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브레인시티사업처럼
우리들이 주변을 방비하고
지켜내야 한다는
결연한 의지를 잃었을 때
이런 결과는 언제든
또 당할 수밖에 없다

 

▲ 송윤섭 주민
평택 브레인시티 개발사업지구

평택브레인시티개발사업, 잠자리에 누우면 지난 시간들이 주마등처럼 떠오른다. 자손대대로 가꾸어 온 우리 농촌 마을에 평택의 미래, 교육의 백년대계를 이룬다며 사학의 명문 성균관대학교를 앞세운 토건세력들이 서로 멋진 주인이 되겠노라 목소리를 높였다. 십 수 년을 모략과 감언이설로 이권에 눈이 먼 앞잡이들을 내세웠고 가면을 바꾸어가며 아우성을 쳤다.

시민을 주인으로 섬기겠다면서 허황된 청사진을 들이밀며 피폐된 농사로 허덕이는 주민을 현혹하던 평택시는 손 안대고 코를 푸는 격으로 부동산 투기에 군침을 흘렸던 성균관대가 느닷없이 사업에 참여할 수 없다며 발뺌을 하자 얼이 빠진 채 몇 대째 시장이 바뀐 지금도 갈팡질팡 정신을 못 차린다.

그 과정에서 사업지구 내 주민들 역시 양분되어 마음을 다쳤고 더러는 고향을 등지거나 세상을 떠났다. 이것이 도대체 누구를 위한 사업이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는 이유이다.

평택브레인시티사업은 처음부터 성대유치를 빙자해 주민을 속인 사업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 성균관대학교 제3캠퍼스 유치라는 거창한 명분으로 시작됐지만 결국 성균관대학교의 사업 불참선언에 따라 중흥건설 특혜사업으로 전락했기 때문이다.

명품교육도시를 만들려면 성균관대학교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11년을 끌어왔던 사업은 소송을 통해 시간을 번 시행사가 사업권을 양도하면서 막대한 이익을 챙긴 뒤 먹튀를 했고, 그 결과 11년 동안 재산권을 박탈당한 주민들은 삶의 터전을 잃게 되는 결과를 초래했다.

사업비를 조달하지 못하는 시행사를 위해 평택시는 4000억 원에 달하는 기채를 승인받았고 사업추진의 과정과 절차도 무시하면서 시행사를 감싸고돌았다.

경기도는 시행사의 이익을 위해 화해조정을 해주었고 화해조정시한 내에 권고사항을 지키지 않았음에도 사업승인 변경처분을 해주는 특혜와 행정편의를 제공했으며 감사원과 행정안전부도 모두 이 일에 협조했다.

그러니 결과가 이렇게 나온 마당에 성대유치라는 거창한 말에 속아 희생하고 양보했던 주민들은 그저 억울할 수밖에 없다.

이런 현상은 우리가 진정한 주인의식을 갖고 늘 깨어있어 주변을 방비하고 지켜야한다는 결연한 의지를 잃었을 때 언제든지 당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옛 관아의 배 아픈 돼지(官猪腹痛)처럼 아무도 책임지는 사람은 없고 누군가 알아서 어떻게라도 하겠지 라며 서로 떠밀고 방치되어 더 심각한 상황이 되지 않도록 이제 우리 주민과 평택시 모두는 어지러운 자리에서 털고 일어나 그동안 무너진 담장을 일으켜 세워야 한다.

지혜를 두루 모아 우리가 함께 즐겨 부르는 유행가 가사처럼 흐르는 시냇물에 다리를 놓아 고향을 잃은 길손 건너게 하며 이런 인심과 정이 샘솟는 고장을 만들어 나가야 할 것이다. 이렇게 노력하는 주민을 도와 평택시는 더욱 주인을 섬기는 자세를 새롭게 갖추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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