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시민신문’에 게재된 김해규 선생님 글 ‘평택시 문화발전을 위한 몇 가지 제안’을 읽고

의식전환
김해규 선생님 말씀 모두 다 타당성 있는 제안입니다. 그러나 시설과 제도에 대한 개선에 앞선 우리 스스로를 돌아보아야 할 몇 가지 생각들을 적어봅니다. 그림 전시회가 열리는 전시장이나 박물관 한두 개가 들어선다고 그 지역의 문화가 발전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또 놀이문화를 위한 시설을 늘린다고 ‘지역사회 문화’가 향상되는 것도 아니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담당자 몇 사람이 는다고 해서 문화정서가 향상되는 것 또한 아니라 생각합니다. 특별한 도시가 아닌 일반적인 외국도시를 여행하면서도 느끼게 되는 일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박물관이나 미술관이 필요가 없다는 것은 물론 아닙니다. 당연히 있어야 할 문화공간입니다. 
외국으로 여행을 나가서 박물관이나 전시장엘 가보면 매우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을 만납니다.
그런데 우리 아이들이 미술관이나 박물관으로 가는 일은 겨우 학교에서 내준 숙제를 위한 발걸음이 대부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누가 시켜서 어쩔 수 없이 가야하는 박물관에서는 쉽게 감동을 받기도 어려운 일이겠지요. 또 숙제가 끝나면 다시는 가고 싶지 않은 곳이 될 수도 있단 생각입니다. 게다가 아무도 설명을 해주는 사람이 없는 미술관이나 박물관에서 만나는 그림이나 유물을 보는 것은 마치 콜라병 속에 든 콜라를 보는 것과 같은 이치인 것이지요. 아무 맛도 향기도 느낄 수 없는…
그러기에 문화란 견딜 수 없는 욕구에 따라서 스스로 즐기는 것이고 스스로 만들어 나가는 것이지 누가 손에 쥐어주는 것을 잠시잠깐 스쳐지나가며 보는 것은 아니라 생각합니다.
문화는 자생적인 의식과 의지가 중요한 것이지요. 그러기 위해서는 본능도 바꾸는 힘을 가지고 있는 ‘학습’이 이루어지는 학교교육도 함께 개선되어야 한다고 믿습니다. 물론 우리 아이들 교육이 자주화, 민주화 ,다양화 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우리나라 입시제도 탓입니다. 그리고 그나마 자신에게 충실하려는 아이들은 학교와 가정에서 여러 가지로 ‘부당한 제재’를 받게됩니다. 그래서 아이들이 다양한 청소년기를 보내기 어려운 것이 현실입니다. 그러나 그럴수록 감성교육에 더 무게를 실어야 합니다.
생활여건이 좋아지면서 사람들은 ‘놀이문화’와 ‘여가문화’에 관심을 많이 갖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함께 모여 먹고 마시며 놀고 즐기는 것에 ‘문화’라는 이름을 붙이기 이전에 먼저 우리가 이웃과 동네와 지역사회를 위해서 무엇을 실천하는 지를 생각해보아야 할 일입니다. 물을 깨끗이 하는 일, 동네를 깨끗이 하는 일, 동네 아이들의 안전을 위하는 일…
그것은 행동 이전에 형성되고 준비되는 ‘자아개발 - 의식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평택은 정리가 되지 않아 무질서 하고 청결하지 못한 고장 가운데 하나입니다. 도시정비와 정결한 도시문화를 만들어가는 일 지역사회가 앞장서서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아시다시피 우리나라 방방곡곡 모든 재래시장의 구조물은 바다 건너 일본 것을 철저하게 그대로 베껴온 것입니다. 너나 할 것 없이 모든 지방자치의원이 줄지어 일본으로 건너가서 보고 베껴온 것이지요. 심지어는 우리나라 모든 표지판조차 일본 것과 하나도 다르지 않습니다. 그런데, 그러면서 우리나라 지방자치의원들 어찌해서 일본에 가면 눈을 씻고 보아도 찾기 힘든 휴지나 쓰레기, 그 깨끗한 일본의 거리문화는 왜 보고 배우지 못하는 것인지요? 왜 그 제도는 받아들이지 않는 것인지요? 어려서 부모로 부터 다른 사람에게 절대 피해주는 행동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교육받는 일본의 가정교육도 말입니다.
1960년 동경 올림픽이 열리기 전까지 일본은 정리되지 못한 도시였습니다. 그래서 일본정부에서는 꾸준히 국민계도를 통한 의식전환을 줄기차게 이끌어 나갔습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습니다. 지금 일본은 세계에서 가장 깨끗한 나라, 청결한 도시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정신은 그대로 일본인 몸에 밴 ‘유전자’가 되었습니다.

전문기관은 전문인 손에
도서관은 책만 보는 곳이 아닌 생활공간으로 다양한 작업과 체험이 이루어지는 문화공간으로서 역할이 요구되는 매우 소중한 지역사회 ‘문화센터’입니다. 발전된 외국도시가 보여주는 일반적인 환경이 그렇습니다. 그래서 도서관에서 더 많은 행사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한시바삐 공간 확충이 현대적으로 더 다양하게 이루어져야 한다고 믿습니다. 많은 아이들이 시험 때만 되면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전쟁을 치루는 도서관은 각 학교가 책임지고 해결해주어야  할 일이며 공공도서관은 가족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문화공간, 생활공간으로서 역할증대에 더 힘을 쏟아야 할 것입니다.
예를 들면 부모가 아이와 함께 책을 볼 수 있는 방도 만들어주는 일입니다. 따로 특별한 교육을 시키지 않아도 책을 보는 엄마와 함께 자라는 아이는 주어진 문제도 스스로 해결하는 ‘건강한 아이’로 자랄 것이지요. 그래서 도서관은 관리대상 기관이 아니라 가치재창출이 이루어지는 생산적 시설이 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아직 우리 도서관에는 전문인 책임자가 없습니다. 가장 먼저 개선되어야 할 과제입니다.
모든 행동은 철저하게 버릇이 되어야 합니다. ‘생각’에 앞서 몸에 밴 ‘행동’ 먼저여야 합니다. 그래서 그 버릇은 ‘세살 때 만들어져 여든까지 갑니다’
학습되지 않은 사회, 의식이 형성되지 않은 사회에 기대하는 문화발전은 구호에 그치는 허례허식이거나 사치일 것입니다.
지역사회 의식을 바꾸는 일,
학교교육와 함께 언론기관이 앞장서야 할 일입니다.

 

이동진은 홍익대 미대 卒, 한광고등학교 교사, MBC창작동요제 대상곡 ‘노을’의 작사가다. 
※ 블로그 http://blog.naver.com/jaa_yoo(바람이 머물다 간 들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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