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 해고자·복직자 배우자 관련 연구결과
자살생각 일반 인구 比 해고자 배우자 8배 높아

2009년 쌍용자동차 사태 당시 해고노동자 가운데 현재까지 해고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사람과 복직된 사람들, 그리고 그 가족들은 대부분 사회와의 단절을 느끼고 있으며 여전히 우울증상을 경험하고 상당수가 삶을 놓아버리고 싶은 생각도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가인권위원회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고려대 보건과학대학 김승섭 교수 연구팀이 쌍용자동차 해고자와 복직자, 가족들을 대상으로 4월 22일부터 5월 21일까지 진행한 이번 실태조사에는 해고자 89명, 복직자 34명, 해고자 배우자 28명, 복직자 배우자 38명이 참여했다.

조사결과, ‘지난 1주일간 우울 증상을 겪은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해고자의 배우자는 82.6%, 복직자의 배우자는 48.4%가 ‘그렇다’고 응답했다. 한국복지패널 조사에 참여한 일반 인구와 비교하면 해고자의 배우자는 8.27배, 복직자의 아내는 5.27배 높은 수치다.

‘지난 1년간 진지하게 자살을 생각해본 적 있느냐’는 질문에 해고자의 배우자는 48.0%, 복직자의 배우자는 20.6%가 ‘있다’고 대답했다. 이는 지난 1년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일반 여성들이 자살을 생각한 비율 5.7%보다 각각 8배, 3배가량 높다.

스스로 얼마나 건강한지를 물었을 때 해고자의 배우자는 42.3%, 복직자의 배우자는 17.1%가 ‘건강이 나쁘다’고 답했다. 특히 건강이 나쁘다는 응답은 해고 당사자들에게서 더 많이 나왔다. 해고자들은 50.0%가 건강이 나쁘다고 대답했고, 복직자들은 30.3%가 같은 대답을 내놨다. 이는 국민건강영양조사와 근로환경조사에 참여한 일반 인구와 비교했을 때 각각 20.8배, 12.6배 높은 수치다.

다수의 조사 대상자들은 해고 때문에 세상으로부터 소외감을 느꼈다고 했다. 해고자 배우자의 경우 70.8%가, 해고 당사자의 경우 87.8%가 소외감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이런 소외감은 배우자와의 관계에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 1년간 배우자 관계에 대한 만족도에 대해 해고자의 배우자는 33.3%, 복직자의 배우자는 18.8%가 불만족스럽다고 답했다.

2009년 이후 정리해고자라는 이유로 차별을 느낀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해고자의 배우자 54.6%가 그렇다고 응답했으며 복직자의 아내 역시 62.5%가 차별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이번 연구를 진행한 김승섭 교수는 “천안함 생존 장병 중 50%가 자살을 생각했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해고자 배우자들의 자살 위험성이 어느 정도 수준인지 가늠할 수 있을 것”이라며 “2015년 이들의 건강을 조사했을 당시보다 3년이 지났는데도 여전히 복직하지 못한 이들의 건강이 악화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 풀이했다.

또한 “사회로부터 낙인 찍혀 고립되고 단절됐다고 느낄 때 가장 먼저 의지하는 사람은 당연히 배우자”라며 “남편과 아내가 모두 아프고 고통스럽다 보니 배우자에 대해 만족을 느끼지 못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이번 조사결과는 9월 6일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교육회관에서 ‘당신과 당신의 가족은 이런 해고를 받아들일 수 있나요’라는 주제로 발표회가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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