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길에 비유되는 ‘등산’

 
노벨문학상 후보에 오르내리는 시인 ‘고은’은 ‘그 꽃’이라는 시에서 “내려올 때 보았네/올라갈 때 보지 못한 그 꽃”이라는 표현으로 삶을 등산에 견주어 표현하기도 했다. 그만큼 산은 우리 인간에게 많은 가르침을 주고 삶을 되돌아보게 만든다. 해마다 산을 찾는 등산객이 늘어나는 것도 어쩌면 혼란스러운 세상에 자신을 찾고자 하는 사람들이 점점 더 많아지기 때문은 아닐까.

등산은 스포츠가 아닌 생활
“작은 산이라도 꼭 필요한 장비들은 갖추어야 합니다. 최소한 가방과 등산화는 필수로 챙겨야 하고 가방 안에 응급약이라든가 우비, 체온을 유지할 수 있는 옷 등은 넣고 가야 합니다. 특히 가방 없이 산에 오르시는 분들이 있는데 가방은 산에서 넘어졌을 경우 자신을 보호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가장 필요한 것이라 할 수 있죠”
평택시생활체육등산연합회 강길모(52) 회장은 등산을 할 경우엔 큰 산, 작은 산을 구분하지 말고 안전과 조난에 가장 먼저 신경을 써야한다고 말한다. 산행 중 어떤 일이 생길지 앞일을 예측할 수 없는 만큼 심폐소생술이나 응급구조법 등도 기본적으로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등산인의 기본생각이다. 
“등산은 스포츠가 아니라 생활입니다. 삶과 똑 같은 거죠. 등산을 할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자연은 인간에게 이로운 것만 주는 존재니만큼 우리가 그런 자연을 오래 향유하기 위해서는 자연을 많이 보호해줘야 합니다. 등산을 금지할 때는 지켜야 하고 음식물이나 쓰레기는 주워 배낭에 담아 오는 것들도 등산 인들이 해야 하는 일이구요. 나만 보고 즐기는 게 아니라 내 후손들도 오래 봐야하는 산이니까요”
강길모 회장은 정상에 오를 때 탁 트인 시야에 펼쳐지는 작은 세상을 바라보며 내가 살아가는 삶을 한번 쯤 되돌아보게 하는 것도 등산을 하며 느끼는 행복한 점이라고 말한다. 한번 올라갔다 내려오는 산이고 인생도 태어나서 죽는 것은 마찬가지인데 이 순간을 즐겁고 행복하게 살아야 한다는 생각도 등산을 하면서 느끼게 되는 점이라고.

삶 돌아보게 만드는 등산
“제 경우 20여 년 전에 처음 등산을 시작했을 때는 단순히 정상에 오르는 것만 신경 써서 빨리 올라가고 빨리 내려오고 했어요. 사람들이 날아다니느냐고 했을 정도였죠. 그런데 시간이 지나다보니 그게 큰 의미가 없더라구요. 지금은 되도록 산에서 느리게 많은 것들을 보고 느끼면서 등산을 하려고 합니다”
평택에는 현재 1만여 명 정도의 등산인구가 있다. 얼마 전에는 연합회에서 활동하는 여성 회원 두 명이 히말라야를 등반하기도 하는 등 회원 대부분이 뛰어난 실력을 갖추고 있는 것도 장점이지만 그보다는 모든 회원들 모두 산을 사랑하고 보호하려는 마음이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등산은 운동으로 하기보다 생활의 일부로 자연을 즐기는 마음이 먼저라는 강길모 회장은 처음 등산을 하려고 하는 사람들은 우선 가까운 산을 먼저 올라보는 것이 좋다고 충고한다. 지자요수 인자요산(知者樂水 仁者樂山)이라는 말처럼 항상 삶을 돌아보고 어질게 살아가고자 노력하는 사람들의 모임, 그게 바로 등산연합회다.(가입문의 011-352-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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