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해고자에 대한
편견을 걷어내고
공존하는 이웃이라는 생각으로
따뜻한 눈길로 바라보자

 

▲ 김훈 운영위원
시민사회재단

지난 6월 27일 지난 6월 27일 오후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의 30번째 자살 소식이 전해졌다. 최근 복직 의욕을 다졌던 그가 자살이라니 웬 말인가? 경찰청 인권침해사건 진상조사위원회의 인터뷰에 참여했으며 해고자 복직요구 공장 앞 1인 시위 그리고 신문사 인터뷰 등을 해왔기에 그 죽음이 더욱 충격으로 다가왔다. 생계를 위해 두 가지 일을 하며 힘겹게 지내왔으나 가계 빚과 해고자 복직 협상이 지지부진하면서 절벽 앞에 몰려 극단의 선택을 한 셈이다.

이제 더 이상의 희생자가 없도록 하는 것이 그의 마지막 유언으로 남았다. 죽음 앞에 회사의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 전원복직 약속을 지금까지 이행하지 못한 것은 회사의 미래가 불투명하다는 이유였겠지만, 소수만을 복직시키고 상당수를 회사밖에 방치해온 것이 오늘의 상황을 초래했다. 지난 10여 년간 어려운 회사를 정상화한 경영진의 노고를 인정하지만 지속발전 가능한 회사를 만들지 못한 책임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회사는 늘 어렵다며 사내노조와 함께 해고자들의 요구를 외면해 왔다.

쌍용차의 지속적인 성장과 발전을 위한 외부 환경은 녹록지 않다. 수출 길은 막혔고 내수는 수입차에 점점 시장을 내주고 있으며, 주력 차종은 치열한 경쟁 속에 생존할 수 있을까 의구심을 불러일으킨다. 혁신적이고 경쟁력 있는 차를 만들려면, 구성원들의 결속과 생산성 향상이 그 요체일 것이다. 하루빨리 해고노동자 복직을 합의해 국민의 사랑을 받으며 경쟁력 있는 자동차를 만드는 일에 매진해야 한다.

사내노조와 조합원들은 더는 해고노동자들을 잊지 말자. 지난 2015년 말 사내노조는 노·노·사 합의를 통해 2017년 상반기까지 전원복직을 약속했다. 하지만 회사가 어렵다는 이유로 회사 뒤에 숨어 마땅히 해야 할 약속 이행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다. 당장 복직이 어렵다면, 최소한 생계기금 마련을 위한 특별회비를 매월 갹출해 함께 살자는 해고노동자들의 요구에 응답해야 했지만, 나 몰라라 해온 것이 오늘의 30번째 죽음에 이르게 한 큰 이유 중 하나다.

물론 사내 노동자의 외면이 그들 자신의 생존권에 기반을 둔 것임에도 “해고노동자를 더 절망시킨 것은 사 측의 약속 미이행보다 동료들의 냉정함이었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해고노동자들은 본인들이 정권과 자본의 희생자라고 여긴다. 2009년 회계조작으로 인한 경영부실로 대량 해고가 발생했으며 경찰청의 무리한 공장농성 진압으로 무법자로 낙인찍혔고, 아울러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사법 농단으로 정리해고 재판이 뒤집혔다고 본다.

이제는 진실이 밝혀져 그들의 명예가 회복되고 10여년의 풍찬 노숙 생활이 정상화되기를 바란다.

새로 취임한 정장선 평택시장과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역할을 기대한다. 복직 때까지의 생계지원과 취업주선도 좋고, 쌍용차의 판매 제고를 위한 정책적인 배려도 기대해본다.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무엇을 해야 하는지 고민해줄 것을 요청한다. 억울한 해고노동자들을 위한 정책적인 배려 속에 그들은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우리의 이웃으로서 함께 살 수 있다.

시민들도 쌍용차 해고노동자들에 대한 편견을 걷어내고, 함께 공존하는 이웃이라는 생각으로 따뜻한 눈길로 바라보았으면 한다. 그들도 정권과 시대의 피해자이며 누구나 그런 나락에 빠질 수 있음을 잊지 말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서로에 대한 사랑과 믿음 그리고 연대하는 마음이 있다면, 해고노동자들은 어려움을 이겨내고 조속히 복직 할 수 있음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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