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면 어민의 안정적 소득이 목표”

평택지역 내수면어업 역사의 산증인
평택에 대규모 양식단지 조성 꿈 꿔

 

 

“평택 내수면에서 활동 중인 어업 종사자가 원활하게 조업 활동을 펼칠 수 있도록 환경적 여건을 조성하는 것이 제 희망입니다”
조상 대대로 평택시 현덕면 대안4리에 터를 잡고 살아온 것이 벌써 400여년이라는 공병인 평택내수면어촌계장은 평택 내수면 어업 역사의 산증인이다. 본래 바닷물과 민물이 만나는 황금어장이었던 곳이 평택호방조제로 막혀 담수화되고 또 호수 바닥 모래를 모두 퍼가면서 생태계가 파괴됐지만, 여전히 그는 내수면 어업의 활성화를 꿈꾼다.

평택 내수면을 책임지다
평생을 평택 현덕지역에서 살아온 공병인 어촌계장은 어린 시절 중·고등학교를 모두 수원에서 나온 소위 유학파였다. 서울 영등포에서 회사 생활을 하던 그는 군 전역 후 다시 고향으로 내려왔다.
그렇게 고향에서 농사를 짓던 그는 어느 날 평택군수로 부터 아산호새마을양식계라는 조직의 총무를 맡아달라는 부탁을 받게 된다.
“처음엔 말도 안 되는 소리 말라며 거부했어요. 하지만 지역엔 사무 업무를 할 수 있는 젊은이가 거의 없었고 적자에 허덕이는 어민들을 보니 외면할 수 없겠더라고요. 그렇게 내수면어업과 인연이 닿았습니다”
이후 공병인 어촌계장은 아산호새마을양식계에 산더미처럼 쌓여있었던 빚을 청산해 나간다. 그 뒤에는 평택에 사무실을 얻고 새마을금고를 출자해 내수면 어민들의 재정적 어려움을 해소해 나갔다.
“빚을 모두 없애고 당시 별 소득이 없었던 내수면 어민들에게 가물치 양식을 권유했죠. 적은 공간에 최대의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사업이었으니까요. 이 때문에 1970년대 후반부터 1980년대 초반까지는 평택의 가물치 생산량이 전국 최대 규모였습니다”
그는 내수면 어민들의 소득을 올리기 위해서 가능한 일은 물불을 가리지 않고 시도했다. 물론 성공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야심차게 준비했던 직판장은 지역 어민들에게 후한 가격을 주다보니 겨우 적자만 면하고 사업을 접어야 했다.

내수면을 지키기 위한 싸움
전국 최대 민물어장인 평택호의 어획량이 1980년대 중반 모래채취 사업이 시작되며 순식간에 줄었다. 공병인 어촌계장을 이를 두고 볼 수 없었다고 한다.
“당시 한국농어촌공사 평택지사의 전신인 평택농지개량조합을 상대로 소송을 걸었습니다. 그들이 모래를 곳곳에서 퍼간 뒤로 평택호의 생태계가 완전히 파괴됐기 때문이었죠. 긴 싸움의 시작이었습니다”
그는 6년간의 긴 싸움 끝에 1991년 1차 판결에서 패소한다. 이미 공동어업면허 허가가 취소된 상태에서 더 물러날 곳은 없었다.
“긴 소송 기간과 줄어든 어획량으로 많은 어민이 떠나갔어요. 117명에 달하던 회원이 69명까지 줄었죠. 패소를 받아들일 수 없어 항소했고 결국 1999년도에 이르러서야 상호 합의했습니다. 모래채취 사업으로 인해 피해 보상은 없었고 15년간의 소송비용만 받는 조건이었어요”
결국 공병인 어촌계장은 후배들이 꾸려갈 수 있도록 아산호새마을양식계를 떠난다.

지역과 공생하는 내수면어업
이후 공병인 어촌계장은 수협 조합원들로 구성된 평택내수면어촌계에서 활동을 시작했다. 이 지역의 내수면어업을 잘 꿰뚫고 있는 공병인 어촌계장은 벌써 14년째 평택내수면어촌계장을 맡고 있다.
“현재 치어를 방류하고 그 치어가 자라면 다시 잡는 형식으로 조업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평택호를 하나의 거대한 양식장으로 활용한다고 생각하면 이해가 쉽죠. 현재 평택내수면어촌계에는 모두 37명의 어민이 회원으로 가입돼 있습니다”
그는 여러 개발 사업으로 평택호의 생태계가 무너지는 것을 지켜보면서 지역 환경문제에도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
“처음 환경연합을 만나면서 환경과 관련된 활동을 펼쳐왔습니다. 최근까지 평택시의원으로 활동했던 박환우 당시 환경연합 사무국장이 도움을 요청해와 시작된 일이었죠. 환경은 우리 어민들에게도, 시민들에게도 가장 소중한 자산이기에 꾸준히 관심을 가져왔습니다”
80년대 B.B.S 활동을 시작으로 지역사회에서 다양한 활동을 펼쳐온 공병인 어촌계장은 한때 시민단체 사무실만 4개를 꾸린 적도 있다. 최근에는 3.1운동100주년기념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사무총장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그의 가장 큰 목표는 평택지역 내수면어업의 활성화와 어민들의 안정적인 생계에 있다. 평택호방조제 어도 개방 문제와 관련해 경기연구원 용역을 준비 중이기도 한 공병인 어촌계장의 최종 목표는 지역에 대규모 양식단지를 조성해 어민들의 안정적인 소득을 가능케 하는 것이다. 그의 바람처럼 시민과 어민이 함께 웃을 수 있는 평택호의 미래가 펼쳐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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