 특별한 의무조항이 없는 점”을 대표적인 독소조항으로 꼽고 있다.
지난 2008년, 파주시는 한전이 신포천-신덕은간 송전탑 건설 계획을 발표하자 도시미관 저해와 지역발전 제한 등을 이유로 포천시, 동두천시, 양주시, 연천군 등 4개 시·군과 연계해 백지화 결의문을 채택하며 재검토를 요구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울산 북구는 올 9월 24일 구의회 의원 만장일치로 ‘고압 송전선로 지중화 건설 촉구 결의안’을 채택해 한전을 압박했으나 아직 해결이 되고 있지 않으며 최근에는 용인시와 의정부시에서도 동일한 문제로 법적 다툼까지 일어나는 등 일선 지자체의 의견이 반영되는 경우는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평택시가 야심찬 계획을 세우고 추진하고 있는 평택호관광단지 개발도 송전탑 지중화라는 큰 과제를 남겨두고 있다. 팽성읍 노양리 일원은 쾌적한 주변 환경과 천혜의 지형 탓에 관광단지로서의 무한한 가능성이 있는 곳이다.
인근 주민들도 쓰레기 처리 문제와 폐그물 수거, 수질오염 개선 등의 노력을 꾸준히 펼치고 있을 정도로 관심을 가지고 있는 지역이지만 호반에 장벽을 친 것처럼 죽 늘어선 송전탑은 이곳을 찾는 나들이객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할 뿐만 아니라 관광지로서의 미래를 어둡게 하고 있다.
노양양수장 인근에 살고 있는 양두성 씨는 “흉물이 따로 없다. 비가오거나 흐린 날이면 찍찍거리는 소리도 들리고 혹시나 건강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까 걱정된다”며 “무엇보다 관광지로서의 위상을 갖추기 위해서라도 하루 빨리 지중화해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근 국회에서는 일부 의원들에 의해 ‘전원개발촉진법 일부 개정안’이 발의돼 심사를 앞두고 있지만 인구 밀집지역에 대해 전선 지중화를 꾀하는 것에 한정돼 있으며 이마저도 대선 정국에 휩쓸려 상정이 요원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주민들의 민원을 견디다 못한 일부 지자체에서는 전액 자체 예산을 들여 지중화 공사를 강행하는 경우도 있으나 이는 성남시와 과천시 같은 재정 여력이 충분한 일부 대도시에 국한될 뿐 대부분의 재정이 열악한 지자체들은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 ▲ 오성LNG복합화력발전소와 송전탑
■ 건강·방제 이중고 시달리는 주민들

해묵은 전자파 유해 논란, 입장차 커
평택시, 항공방제에도 어려움 많아
관계기관 눈치 보기, 주민 피해 가중

송전탑과 송전선로는 건설과정 뿐만 아니라 운영과정에서도 심각한 문제를 발생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0년 4월, 52가구 130여 명의 주민이 거주하는 충남 청양군 화성면 용당리에서 주민 가운데 8명의 암 환자가 발생해 사회적 이슈가 됐다. 주민들은 암 발생 원인으로 2008년 설치돼 마을을 가로지르는 345kV 고압 송전선을 원인으로 지목했다. 송전선 설치 이전에는 암 환자가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스웨덴, 미국, 영국 등에서는 지난 1970년대부터 전자기파로 인한 인체 피해에 대한 연구가 진행됐고 고압 송전시설이 백혈병과 소아암의 유력한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들이 보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전 관계자는 “국내 전자계 기준은 833mG로, 송전선로 50m 아래 측정치는 10mG에 불과해 건강에 전혀 유해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국내에서도 이와 관련한 연구 조사들이 꾸준히 진행되고 있으나 아직까지 고압 송전선의 인체 유해에 관해서는 뚜렷한 인과관계가 증명되지는 않고 있는 상황이어서 송전탑 인근 주민들은 고압선과 건강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고 있다.
문제는 이 뿐만이 아니다. 평택은 전국에서도 손꼽는 우량농지가 많아 질 좋은 농산품들이 많이 나는 곳이다. 그러나 점차 감소하는 농촌인구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어 헬기를 이용한 항공방제는 비용, 시간뿐만이 아닌 노동력부족 해소 차원에서도 각광을 받아왔다.
그러나 송전탑과 고압선으로부터 100m 이내 농경지는 충돌 및 고압 전류로 인한 안전사고 위험이 높기 때문에 항공방제가 어려워 송전탑과 송전선로 인근 주민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일일이 수작업으로 방제를 해야 하는 불편함을 겪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더군다나 평택시는 전남 나주시 2300ha에 이어 2000ha로 항공방제 지역이 넓은 곳이어서 피해가 클 수밖에 없으며 이러한 주민피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전 측은 별다른 대책을 내놓고 있지 못한 상황이다.
갈수록 증폭되는 전력수요 위기,  송전탑 건설을 밀어붙이는 한전, 연일 주민들의 민원에 시달리지만 전원개발촉진법에 발목을 잡혀 이도 저도 못하고 뾰족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평택시 등 관계기관들의 눈치 보기가 계속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애꿎은 송전탑과 송전선로 인근 주민의 피해만 가중되고 있어 시급한 대책마련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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