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27일까지 조형물 제안서 접수, 12월까지 기념탑 설치 계획
기념공원 조성, 성역화에 집착하지 말고 상징성과 의미 성찰해야
기념관 건립 시 기본계획에 운영·인력·역할·내용 등 모두 담아야

3.1만세운동 100주년이 되는 2019년을 앞두고 평택지역 3.1만세운동을 재조명하는 학술토론회가 7월 13일 평택남부문화예술회관 세미나실에서 각계의 많은 참석자들이 모인 가운데 진행됐다.
‘평택3.1만세운동 100주년 성역화와 조형물 건립방안’이라는 주제로 진행된 이날 토론회는 화성시 사례에 대한 기조발제와 평택시의 100주년사업 추진상황에 대한 기조발제에 이어 평택지역 각계의 기념사업회 관계자들이 참석해 다양한 의견을 전했다.
<평택시사신문>은 이번 학술토론회에서 도출된 내용을 지면에 실어 시민들에게 전하는 한편, 일제가 ‘가장 광포한 만세운동’이라고 기록했던 평택지역 3.1만세운동 100주년의 의미를 다시 한 번 되새기고자 한다. - 편집자 주 -

 

 

■ 좌장
박성복 사장/평택시사신문

평택 3.1만세운동은 경기남부지역에서 일어난 최초의 만세운동으로 일제가 ‘가장 광포한 항쟁지’라고 기록한 바 있다. 평택의 모든 면단위에서 1~3회의 만세운동을 했으며, 공무원도 참여하는 등 광범위하고 지속적으로 많은 인원이 투쟁했다는 특징이 있다. 특히 평택역에서 일어난 만세시위에는 일본이 별도의 군대를 파견할 정도로 관리 대상이었다. 평택3.1만세운동 100주년을 앞두고 진행되는 이번 토론회가 평택지역 독립운동의 의미를 재조명하고 우리의 역사를 토대로 성역화사업을 잘 이룰 수 있는 토대가 되길 바란다.

 

■ 기조발제
이혜영 학예연구원/화성시

제암리 사건이 기념사업화된 것은 유해발굴이 시작이었다. 1982년도에 발굴해서 23인의 시신을 수습해서 장례를 지냈으며, 합장묘역을 만들고 합동묘를 조성했다. 당시 묘만 조성됐던 상황이어서 대대적인 성역화사업이 필요하다는 의견에 따라 조금씩 조성사업이 이뤄졌다. 제암리 순국기념탑은 1984년에 세워져 현재까지 오는 것이다. 탑은 학살현장 터를 문화재로 지정하고 고증을 통해 세워졌다. 문제는 현장이 문화재구역으로 묶여 기념관을 세우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유해 발굴 현장에서 나온 찌그러진 동전이나 도장, 호박단추 등을 전시할 때 제암교회 안에 교육실을 증축해서 오픈했는데 종교시설이다보니 이해상충 문제도 제기됐다. 지금의 기념관은 2001년에 건립한 것이다. 당시 기념관 자리에 많은 집들이 있었는데 땅을 매입하고 원주민을 이주시키는 과정이 무척 힘들었다.
기념관을 지을 때는 어떤 내용을 갖고 운영, 인력, 어떤 역할이나 내용을 담아야 하는지, 운영자는 누구로 해야 하는지 논의했어야 하는데 학예분야 전문가가 없고 몇 해 전까지 시설 유지관리 수준으로 위탁운영을 해왔다.
2016년 당시 제암리 선임연구원으로 채용됐는데 막상 가보니 수장고에 유물이 하나도 없는 상황이었다. 기념관만 지으면 다 될 거라고 낙관했던 것 같다. 기념관이 지어지고 나서 연구가 많이 진행됐음에도 연구가 전시물에 반영되지 못했다. 지금은 바로잡으려고 해도 어려운 상태다. 현재 화성시는 화성시 3.1운동과 제암리를 세계의 제노사이드 문제와 연계해 차세대의 비전과 평화, 인권, 자유문제와 연결시키는 운영 콘텐츠로 방향을 잡고 있다.

 

■ 기조발제
이태영 과장/평택시 복지정책과

‘평택3.1독립운동 성역화사업’은 현재 기본·실시설계용역이 진행되고 있다. 기존 평택호 현충탑에 접한 북쪽에 부지에 공원을 조성할 계획이었으나 사업부지의 소유권이전 소송이 제기돼 사유지를 제외한 기존의 시유지(2415㎡)로 부지를 변경해 추진하는 안으로 준비 중이며, 8월까지 설계를 마치고 9월중에 입찰과 계약을 진행해 10~12월까지 공사를 추진하기로 했다.
협상에 의한 계약방식으로 입찰공고 후 6월 28일에는 현장설명회를 갖고 응모신청자를 접수한 결과 전국에서 14개 전문 업체가 참여했고, 평가위원 모집에도 교수 등 관련분야 전문가 150명이 신청했다. 사업대상지에 대한 충분한 현황과 함께 평택시 개발계획도, 공원조성, 수목식재 계획, 평택 독립운동가 조사 발굴 결과 등을 참여업체에 보내는 등 주변 환경과 조화를 이루고 평택의 독립운동의 의미를 잘 담은 작품이 나올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했다.
앞으로 7월 27일 작품과 제안서가 접수되고 전문위원들의 평가를 거쳐 우선협상대상자와 협상 순위가 결정되면 사업내용, 일정 등에 대한 기술협상과 가격협상을 마칠 예정이다. 8월말까지 계약을 체결해 9월중 설계를 마치고, 12월까지 기념탑을 설치할 계획이다.

 

■ 토론
인효환 감사/평택3.1독립운동선양회

우리시는 3.1운동 100주년 기념사업에 더 큰 의미를 두고 보다 내실 있게 충분한 고증과 역사성을 바탕으로 준비한다면 더 큰 결실을 볼 것으로 생각된다. 이번 성역화사업을 통해 이 지역에 평택의 호국공원으로서의 성격과 역할을 부여한다면 더 큰 효과를 볼 것으로 생각된다. 이를 위해서는 3.1운동 100주년기념사업이 기념탑과 조형물 설치사업으로 끝나서는 안 되고 체계적인 계획으로 유물관, 전시관, 교육관 등을 건립해 후세들이 이곳을 찾아 교육도 하고 시각적인 견학을 할 수 있는 장소로 만들어야 한다. 이러한 시설과 교육을 통해 우리의 후세들이 3.1독립만세운동을 재조명하고 나라의 자주독립을 위해 싸운 선조들의 애국애족 정신을 본받게 해야 한다.

 

■ 토론
황우갑 사무국장/민세안재홍기념사업회

기념공원 조성은 기념과 기억과 전승에서 기념의 대상들이 바랐던 것의 상징성과 의미를 충분하게 성찰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성역화’에 너무 집착하지 말고 우리 아이들이 마음껏 그들과 영혼의 교감을 통해 만나기를 희망한다. 기념비는 상징과 의미를 담아야 한다. 높게 하늘로만 가는 것만 있는 것이 아니라 기념비 하나 없이 지하로도 가능한 사례도 있다. 기념물 조성에서 아이들과 가족, 청소년들이 함께하는 참여형 기념탑, 기념비를 생각해보자.
지역 사회 통합 차원에서 독립운동가 안재홍 선생 추모행사와 희생자 추모제, 평양 묘소 방문, 평택에 본부를 두고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일제 최대 항일운동단체 신간회 재조명 등도 관련단체가 공동으로 함께 여는 방안과 원심창 의사도 함께한 평택 내 최대 규모 만세운동이었던 ‘4.1 평택역 만세운동’도 지역사회통합 차원에서 기념하면 좋겠다.

 

■ 토론
원형재 유족대표/원심창의사기념사업회

역사적으로 아직 조명되지 않은 분들의 공적 조사가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 3.1 역사탐방, 순례길이 열려서 후손들이 그날을 체험하는 만세 소리터 실천 체험장이 마련돼야 한다. 또한 3.1독립만세운동의 정신을 외국인에게도 알려 평택시민이 자부심과 긍지를 갖도록 해야 한다. 국제도시에 걸 맞는 홍보책자 발행, 외국인도 참여 하는 행사로 비폭력 저항주의의 3.1독립운동 정신을 평택시민과 함께 알리는 계기가 돼야 한다. 선열들의 후손이나 애국지사 자녀를 위한 청소년장학재단을 설립해야 한다. 이번 성역화를 통해 내 고향 순국선열과 애국지사 영령을 추모 할 수 있는 공간이 하루 속히 만들어져야 한다.

 

■ 토론
김기수 대표/평택시민신문

최초 발상지를 중심으로 한 성역화 사업과 동시에 가장 격렬한 만세 운동이 벌어졌던 평택역과 여타 3.1운동 사적지와 연계된 성역화 사업이 진행돼야 한다. 3.1운동 뿐 아니라 일제강점기 평택지역 독립운동 전체를 포함하는 선양과 성역화 사업이 돼야하며, 조형물은 평택 3.1운동과 독립운동을 상징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디자인이어야 한다. 독립운동 선양사업은 지속성이 요구된다. 3.1운동 선양사업은 평택의 정신, 선현들이 만들고자 했던 윤택하고 공평한 평택을 만드는 정신적 초석이 될 수 있다. 그런 면에서 상징성과 지역 대표성, 전문성 등을 고루 망라해 3.1운동 선양사업이 펼쳐질 필요가 있다.

한편, 이날 종합토론에서는 기념사업과 관계된 다양한 의견들이 제시됐다. ▲조형물을 만들 때 평택의 과거, 현재, 미래 담을 수 있어야 한다는 의견이나 ▲평택에서 삼일운동을 주도한 인물 이도상에 대한 조사 발굴의 필요성 ▲평택지역에서 하고 있는 독립운동가 기념사업을 하나로 연계한 프로그램 운영 등도 의견으로 제시됐다. 또한 ▲단순히 건물이나 상징물만 세우는 선양사업이 아니라 평택시 내부에 전문 연구관을 두고, 연구관이 주축이 돼서 역사적 고증을 바탕으로 지속적인 연구와 발굴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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