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법원 첫 출근, 환영꽃다발 대신 항의피켓 내걸려
40여명의 해고자, 2014년 대법 판결 사과·면담 요구

김득중 쌍용자동차지부장 등 노동자 대표 4명을 비롯해 해고노동자 40여명이 9월 10일 오전 전남 여수시법원 앞에서 쌍용차 정리해고 무효판결 관련 판결문을 들고 첫 출근하는 박보영 전 대법관의 면담을 요구하며 지난 2014년 대법원 판결에 대해 사과와 면담을 요구했다.

박보영 전 대법관은 2014년 11월 당시 41세였던 쌍용차 해고노동자 노 모 씨 등 153명이 회사를 상대로 낸 해고무효 확인소송의 상고심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깨고 해고가 유효하다는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법에 돌려보낸 바 있다.

‘시골판사’를 자청해 화제가 되기도 했던 박보영 전 대법관은 이날 오전 9시 30분 검은색 관용차를 타고 출근하던 길이었으며, 경찰과 경호 인력의 경호 속에 곧장 사무실로 올라갔다. 취재진의 질문에 대답하지 않은 박보영 전 대법관은 잠시 넘어지기도 했으나 큰 부상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쌍용차 해고노동자 40여명은 이날 오전 8시부터 여수시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14년 쌍용차 정리해고 무효판결 파기환송’에 대한 해명과 사과를 촉구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회사가 정리해고 요건을 제대로 갖췄다고 판단한 이유와 회계조작이 없었다고 보는 근거, 그로 인해 서른 명이 목숨을 잃은 사건이 무관하다고 보는 보편타당한 이유를 설명해 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판사는 판결문으로 말한다 하신다면 지난 사건에 대해 사안별로 답하는 것이 부적절하다 하신다면 그것이 바로 전관예우를 받는 것이고, 지난 시절 적폐 판사들이 일관되게 걸어간 꽃길”이라며 “인생 2막을 시골판사로 법의 혜택을 보지 못해 어려움에 처한 이들을 위해 살겠다면 지겨운 전관예우를 끊고 꽃길을 거부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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