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원과 공무원은
상호 협력하는 자세로
‘시민 중심 새로운 평택’을
만들어가야 한다

 

   
▲ 소태영 센터장
평택YMCA 경기남부하나센터

한 길 사람 속을 알기란 쉽지 않다. 깊이가 정해져 있는 물속은 아무리 깊어도 알 수 있고, 산이 아무리 높아도 높이를 잴 수 있다. 그러나 사람의 마음과 생각은 형체도 없고 정해져 있지 않으니 그 속을 어찌 알 수 있을까. 언제 달라질지 모르는 사람끼리 어울려 살아야 하는 세상은 피차 힘든 것이다.

사람은 왜 겉과 속이 다를까? 무리생활을 하는 동물은 겉과 속이 다르지 않다. 힘을 겨뤄서 지면 복종하고 이기면 종족 보호의 책임을 진다. 승자가 모든 암컷을 차지하는 것도 가장 우수한 유전자를 남기려는 암컷의 욕심이지 수컷의 생각이 아니다. 결국 약한 동물도 강자에게 덤비지 않으면서 함께 살아간다. 사람도 처음에는 그랬다. 사냥을 해 오면 모두에게 공평하게 고기를 나눠 주고 다툼 없이 살아야 동물이나 다른 종족에게 피해를 당하지 않으니 겉과 속이 다를 수 없었다.

그런데 먹을 것을 저장해 두고 살기 시작하면서 창고의 크기가 달라지니 비교하고 질투하고 욕심을 부리게 됐는데, 문제는 힘과 욕심은 비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힘이 부족하니 앞에서는 복종하고 속으로는 승복하지 못하는 ‘면종복배 面從腹背’ 현상이 발생하고 힘이 있어도 혼자서는 살 수 없으니 부드러운 척 하면서 뒤에서는 제 욕심을 채우는 ‘양두구육 羊頭狗肉’ 모습으로 살아간다. 누구나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겉과 속이 다를 수밖에 없다.

전쟁에서는 속임수도 꺼리지 않는다. ‘후한 後漢’의 ‘우후 虞詡’전을 보면, 상대방보다 약하면서 승리하려면 적이 나를 깔보게 하거나 나를 강한 것처럼 보여서 겁을 먹게 하거나 어떤 속임수를 써서라도 전쟁에서 승리하는 것이 허용되는 ‘병불염사 兵不厭詐’ 현상을 이야기한다. 그러나 전쟁이 아닌 사람 사이에 신의가 있어야 하는 이유는, 믿지 못하면 상대방의 태도나 말을 항상 해석해야 하고 의심해야 하니 너무 힘들기 때문이다.

지방선거가 끝나고 평택시의회 원구성도 부작용 없이 잘 마무리 돼 조용하게 의회 일정이 진행되는 듯해 보였다. 평택시의회는 어느 때 보다 초선의원들이 많아 일각에서 걱정 아닌 걱정이 있었다. 시의회 회기가 열리고 보니 그 걱정이 하나 둘씩 드러나는 모양이다. 이제 한 쪽은 보고하고, 한 쪽은 보고받는 갑·을 관계라 생각하니 사람의 본 모습이 보이는 모양이다. 공무원이 업무보고 하는 과정에서 과한 자료요청 등 인격적으로 불편함을 느끼고 있다는 이야기가 들린다. 또 시의원이 공무원의 답변의 태도에 심기가 불편하다는 이야기가 여기저기서 들려온다.

시의원은 권력과 권위를 앞세워 약하다고 깔보거나, 자기를 강하게 보여서 길들이려는 어리석음을 시민들에게 보여서는 안 된다. 또한 공무원은 초선일지라도 시의원을 주민대표로 인정하고 섬기는 자세로 자질 문제를 거론하거나 무시하는 행동을 하면 안 된다. 만약 이러한 일이 발생한다면 시민들에게 지탄 받아 마땅하다. 시의원과 공무원은 시민을 위한 일꾼이며 시민이 주인임을 명심하고 또 명심해 시민들에게는 존중 받으며 ‘시민 중심 새로운 평택’을 만들어 가는데 모두 노력해야 한다.

모든 말과 행동에는 이유가 있는 법이고 그 표현도 너무 다양하다. 특히 상대의 말은 존중하는 마음으로 경청하고 표현은 부드러워야 하며, 행동은 겸손하고 신중해야 한다. 질의와 답변만으로도 상대의 수준을 알 수 있다. 이들은 공인으로 품의를 지키는 일에 서로 깊이 생각해야 한다. 결국 마음 속 욕심을 버려야 시민의 속이 보일 것이다. 겉 다르고 속 다른 것은 사람이지, 산이나 물이 아니다.

저작권자 © 평택시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